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외환·귀금속 시장 동향 — 7일(현지시간) 달러화가 전날에 이어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를 재확인하는 발언이 이어진 가운데, 유럽과 일본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강세(달러 인덱스 +0.48%)가 두드러졌다.
2025년 10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48% 상승해 1.5주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랠리는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가 잇달아 «물가가 여전히 높다»며 긴축 유지 필요성을 강조한 데 힘입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 — 슈미드 총재는 “물가압력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만큼, 수요를 억제하는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도 “급격한 금리 인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이에 따라 10월 28~29일 FOMC에서 기준금리 0.25%p 인하 가능성을 93%로 반영하고 있다.
유럽·일본 정국 불안, 달러에 날개 달다
유로화(€)는 −0.50% 밀려 1.5주 만의 최저치로 후퇴했다. 독일 8월 공장주문이 0.8% 감소하며 예상(+1.2%)을 크게 밑돈 데다, 프랑스에서 레코르뉴 총리가 사임하고 마크롱 대통령이 새 내각을 지명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엔화(¥) 역시 −1.00% 약세를 기록, 달러당 7.5개월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는 여당(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예상 밖 승리를 거두며 일본은행(BOJ)의 긴축 시계가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시장은 다카이치 차기 총리가 재정 확대를 지지해 국채 발행이 늘고, 완화적 통화정책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한편 연방정부 셧다운이 2주 차에 접어든 점은 달러 약세 요인이다.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미국 국내총생산(GDP) 둔화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신용(Consumer Credit) 증가액은 3억6,300만 달러에 그치며 6개월 만에 최소폭을 기록, 시장 예상(+140억 달러)을 대폭 하회했다.
용어 설명
• Hawkish(매파적): 금리 인상·긴축을 선호해 인플레이션 억제를 중시하는 통화정책 성향을 의미한다.
• 스태그플레이션: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정책 대응이 매우 어렵다.
귀금속 시장 혼조세… 금은 사상 최고, 은은 약세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0.71% 상승하며 계약 기준 최고가, 최근월물 기준 역대 최고가(3,981.50달러/온스)를 또다시 경신했다. 반대로 12월 은 선물은 −1.93% 하락했다. 프랑스 정치 불안, 일본 통화·재정정책 불확실성, 그리고 미국 셧다운 지속이 안전자산 선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9월에도 4만 온스의 금을 순매입하며 11개월 연속 보유량을 늘린 점도 상승 요인이다. ETF(상장지수펀드) 내 금·은 보유 잔고 역시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 자금 유입세가 뚜렷하다.
다만 달러 강세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코멘트는 귀금속 가격에 역풍으로 작용했다. 특히 독일 공장주문 부진이 산업수요 둔화를 우려하게 하면서 은 가격을 끌어내렸다.
시장 전망 및 함의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금리 결정, 유럽과 일본의 정치 일정, 그리고 미국 셧다운 협상 진행 상황이 외환·귀금속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10월 말 FOMC 전까지 연준 위원들의 추가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ECB(유럽중앙은행)·BOJ(일본은행)의 정책 시그널 역시 환율에 즉각 반영될 전망이다.
아울러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한 카시카리 총재 발언은 “경기 침체+물가 상승”의 위험 시나리오를 시장에 상기시키며, 경제지표 변동성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물가·고용·소비지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코멘트 및 덧붙이는 의견
현재 달러 강세는 단순한 금리 차익 요인뿐 아니라 정치 리스크 프리미엄이 가세한 ‘복합 랠리’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로·엔 약세가 구조화될 경우, 신흥국 통화에도 연쇄적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위안화·원화 등 아시아 통화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반면, 금·은 등 귀금속은 안전자산·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사이에서 상·하방 요인이 교차하고 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수록 가격 상승 여력은 제한되나, 정치·지정학 리스크 상승 시 단기 급등세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외환시장은 정책 대응 속도와 정치 이벤트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헤드라인 리스크(뉴스 한 줄에 시장이 요동치는 현상)’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팟(trade)보다는 옵션·파생상품을 통한 헤지 전략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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