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 하락과 금 가격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두 개의 굵직한 흐름이 월요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을 꿰뚫었다.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동시에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은 가격 역시 14년 만의 고점으로 치솟았다.
2025년 9월 2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DXY)는 이날 -0.22% 하락해 105포인트 초반대로 밀려났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미국 노동시장 지표(8월 구인·이직 보고서‧9월 ADP 고용, 9월 비농업 신규고용) 부진 가능성과 함께, 10월 1일 0시(미 동부시간)부터 현실화될 수 있는 연방정부 셧다운 리스크를 달러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달러 인덱스(Dollar Index)는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나타내는 대표 환율 지표다. 주요 6개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대비 달러 가치를 가중 평균한 수치로, 100을 상회하면 달러 강세, 하회하면 약세로 해석된다.
미국 경제지표: 엇갈린 신호
같은 날 발표된 8월 미 결Pending 주택매매지수는 전월 대비 4.0% 급등해 시장 전망치(0.4%)를 크게 상회, 5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주택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소식에 달러는 장 중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그러나 9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는 ‑8.7로 예상치(-1.0)를 밑돌며 제조 활동 부진을 재확인했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 1시장 참가자들은 10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p 인하될 가능성을 89%로 반영하고 있다.
뉴욕 연방은행 존 윌리엄스 총재는 “인플레이션 위험은 완화됐지만 고용 측면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의 합리성을 언급했다. 반면, 클리블랜드 연은 베스 해먹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027년 말~2028년 초까지 2% 목표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며 긴축 기조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로·엔 환율: 중앙은행 간 온도차 부각
달러 약세에 힘입어 EUR/USD 환율은 0.23% 상승했다. 유로존 9월 경제심리지수(Economic Confidence Index)가 95.5로 예상치(95.3)를 상회하며 유로 매수에 힘이 실렸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가브리엘 마흘루프 위원은 “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거의 바닥에 근접했다”고 밝혀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춰 유로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
반면 USD/JPY는 0.60% 하락(엔 강세)했다. 일본 7월 선행지수(Leading Index CI)가 106.1로 4개월 만의 최고치로 상향 수정되며 경기 회복 기대가 반영됐다. 전통적 ‘비둘기(완화 선호)’로 분류되던 노구치 세이지 일본은행(BOJ) 정책위원이 “2% 물가 목표 달성이 가시화되는 만큼 정책금리 조정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밝힌 점도 엔 강세를 부추겼다.
사상 최고치 경신한 금·은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46.20달러(1.21%) 오른 3,827.60달러로 마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12월물 은 선물도 0.77% 상승하며 14년 만의 고점을 경신했다.
금·은 가격 급등 배경에는 달러 약세와 글로벌 국채금리 하락이 자리한다. 여기에 ‘안전자산(세이프헤이븐)’ 수요가 겹쳤다. 연준의 추가 50bp 인하 전망, 미 행정부 셧다운 가능성, 미·중 관세 불확실성, 지정학적 긴장 등 복합적 요인이 금 매수세를 자극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공격(리사 쿡 이사 해임 시도)과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 소속 스티븐 미란의 연준 이사직 지원을 놓고 중앙은행의 정책 독립성 훼손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정치 리스크 역시 금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윌리엄스 총재의 ‘완화 지지’ 발언은 금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지만, 해먹 총재의 ‘긴축 지속’ 견해는 상승폭을 제한했다. 그럼에도 펀드 매수세가 견조해 금 ETF 보유량은 지난주 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용어 설명 및 시장 의미
달러 인덱스: 미 달러화 강·약세를 한눈에 보여 주는 지표다. 1973년 100을 기준으로 산출되며, 2외환·상품시장 참가자들이 글로벌 투자 방향을 설정할 때 핵심 레퍼런스로 활용한다.
세이프헤이븐(Safe Haven) 자산: 경기·정책·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자금이 몰리는 안전자산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금, 미국 국채, 엔화, 스위스프랑 등이 꼽힌다.
펀딩 스트레스가 커지면 달러와 미국 국채에 동시 자금이 몰리기 마련이지만, 최근에는 연준 완화 기대가 달러 약세를 유도하면서 안전자산 중 금이 상대적 수혜를 받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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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 기자가 작성했으며,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저자 본인 및 직계가족은 해당 종목에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기사 내용은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자문이나 권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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