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주가 하락에 안전자산 수요 확대

달러 지수(DXY)가 12월 17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24%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달러는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면서 GBP/USD(파운드/달러)의 약세가 이어진 점과, 일본의 재정 우려가 엔화에 부담을 주며 엔화 약세가 진행된 점, 그리고 이날 주식시장의 급락으로 인한 달러에 대한 유동성 수요가 증가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승 압력을 받았다. 다만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의 매파적이지 않은 발언(금리가 중립 수준보다 여전히 50~100bp 높아 점진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으로 달러는 최고치에서 일부 후퇴했다.

2025년 12월 18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의 유동성 공급 확대도 달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주 금요일부터 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국채(T-bills)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연준 의장으로 비둘기 성향의 인사를 임명할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임 연준 의장 선임을 2026년 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며, 블룸버그는 케빈 해셋(Kevin Hassett)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시장에서 비둘기적(dovish) 성향으로 인식된다고 보도했다.

연준 인사 발언과 경기·물가 진단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는 미국 노동시장이 “꽤 부진하다(pretty soft)”며 사실상 일자리 증가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고, 물가는 “약 2% 수준에 잘 고착되어 있다(pretty well anchored)”고 진단했다. 월러는 금리가 여전히 중립 대비 50~100bp 높아 연준은 서두를 필요 없이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라파엘 보스틱(Raphael Bostic)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세가 견조하며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고, 임박한 결정 상황이라면 노동시장보다 물가가 더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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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전망(시장 가격)
금융시장은 2026년 1월 27~28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25bp 인하할 확률을 약 24%로 반영하고 있다.


유로·유로존 경제 지표
EUR/USD(유로/달러)는 12월 17일 -0.04% 하락했다. 강한 달러 흐름에 압박을 받았으며, 유로존의 경제지표가 ECB(유럽중앙은행) 정책에 대해 비둘기적(dovish) 신호를 보인 점이 추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체적으로 유로존 11월 CPI(소비자물가)가 기존 발표치보다 하향 수정돼 연율 +2.1%로 확인됐고(기존 +2.2%), 3분기 노동비용이 전분기 대비 상승률을 둔화해 연율 +3.3%로 나타나 지난 3년 중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한 독일의 12월 IFO 기업환경지수가 예상과 달리 -0.4p 하락해 7개월 저점인 87.6을 기록한 점도 유로에 부정적이었다.

시장은 목요일 ECB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사실상 0%로 반영하고 있다.


엔화·일본 경제 지표
USD/JPY(달러/엔)는 12월 17일 +0.63% 상승(엔화 약세)했다. 달러 강세가 주된 요인이었으나, 일본의 재정 우려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2026회계연도에 사상 최대 규모인 120조 엔(미화 약 775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해 재정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반면 일본 측 지표는 혼재된 결과를 보였다.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1%로 예상(+5.0%)을 상회하며 9개월 내 최대 증가를 기록했고, 10월 핵심기계수주(core machine orders)는 전월 대비 +7.0%로 전대비 예상(-1.8%)과 크게 다른 강한 반등을 보이며 7개월 내 최대 증가를 기록했다. 수입은 11월에 +1.3%로 예상(3.0%)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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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이 12월 17일 1.983%로 18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며 금리 차(interest rate differential)가 확대된 점은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금주 금요일 BOJ(일본은행) 회의에서 25bp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할 확률을 약 98%로 반영하고 있다.


귀금속(금·은) 동향
2월 인도분 COMEX 금 선물(GCG26)은 12월 17일 종가 기준 +41.60달러(+0.96%) 상승 마감했고, 3월 인도분 COMEX 은 선물(SIH26)은 +3.578달러(+5.65%) 급등했다. 특히 마감 기준 가까운 만기 선물(Nearest-futures) 은은 계약 기준 사상 최고치와 함께 Z25(근월물 은)는 온스당 $66.48의 전고점을 기록했다.

귀금속 강세의 배경으로는 남미 베네수엘라 정세 긴장 고조(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로 들어오고 나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 봉쇄(total and complete blockade)를 명령한 점)가 안전자산 수요를 촉발한 점, 연준 이사 월러의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향후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커진 점, 일본의 재정 우려로 인한 가치 보전 수요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연준의 매월 400억 달러 T-빌 매입 결정은 유동성 확대가 통화가치 하방 압력을 가중시켜 귀금속 수요에 추가 동력을 제공했다.

중앙은행·수급 요인
중앙은행의 강한 금 매입 수요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보유한 금은 11월에 +30,000 온스 증가해 총 74.1백만 온스(정확히 74.1 million troy ounces)를 기록했으며, 이는 PBOC의 13개월 연속 금 보유 증가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는 3분기에 전 세계 중앙은행이 220톤의 금을 순매수해 2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은은 중국의 재고 부족 우려가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상하이선물거래소 연계 창고 재고는 11월 21일 기준 519,000kg으로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금·은 가격은 10월 중순 사상 최고치 이후 차익 실현과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의 압력으로 조정을 받은 바 있다. 10월 21일에는 ETF 보유가 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일부 자금이 이탈했다. 그러나 은 ETF의 순롱(장기 보유) 수요는 최근 반등해 화요일 기준 은 ETF의 순보유는 약 3.5년 내 거의 최고 수준으로 회복됐다.


용어 설명(일반 독자를 위한 보충)
DXY(달러지수)는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중 평균 환율 지수다. bp(기준점, basis point)는 금리 및 수익률 변동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이다. T-bills(국채 단기증권)는 정부가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만기가 짧은 국채를 의미한다. COMEX는 금속 선물 거래가 활발한 뉴욕의 대표적 선물거래소이고, JGB(일본국채)는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IFO 지수는 독일의 기업환경 및 경기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써 제조업·서비스·건설·소매업 등을 포괄한다. 스왑(Swaps) 시장의 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이 특정 정책 결정 가능성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전망 및 시장 영향(전문가적 관점)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는 지정학적 리스크(예: 베네수엘라 봉쇄 명령)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지며 귀금속 수요를 촉진하는 구조다. 다만 연준의 유동성 공급(월 400억 달러 T-빌 매입)과 향후 연준 의장 인선이 비둘기 성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 달러의 추가적 약세 전환 요인이 존재한다. 유로존과 일본의 경제지표가 혼조를 보이는 가운데, ECB는 현 행보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단기 금리 인하 가능성 0%), BOJ는 금주 금리 인상(시장 반영 확률 약 98%)으로 통화정책 차별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이는 달러-엔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함께 JGB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한다.

귀금속 측면에서는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 지정학적 불확실성, 미국과 일본의 정책 스탠스가 혼재하면서 단기적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미 10월 이후 일부 자금 유출이 발생했던 점과 ETF의 포지션 변화는 가격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소다. 투자자들은 향후 연준과 BOJ, ECB의 정책 결정과 미국·일본의 재정정책(예: 일본의 대규모 예산 논의), 지정학적 리스크(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중동)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핵심 포인트 요약
달러는 12월 17일 주식 약세와 엔화·파운드 약세 등으로 상승했으나, 연준의 유동성 공급과 향후 연준 의장 인사 등으로 하방 압력도 존재한다. 유로는 유로존의 물가·노동비용 둔화 및 독일 IFO 하락으로 약세, 엔화는 일본 재정 우려에도 일부 실물지표 호조와 JGB 금리 상승, BOJ 금리인상 기대가 상충하는 모습이다. 금·은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 중앙은행 수요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문 작성자: Rich Asplund / Barchart(원문 게시일: Thu, 18 Dec 2025 03:46:2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