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DXY)가 하락하며 2.25개월 저점으로 밀려났다. 오늘 달러 지수는 -0.28% 하락했고,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에 우호적인 미국의 최신 경제지표들이 통화완화 기대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는 11월 비농업 고용(Nonfarm Payrolls), 10월 소매판매(Retail Sales), 12월 S&P 제조업 PMI 등 일련의 지표들이 연준의 완화적(비둘기적) 통화정책 지속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2025년 12월 16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에 대한 추가 압력 요인은 연준이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 금요일부터 월간 400억 달러 규모의 미 재무부 단기국(T-bills) 매입을 시작한 점이다. 또한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연준 의장으로 완화적 성향의 인물을 지명할 의향이 있다는 우려가 달러 약세에 반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초에 신임 연준 의장 선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발언했고, 블룸버그는 내각의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인 케빈 해셋(Kevin Hassett)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해셋을 상대적으로 비둘기적(dovish)인 인물로 보고 있다.
미국 고용·물가 관련 주요 지표에서 11월 비농업 고용은 +64,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50,000명)을 상회했다. 반면 10월 비농업 고용은 -105,000명 하락으로 하향 수정되어 예상(-25,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0.1%p 상승해 4.6%로 4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 시급은 전월 대비 +0.1% 상승, 전년 대비 +3.5%로 예상(+0.3% / +3.6%)보다 소폭 약화되었고, 전년 대비 상승률 +3.5%는 약 4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소매판매는 10월 기준으로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고(0.0%), 이는 시장의 +0.1% 예상에 못 미쳤다. 다만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4%로 예상(+0.2%)을 상회했다.
S&P 글로벌의 12월 제조업 PMI는 51.8로 -0.4포인트 하락해 5개월 만의 최저를 기록했고, 시장 기대치(52.1)를 밑돌았다.
시장 반응(확률 기준) : 현재 선물·스왑 시장은 2026년 1월 27~28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약 24%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유로·엔 등 주요 통화의 움직임
EUR/USD는 +0.25% 상승해 2.5개월 만의 고점까지 올랐다. 달러 약세가 유로 상승을 뒷받침한 가운데, 독일의 12월 경제심리지표가 예상 밖으로 개선되며 추가 상승 압력을 제공했다. 다만 유로존의 12월 S&P 제조업 PMI가 49.2로 -0.4포인트 하락해 제조업 부문이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축소를 보인 점은 유로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현재 시장은 ECB가 목요일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확률을 0%로 보고 있다.
USD/JPY는 -0.44% 하락했다. 달러 약화와 함께 엔화는 1주일 만의 강세를 보였다. 일본의 12월 S&P 제조업 PMI가 49.7로 +1.0포인트 오르며 6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고, 시장은 금요일 BOJ(일본은행)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을 거의 확실시하고 있다(시장 가격은 약 95% 확률 반영).
금·은 및 귀금속 시장
2026년 2월물 COMEX 금은 +12.60달러(+0.29%) 상승했고, 3월물 COMEX 은은 -0.259달러(-0.41%) 하락했다. 달러 지수가 이날 2.25개월 최저로 하락한 점은 금속 가격에는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11월 실업률 상승과 10월 소매판매의 정체는 연준의 완화적 정책 전환 기대를 키워 귀금속을 가치 저장수단(store of value)으로 선호하게 만들었다.
다만 금 가격 상승에는 제약도 존재한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는 안전자산이 아닌 수익률형 자산에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은 가격은 미국과 유로존 제조업 활동 둔화로 산업적 수요 우려가 부각되며 압박을 받고 있다. 귀금속 시장은 또한 연준의 국채(단기 T-bill) 매입 발표(월 400억 달러)로 인한 유동성 확대가 가격 지지 요인이 됐고, 우크라이나·중동·베네수엘라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관세 불확실성도 안전자산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 수요도 금 시세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11월 보유 금을 3만 온스 증가한 7,410만 트로이온스로 집계했고, 이는 PBOC가 13개월 연속 금 보유를 늘린 것이다. 세계금위원회(WGC)는 3분기에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이 220톤으로 전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은(銀)은 중국의 재고 부족 우려도 있다. 상하이선물거래소 연계 창고의 은 재고는 11월 21일 기준 519,000kg으로 1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ETF(상장지수펀드) 보유 물량은 10월 중순 기록적 수준 이후 감소했으나 최근 은 ETF의 순매수로 보유량이 반등해 약 3.5년 만의 고점에 근접했다.
용어 설명(일반 독자를 위한 보충)
DXY(달러 인덱스) :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주요 통화 대비 가중평균으로 측정한 지표로, 달러의 전반적 강·약세를 나타낸다.
PMI(구매관리자지수) :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경기 체감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경기 축소를 의미한다.
T-bills(미 재무부 단기국) : 만기가 짧은 미국 재무부 발행 채권으로, 중앙은행이나 시장 참여자들의 유동성 관리 수단으로 사용된다. 연준의 T-bill 매입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스왑·선물시장의 확률 가격 : 금리 인하·인상 가능성을 시장이 어떻게 가격에 반영하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로, %로 표기된다. 예컨대 ‘24% 가격 반영’은 해당 이벤트 발생 확률을 시장이 24%로 보는 것을 뜻한다.
시장 함의 및 전망 분석
단기적으로는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연준의 통화완화 가능성을 키우면서 달러 약세를 더욱 부추길 여지가 있다. 달러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미국 내 인플레이션 재가동)과 달러 표시 자산의 펀더멘털에 따라 금·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엔화 강세를 촉발해 아시아 통화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일부 위험자산(특히 신흥국 통화)에는 혼재된 신호로 작용할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세 가지 관전 포인트가 핵심이다. 첫째, 연준의 실제 금리 인하 시점과 폭이다. 현재 시장은 2026년 1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약 24%로 반영하고 있으나, 추가 고용·물가 지표가 개선될 경우 이 확률은 축소될 수 있다. 둘째, ECB와 BOJ의 정책 차별화다. ECB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는 분위기인 반면 BOJ는 인상 방향으로 기울고 있어 통화정책의 발산(divergence)이 환율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는 귀금속과 일부 실물자산의 안전자산 수요를 지속적으로 지탱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달러 표시 자산(현금·채권)의 실질수익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금·실물자산·달러 헷지 전략의 비중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반면 BOJ의 금리 인상과 일본 자산 매력도 상승은 엔화 노출을 신규로 고려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각 개인·기관의 포트폴리오 성격에 따라 통화·금리·상품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기타 참고 : 이 기사 작성일 기준으로 저자 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문에 실린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판단의 유일한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