달러 약세·지정학적 리스크에 원유 가격 상승

2026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수요일 종가 기준으로 0.31달러(+0.53%) 상승 마감했으며, 2026년 1월 RBOB 가솔린 선물은 -0.00031달러(-0.17%) 하락 마감했다.

2025년 12월 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원유 및 가솔린 가격은 혼조세로 마감했다. 달러 약세가 에너지 가격을 지지한 요인이었는데, 달러 지수(DXY00)는 5주 최저치로 급락했다. 또한 미·러시아 간 전쟁 종결을 위한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해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대한 제재와 제한이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장중에는 원유가 최고치에서 하락했고, 주간 미 에너지정보청(EIA) 재고 보고서가 예상 외의 원유 재고 증가와 가솔린·디스틸레이트(난방유류) 재고의 예상보다 큰 증가를 보여주면서 가솔린 가격은 하락 반전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또한 원유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선박에 대한 공격이 멈추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를 돕는 국가들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 주 동안 흑해에서는 러시아 유조선 네 척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상공을 폐쇄된 공역으로 간주해야 하며 미국이 곧 베네수엘라 내 마약조직을 대상으로 표적작전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석유 생산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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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원유 수출 감소가 유가를 떠받치고 있다. Vortexa의 자료에 따르면 11월 1~15일 러시아의 석유 제품 선적량은 일평균 170만 배럴로, 3년 넘게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세 달 동안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공격을 가해 러시아 내 연료 공급난을 심화시키고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을 제한했다. 주말에 발생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발트해의 러시아 석유 터미널이 손상되어 가동을 중단했다.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aspian Pipeline Consortium)은 카자흐스탄 원유 수출 160만 배럴/일을 운반하는 파이프의 계류장 중 하나가 손상되자 폐쇄를 강요받았다. 또한 미국과 EU의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석유 기업, 인프라, 유조선 대상)가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

OPEC+의 정책도 원유에 대한 지지 요인이다. OPEC+는 일요일에 2026년 1분기 동안 증산을 중단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에 일평균 137,000배럴의 증산을 발표했으나, 이후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보류하기로 했다. 이는 신흥 글로벌 석유 공급 과잉 우려에 따른 조치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석유 공급 과잉을 일평균 400만 배럴로 전망한 바 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일평균 220만 배럴 감산의 전부를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복원해야 할 생산량이 120만 배럴이 남아 있다. OPEC의 10월 원유 생산량은 +50,000배럴 증가해 2.907백만 배럴/일을 기록,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탱커에 저장된 원유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Vortexa는 11월 28일로 끝난 주간에 적어도 7일 이상 정박 중인 탱커에 저장된 원유가 주간 기준 +12% 증가한 1억 2,464만 배럴로 집계됐으며, 이는 거의 2년 반 만에 최고치라고 보고했다.

지난달 OPEC는 3분기 글로벌 원유 시장 전망을 적자에서 흑자로 상향조정했다. 미국의 생산이 예상을 넘어 증가했고 OPEC 또한 원유 생산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OPEC는 3분기에 전 세계 원유 시장이 일평균 50만 배럴의 공급 과잉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전월의 -40만 배럴 적자 예상에서 바뀐 것이다. 또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이달 1,359만 배럴/일로 상향 조정했다(전월 전망 1,353만 배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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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발표된 주간 EIA 보고서는 원유와 정유제품에 대해 대체로 베어리시(하락 요인)했다. EIA는 원유 재고가 예상된 200만 배럴 감소와 달리 예기치 않게 +57만4천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가솔린 재고는 +450만 배럴 증가해 예상치(+100만 배럴)를 크게 상회했으며, 디스틸레이트 재고도 +206만 배럴 증가해 예상치(+93만4천 배럴)를 상회했다. 긍정적으로는 WTI 선물의 인도지점인 커싱(Cushing) 지역의 원유 재고는 -45만7천 배럴 감소했다.

동 보고서는 11월 28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시즌별 5년 평균 대비 -3.0% 낮고, (2) 가솔린 재고는 시즌별 5년 평균 대비 -3.1% 낮으며, (3)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시즌별 5년 평균 대비 -7.6% 낮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11월 28일로 끝난 주간에 주간 기준 변동 없이 1,381.5만 배럴/일을 기록해 11월 7일 주의 기록적 수준인 1,386.2만 배럴/일에서 소폭 아래에 머물렀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는 11월 28일로 끝난 주간에 활성화된 미국 원유 시추 rigs 수가 -12대 감소해 4년 낮은 수준인 407대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원유 시추 rigs 수는 2022년 12월의 627대에서 급격히 하락했다.

“기사 게재 시점에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한편, 본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오직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기사 말미에는 저자의 견해가 반드시 나스닥(Nasdaq, Inc.)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고지가 포함되어 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북미에서 거래되는 대표적인 원유 벤치마크 선물이다. RBOB 가솔린은 정유공정을 거친 휘발유의 표준 선물상품으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의 지표로 사용된다. 달러 지수(DXY)는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로, 달러 약세는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을 상대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EIA(미국 에너지정보청)는 미국 정부의 공식 에너지 통계 기관으로 매주 에너지 재고 및 생산 데이터를 발표한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로, 산유량 정책이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Vortexa는 해상 원유·제품 이동 및 탱커 적재량 등을 분석하는 민간 데이터 업체이며, Cushing은 미국 WTI 선물의 지정 인도지점으로서 물리적 재고량이 선물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베이커 휴즈의 시추 rig 수 통계는 향후 생산능력 변화를 예상하는 데 중요한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전문적 관찰

요약하면, 본 보고서는 달러 약세·지정학적 리스크·러시아 및 카스피·발트 등 지역의 물리적 손상과 제재가 공급 리스크를 부각시키며 유가를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주간 EIA 재고 보고서의 예상 외 재고 증가는 즉각적으로 제품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충격 발생 시 공급 우려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기초 통계(재고ㆍ탱커 적재량 등)는 여전히 글로벌 공급 과잉 신호를 보이고 있어 중기적 관점에서는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방향성은 불확실하다고 평가된다.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들은 단기적 지정학적 이벤트중기적 수급 지표(재고, 탱커 저장량, 생산량 및 OPEC+ 정책)를 함께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