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미·이란 긴장 격화에 원유 가격 급등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026년 3월물은 미국 현지 시간 화요일 장에서 종가 +1.07달러(+1.72%) 상승으로 마감했고, RBOB(휘발유) 3월물종가 +0.0465달러(+2.51%) 상승으로 마감했다.

2026년 2월 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장 초반 하락을 회복한 뒤 달러화 약세로 인해 크게 상승했다. 가격 상승은 특히 미국 해군이 아라비아해(Arabian Sea)에서 미 항공모함에 접근한 이란(伊朗) 무인기(드론)를 격추한 이후 미·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가속화됐다.

지정학적 위험은 원유 시장에 즉각적인 프리미엄을 부과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시장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는 인도에 대한 관세 인하를 제안하면서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는 데 합의하면 관세를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산 원유의 인도 유입량은 12월에 일일 약 120만 배럴(bpd)로 떨어져 3년여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지난 목요일(보도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동에 배치한 미 함정들이 이란이 핵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속도와 폭력으로(‘with speed and violence’)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언해 원유가를 5.75개월 만의 고점으로 끌어올렸다. 이와 같은 군사적 충돌은 OPEC(석유수출국기구) 내에서 생산량이 많은 국가들, 특히 이란이나 만약 이란에 대한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봉쇄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해로다.


공급 측 요인도 가격에 상반된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증가해 글로벌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 확인됐다. 로이터는 베네수엘라의 1월 원유 수출이 12월의 498,000 bpd에서 800,000 bpd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가격에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여전히 러시아 원유 수출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키며 가격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에서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요구를 관철하기 전까지는 장기적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와 수출 제약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에는 상방 리스크가 존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2026년 1월)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분 추정치를 기존의 381.5만 bpd에서 370만 bpd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1월 13일 발표에서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지난달의 13.53 million bpd에서 13.59 million bpd로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은 95.68(quadrillion btu)에서 95.37(quadrillion btu)로 하향 조정했다.

해상에 장기간 정박해 있는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적치량)도 변동을 보였다. Vortexa는 1월 30일로 끝난 주간에 ‘최소 7일 이상 정지 상태’인 유조선에 보관된 원유가 전주 대비 -6.2% 감소한 103.00 million bbl이라고 집계했다.

OPEC+는 2026년 1분기까지 생산 증가를 일시 중단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회의에서 OPEC+는 12월에 일일 +137,000 bpd 증산을 결정했지만 이후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보류하기로 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bpd의 감산분을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복원해야 할 물량이 120만 bpd 남아 있는 상태다. OPEC의 12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40,000 bpd 증가한 29.03 million bpd였다.


우크라이나 측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5개월간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정유·수출 역량을 제약해 왔다. 또한 11월 말 이후에는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강화되어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덧붙여 미국과 EU의 새로운 대러시아 석유 관련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수요일(보고일)의 주간 EIA 원유 재고가 -640,000 bbl 감소하고, 휘발유 재고는 +750,000 bbl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주 수요일 공개된 EIA 주간보고에서는 (1) 1월 23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의 -2.9% 낮았고, (2)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보다 +4.1% 높았으며, (3) 증류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5년 평균보다 +1.0% 높았다고 밝혔다. 같은 보고서에서 1월 23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0.3% 감소한 13.696 million bpd로 집계되어 최고치인 13.862 million bpd(11월 7일 주간)보다는 소폭 낮았다.

미국의 시추 활동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1월 30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가동 중인 유정 수가 411개로 전주와 동일하다고 보고했다. 이는 4.25년 만의 저점인 406개(12월 19일 주간)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유정 수는 2022년 12월의 627개(5.5년 최고치)에서 급감했다.

공시 보도일 기준으로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WTI(West Texas Intermediate): 미국 텍사스에서 기준으로 삼는 원유 등급의 하나로 글로벌 유가지표 중 하나다. RBOB: 휘발유 선물(일반적으로 정유·유통 후 판매되는 가솔린의 중앙값 가격 추정치)을 가리킨다. DXY(달러지수):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로, 달러 약세는 통상적으로 달러 표시 원자재(예: 원유)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bpd: barrels per day의 약자로 하루 배럴 단위의 생산·수출량을 뜻한다. EIA: 미국 에너지정보청, IEA: 국제에너지기구, OPEC+: OPEC 회원국 및 일부 비회원 산유국의 연합체를 의미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분석)

현재 원유시장은 거시 통화환경(달러 약세)지정학적 리스크(미·이란 긴장 및 중동 군사 충돌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달러 약세는 수요 측면에서 원유 가격을 지지하는 통화효과를 제공하는 반면, 베네수엘라의 수출 증가와 IEA의 잉여분 하향 조정은 상충되는 신호를 주고 있다. OPEC+의 1분기 증산 보류 결정은 공급 확대 속도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해 단기적으론 가격 하방 압력을 일부 억제한다.

재고와 생산 측 지표를 종합하면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평균 대비 낮은 편에 있고(1월 23일 기준 -2.9%), 미국 생산은 기록치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13.696 million bpd) 공급여력은 여전히 탄력적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갈등, 중동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 등은 공급 차질의 불확실성을 상시적으로 높이고 있어 원유 가격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와 산업 참여자 관점에서 향후 원유 시장은 단기적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며, 지정학적 사건 발생 시 급등 리스크가 존재한다. 반대로 물리적 공급 확대(예: 베네수엘라 증산)와 세계 수요 둔화 혹은 달러 재강세는 가격을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단기 거래자들은 지정학적 뉴스와 주간 EIA 재고 지표, 그리고 OPEC+의 추가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과 주요 산유국의 정책(복원할 감산 규모, 증산 시기), 그리고 글로벌 수요 회복 속도가 핵심 변수다. 시장 참여자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헤지 수단을 점검하고, 물리적·금융적 포지셔닝을 신중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요약: 달러 약세와 미·이란 긴장 고조가 즉각적인 가격 상승을 견인했으나, 베네수엘라 수출 증가·IEA의 잉여분 조정·OPEC+의 증산 보류 등 복합적 요인이 공존해 향후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