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반등, 유로화 약세에 EUR/USD 하락

달러지수(DXY)+0.09% 상승하며 이른바 약세를 회복했다. 이날 달러는 장 초반 하락분을 만회해 상승 전환했는데, 이는 유로화의 약세와 EUR/USD 하락이 달러 수요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또한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건수이 예상대로 감소하면서 달러가 일부 지지받았다. 반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12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비즈니스 전망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해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가능성을 높인 점은 달러의 상방을 제한했다.

2025년 12월 1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3,000명 감소한 224,000명으로 집계되어 예상치인 225,000명에 가까웠다. 같은 날 발표된 11월 CPI는 전년비 +2.7%로 예상치 +3.1%를 하회했고, 11월 근원 CPI(식품·에너지 제외)는 +2.6%로 예상치 +3.0%를 밑돌며 최근 4년 반 이래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12월 필라델피아 연은 경기지수는 -8.5에서 -10.2로 급락해 시장의 기대(2.3로 상승 전망)와 크게 엇나갔다. 시장은 이 같은 데이터에 근거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월 27~28일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약 27%로 반영하고 있다.


달러에 대한 하방 압력 요인도 존재한다. 연준은 금융 시스템의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금요일부터 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재무부 단기채(T-bill)를 매입하기 시작했고, 이는 달러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파(완화적) 성향의 연준 의장을 임명하려 한다는 우려도 달러에 부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연준 의장 인선을 2026년 초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고, 블룸버그는 시장에서 가장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인물로 케빈 해셋(KEVIN HASSETT)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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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USD는 이날 -0.20% 하락했다. 유로화는 장 초반 ECB의 금리 동결 및 2025년 GDP 전망 상향 소식으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후 독일이 내년 연방 채권 발행을 거의 20% 증액해 사상 최대인 5,120억 유로(약 6,010억 달러)를 조달하겠다고 발표하자 재정 우려가 부각되어 유로화가 약세로 전환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상대로 예금금리를 2.00%로 동결했고, 2025년 유로존 GDP 전망을 기존 1.2%에서 1.4%로 상향했다. 한편,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2025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4%로 유지되었다.

ECB 총재 라가르드는 “유로존 경제가 탄력적(resilient)이다”고 발언하며 유로화에 일시적 지지를 제공했다.

스왑시장은 2월 5일 차기 ECB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약 1%로 반영하고 있어 즉각적인 완화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다.


USD/JPY-0.12% 하락(엔화 강세)을 보였다. 달러 약세와 함께 미국 국채(노트) 수익률 하락이 엔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했고, 시장은 BOJ(일본은행)가 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을 반영하여 금리차 축소 기대가 엔화를 지지했다. 실제로 시장은 다음 금리결정(금요일)에 대해 약 93%의 확률로 25bp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엔화의 추가 상승은 일본의 재정정책 우려로 제약을 받고 있다. 교도통신(Kyodo)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6회계연도 예산으로 120조 엔(약 7,750억 달러) 이상의 사상 최대 규모 예산을 검토하고 있다. 재정적 부담 확대 시 채권시장·엔화 변동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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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금속(금·은)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2월물 금 선물(GC G26)은 -11.20달러(-0.26%), 3월물 은선물(SI H26)은 -1.366달러(-2.04%)로 집계됐다. 주식 랠리가 이어지며 안전자산인 귀금속의 수요가 감소한 점이 가격을 압박했다. 또한 ECB 총재 라가르드의 탄력적 경기 발언과 BOE(영란은행) 총재 베일리의 언급(추가 금리인하 문턱 상승)이 귀금속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BOE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 것은 귀금속 수요를 일부 부양했다.

귀금속은 여러 복합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우선 미국의 약한 물가·지표는 연준의 통화 완화 기대를 자극해 장기적으로는 귀금속에 우호적이다. 지리정치적 리스크(우크라이나·중동·베네수엘라)와 미국 관세 불확실성도 안전자산 수요를 지지한다. 중앙은행 수요도 중요한 배경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11월에 금 보유량을 30,000온스 증가시켜 74.1백만 트로이온스로 늘렸고, 이는 13개월 연속 매수 기록이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는 글로벌 중앙은행이 3분기에 220메트릭톤의 금을 매수해 2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은(銀)은 중국의 재고 우려로 일부 지원을 받았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관련 창고의 은 재고는 11월 21일 기준 519,000kg으로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ETF(상장지수펀드) 보유량은 10월 21일 3년 내 최고치 도달 이후 일부 롱 포지션 정리로 감소했으나, 최근 은 ETF의 순매수로 다시 약 3.5년 내 최고 수준으로 반등했다.


전문용어 설명
• 달러지수(DXY):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종합 가치를 측정하는 지수로, 달러화 강·약세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이다.
• 예금금리(Deposit facility rate): ECB가 은행의 초과지원을 유치·흡수하는 데 사용하는 기준금리로, 통화정책 방향성을 보여준다.
• 스왑시장 가격(Swaps pricing): 금리 파생상품인 금리스왑 등을 통해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금리 변화를 수치화한 것으로, 정책회의에서의 금리인하·인상 가능성을 반영한다.
• COMEX: 미국의 상품선물거래소로 금·은 등 귀금속 선물 거래의 대표적 거래소이다.


시장 영향과 전망(기술적·정책적 분석)
단기적으로는 경제지표의 혼조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신호가 교차하면서 변동성이 높을 전망이다. 미국의 물가 지표가 둔화된 점은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 가능성을 높여 달러를 압박하고, 이는 금·은 등 비화폐성 자산에는 지지 요인이 된다. 반대로 ECB의 금리 동결과 라가르드의 경기 탄력성 언급, 일본의 금리 인상 기대는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유로화·엔화의 방향성을 혼재시키는 요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 요인을 주시해야 한다. 첫째, 연준의 채권매입(월 400억 달러 T-bill)은 글로벌 유동성을 확대해 위험자산 선호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둘째, 미국의 고용·물가 지표가 일관되게 약화될 경우 연준의 금리인하 확률이 커져 달러 약세·귀금속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유로존 및 일본의 재정규모 확대(독일의 채권발행 증액, 일본의 대규모 예산 검토)는 장기 금리·통화가치에 복합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앙은행들의 지속적 금 보유 확대는 금 가격의 구조적 수요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는 향후 정책회의(연준, ECB, BOJ)와 이어지는 주요 경제지표(고용·물가·제조업 지표)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통화·귀금속 포지션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앙은행의 순매수 동향은 안전자산 수요 및 가격 방향성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본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발표 내용은 2025년 12월 18일 발표된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기사 작성 시점의 시장 반응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