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달러 약세와 미국 정부 셧다운 종료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다. 12월물 WTI 원유(CLZ25)는 +0.94달러(+1.56%) 상승했고, 12월물 RBOB 가솔린(RBZ25)은 +0.0412달러(+2.09%) 올랐다. 이날 WTI는 1주래 최고가를, 가솔린은 6주래 최고가를 각각 기록했다. 동시에 달러지수(DXY00)가 1.5주래 최저로 하락해 달러로 표시되는 에너지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이번 주 후반 미 연방정부 재가동 가능성이 높아지며 성장 및 에너지 수요 개선 기대가 유가의 추가 지지 요인이 됐다.
2025년 11월 1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약세와 워싱턴의 예산 합의 접근 소식이 위험자산 전반에 리스크온 심리를 촉발하며 에너지 선물시장을 끌어올렸다. 투자자들은 외환, 금리, 수급, 지정학 등 복합 변수의 교차점을 주목하며 포지션을 재조정하는 양상이다.
이미지: 바차트 WTI 선물(지표 페이지)
미 정부 셧다운 완화 기대가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월요일 미 상원은 정부 임시 지출안을 뜻하는 지속결의안(Continuing Resolution, CR)을 60대 40으로 통과시켰으며, 하원은 수요일 표결을 진행할 예정으로 통과가 유력시된다. 양원을 모두 통과하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송부되며, 대통령은 서명 의사를 밝힌 상태다. 셧다운 종료 기대는 자산시장의 위험선호를 자극하며 원유 등 경기민감 자산에 수요를 유입시키고 있다.
이미지: 바차트 RBOB 가솔린 선물(지표 페이지)
중국발 수요 신호도 가격을 떠받쳤다.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1~10월 원유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한 4억7,100만 톤(MMT)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내 수요 회복 조짐을 반영하며, 아시아 정유공장 가동률과 제품 수출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식판매가격(OSP) 인하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우디는 지난주 목요일, 다음달 아시아 인도분 주력 원유 등급의 가격을 최근 11개월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이는 아시아 수요의 가격 민감도를 고려한 판가 조정으로 해석되며, 지역별 크랙마진과 원유 등급별 스프레드에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지정학 측면에서는 미군의 베네수엘라 공습 가능성 보도가 위험 프리미엄을 키웠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2위 산유국으로, 공급 차질 우려는 선물 만기구간의 리스크 헤지 수요를 자극해 가격 하방을 제한할 수 있다.
OPEC+ 정책 경로와 공급 전망도 주목받는다. 11월 2일 OPEC+ 회의에서 12월 생산 +13만7,000배럴/일(bpd) 증산을 진행한 뒤,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 과잉 신호가 뚜렷해지는 점을 의식한 결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중순, 2026년 일 400만 배럴 규모의 기록적 공급 과잉을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일 220만 배럴 감산의 전량 환원을 시도 중이나, 여전히 일 120만 배럴이 추가 환원 대기 상태다. 한편, OPEC의 10월 원유 생산은 +5만 bpd 증가한 2,907만 bpd로, 최근 2.5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러시아 공급 축소는 가격 지지 요인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3개월간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한 것으로 전해져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을 심화시키고 원유 수출 역량을 제약했다.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10월 첫 열흘 해상 유류 선적은 일 188만 배럴로 3.25년 이상만의 최저 평균으로 떨어졌다. 또한 10월 말 기준 러시아 정제능력의 13~20%가 셧다운되며 최대 일 110만 배럴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여기에 미국·EU의 신규 제재가 러시아 석유기업·인프라·탱커를 겨냥하면서 수출 둔화를 더욱 심화시켰다.
선박 저장 동향을 집계하는 보르텍사(Vortexa)에 따르면, 11월 7일로 끝난 주 기준 7일 이상 정박 중인 부유식 저장 원유는 전주 대비 +11% 증가한 9,518만 배럴로 집계됐다. 부유식 저장 증가는 단기 수요 약화 혹은 물류 병목의 신호로 해석되며, 선물 곡선의 콘탱고/백워데이션 구조에 영향을 준다.
EIA 주간 보고서에서는 10월 31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 5년 평균 대비 -5.3%, 가솔린 재고는 -4.3%, 중간유 재고는 -8.8%로 각각 낮은 수준임이 확인됐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1% 증가해 일 1,365.1만 배럴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타이트한 재고와 높은 생산이 공존하는 국면이 지속 중이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11월 7일로 끝난 주 미국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 수가 414기로 변동 없음을 발표했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래 최저 410기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 시추기는 2022년 12월 5.5년래 최고치 627기에서 큰 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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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로는 다음이 소개됐다. • 유가,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나? • 3분기 에너지: 4분기 가격 하락과 계절성? • IEA, 대규모 석유 공급 과잉 경보: 지금 매도? • 공급 과잉 우려가 유가를 뒤흔드는 가운데, 지금 당장 고려할 1건의 트레이드. 각 제목은 바차트의 분석 콘텐츠로 연결된다.
저자·공시: 본 기사 게재일 기준,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유가증권에도 직·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다. 자세한 내용은 바차트의 공시 정책을 참조할 수 있다.
“본 문서에 표명된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의 것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지는 않는다.”
용어 해설
• WTI: 서부텍사스중질유로, 미국을 대표하는 원유 벤치마크다. • RBOB 가솔린: 산화방지 첨가 전 단계의 혼합용 가솔린 선물로, 북미 가솔린 가격의 기준으로 거래된다. • DXY(달러인덱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다. 달러 약세는 통상 달러표시 원자재의 상대적 매력을 높여 가격 상승 압력을 유발한다. • CR(지속결의안): 정식 예산안 통과 전 정부 재정지출을 일정 기간 연장하는 임시 예산 장치다. • OPEC+: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를 말한다. • bpd: 일일 배럴 생산량 단위를 뜻한다. • MMT: 백만 톤(Million Metric Tons). • EIA: 미 에너지정보청. • IEA: 국제에너지기구. • 보르텍사(Vortexa): 해상 원유·제품 물동과 부유식 저장 데이터를 집계·분석하는 업체. • 베이커휴즈 시추기 수: 향후 생산 동향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북미 시추활동 통계다.
분석과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와 미 정부 셧다운 종료 기대, 중국 수요 견조, 러시아 공급 차질 등 상방 요인이 결집해 유가의 저가매수를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OPEC+의 생산 환원 경로와 IEA가 제시한 2026년 대규모 공급 과잉 전망(일 400만 배럴)은 중기 수급 균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우디 OSP 인하는 아시아 마진 구조를 재편하며, 원유 등급 간 스프레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부유식 저장 증가와 높은 미국 생산, 낮은 재고의 공존은 선물 곡선의 민감도를 확대시켜 뉴스 플로우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증폭시킬 소지가 있다. 요컨대, 단기 상승 탄력과 중기 공급 리스크가 맞서는 구간으로, 투자자들은 만기 분산과 스프레드·옵션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