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달러 약세와 중국의 원유 수요 강세에 힘입어 상승 압력을 받는 가운데, 석유제품 가격은 종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12월물 WTI 원유(티커: CLZ25)는 +0.30달러(+0.50%) 상승한 반면, 12월물 RBOB 가솔린(티커: RBZ25)은 -0.0150달러(-0.76%) 하락 중이다. 장중에는 원유가 2주 최저를 기록하는 등 혼조세가 이어졌다다.
2025년 11월 7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이날 달러인덱스(DXY)가 1주 최저로 내려앉으며 달러 표시 자산인 원유 가격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아울러 중국의 1~10월 원유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억7,100만 톤(MMT)으로 집계되며,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의 수요 강세가 가격을 뒷받침했다다.
다만 경기 둔화 우려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미국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약 3.5년 만의 최저로 떨어졌고, S&P 500 지수도 2주 최저로 하락해 경제 전망과 에너지 수요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 더불어 사우디아라비아가 목요일(현지시간) 아시아향 주력 유종의 다음 달(12월 인도분) 공식판매가격(OSP)을 11개월 최저로 인하한 소식이 수요 둔화 우려를 키우며 유가의 상단을 눌렀다다.
사우디 아람코(Aramco)는 아랍 라이트(Arab Light)의 아시아 고객 대상 12월 인도분 가격을 배럴당 1.20달러 인하해 11개월 최저로 책정했다. 이는 에너지 수요 약화를 시사하는 하방 요인으로 평가된다다.
한편,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군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단행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됐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2위 산유국으로, 해당 지역 긴장은 공급 차질 우려를 통해 유가에 상승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다.
OPEC+는 일요일 가진 회의에서 12월 산유량을 하루 13만7,000배럴(bpd) 증산한 뒤,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조짐에 따른 결정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10월 중순 2026년 세계 원유 잉여 공급이 일 400만 배럴로 사상 최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일 220만 배럴 감산을 단계적으로 되돌리는 중이지만, 아직 일 120만 배럴의 복원이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OPEC의 10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5만 bpd 증가한 2,907만 bpd로, 2년 반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다.
러시아발 공급 변수도 유가의 하방을 방어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석 달 동안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이 심화되고, 원유 수출 능력이 제약을 받았다. 드론·미사일 타격으로 정유시설과 수출 터미널이 피해를 입으면서, 10월 상순(1~10일) 러시아 해상 석유제품 선적은 일 188만 bpd로 3년 3개월여 만의 최저 수준까지 줄었다. 10월 말에는 러시아 정제능력의 13%~20%가 손실돼, 생산이 최대 일 110만 bpd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국과 EU의 추가 제재가 러시아 석유 기업·인프라·탱커를 겨냥하면서 수출 억제 효과가 더해졌다다.
저장 지표도 눈길을 끈다. 데이터 분석업체 Vortexa는 10월 31일로 끝난 주 기준, 7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의 원유가 주간 -11% 감소한 8,691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부유식 저장 재고가 줄며 시장 타이트닝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수요일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 5년 평균 대비 -5.3% 낮았고, 가솔린 재고는 -4.3%, 디스틸레이트(경유 등) 재고는 -8.8%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1% 증가한 일 1,365.1만 bpd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다.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Baker Hughes)의 지난주(10월 31일로 끝난 주) 집계에서는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 수가 -6기 줄어 414기로 나타났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 최저(410기)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 2년 반 동안 2022년 12월의 5.5년 만의 최고(627기)에서 크게 감소했음을 시사한다다.
시장 맥락과 해설
달러 약세는 일반적으로 달러 표시 원자재 가격에 상방 모멘텀을 제공한다. 이날 DXY의 1주 최저는 WTI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동시에 중국의 수입 증가(+3.1%, 4억7,100만 톤)는 아시아 수요의 체력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반면, 사우디 아람코의 OSP 인하는 아시아 정유사의 정제 마진과 수요 전개에 대한 경계심을 반영할 수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 수요 둔화 신호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달러 약세·재고 타이트닝·러시아 공급 차질(상방)과 아시아 OSP 인하·미국 소비심리 둔화(하방)가 맞물린 혼조장이 전개되고 있다다.
공급 측면에서는 OPEC+의 점진적 증산 복원과 IEA의 2026년 잉여 400만 bpd 전망이 중장기 공급 과잉 리스크를 시사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러시아 정제 차질과 제재, 그리고 부유식 재고 감소가 현물 타이트닝을 거들고 있다. 수요 측면에선 미국 소비자심리 저하와 S&P 500 하락이 경기 모멘텀 둔화를 암시하는 반면, 중국 수입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하방 요인의 공존은 기간 구조(스프레드)와 정제 마진 변동성 확대를 통해 가격의 범위bound 거래를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다.
용어 설명 및 참고
WTIWest Texas Intermediate: 미국산 대표 경질유 벤치마크다. RBOB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 미국 가솔린 선물의 표준 규격으로, 산소화합물 혼합 전 중간재를 의미한다. DXY: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다. bpdbarrels per day: 하루 배럴 단위 생산·소비·수출입량 지표다. MMTmillion metric tons: 백만 미터톤 단위다. OSPOfficial Selling Price: 산유국 국영석유회사가 공시하는 공식 판매가격이다. EIA: 미국 에너지정보청. IEA: 국제에너지기구. OPEC+: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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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Rich Asplund는 본문에서 언급된 어떠한 유가증권에도 직접적 또는 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 본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에 한정된다. 바차트의 공시 정책은 제공된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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