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12월 인도 코코아 선물(종목 코드 CCZ25)은 12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08달러(-1.43%) 떨어진 7,417달러에, 런던 ICE 12월물(종목 코드 CAZ25)은 90파운드(-1.73%) 내린 5,109파운드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번 하락은 달러 인덱스(DXY)의 강세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및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을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2025년 9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까지만 해도 코코아 가격은 서아프리카 기후 우려를 배경으로 1주일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코트디부아르에는 폭우가 이어져 농부들이 밭에 들어가지 못했고, 가나·나이지리아 일부 지역은 건조 현상이 심화돼 꼬투리가 시들고 있다.
투자은행과 원자재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강세가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이어져, 현지 생산자들의 달러 표시 수익을 일정 부분 상쇄한다”고 설명한다. 즉, 달러가치가 올라갈수록 원자재 가격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DXY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스탠스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전망에 힘입어 주간 기준 1% 넘게 올랐다.
在庫(재고) 및 물류 현황
ICE가 집계하는 미국 항만 보세창고 코코아 재고는 12일 2,092,823포대로 4.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재고 감소는 가격 상승 요인이지만, 이날은 달러 강세라는 거시 변수가 더 강력하게 작용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의 수출 속도는 둔화세가 뚜렷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9월 7일 마케팅 연도 누적 선적량은 181만t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증가율이 3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둔화다.
수요 감속과 가격 전망
코코아 가격은 10일 장중 1.5개월 최저치까지 밀렸다. 투자자들은 “높은 원가와 각국의 수입 관세가 초콜릿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수요 부진을 우려한다. 스위스 린트&슈프룽리(Lindt & Sprüngli AG)는 7월 상반기 매출 부진을 이유로 연간 이익률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같은 달 바리 칼리보(Barry Callebaut AG)도 3개월 새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을 낮췄으며, 3~5월 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9.5% 감소해 10년 만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서아프리카 메인 수확(10월~다음 해 3월) 기대치가 양호하다는 점을 주목한다. 몬델리즈(Mondelez International)는 최근 꼬투리 계수 결과가 5년 평균 대비 7% 이상이며 “지난해보다 현저히 높다”고 밝혔다.
기후 리스크와 작황 전망
그러나 지난 60일간 서아프리카는 1979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는 Commodity Weather Group 분석도 있다. 가뭄이 지속되면 10월 메인 수확 때까지 꼬투리 유지율(pod retention)이 떨어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남아 있다.
특히 현재(4~9월) 진행 중인 코트디부아르 미드 크롭(mid-crop)의 품질 저하는 가격 지지 요인이다. 라보뱅크(Rabobank)는 늦은 우기로 인해 미드 크롭 생산량이 40만t으로 작년(44만t)보다 9% 줄 것으로 본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 연도 생산량이 30만5,000t으로 1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6월 수출은 1.5만t으로 0.9% 늘어 단기 타이트(tight)함은 완화했다.
글로벌 그라인딩(분쇄) 데이터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인 그라인딩(grindings)은 유럽 ‑7.2%, 아시아 ‑16.3%, 북미 ‑2.8%(모두 2분기 기준)로 부진했다. 그라인딩이란 코코아를 분쇄해 버터·파우더 등 원료로 만드는 과정으로, 초콜릿 완제품 수요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반대로 가나 코코아위원회(COCOBOD)는 2025/26 생산량이 65만t으로 8.3% 늘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국제코코아기구(ICCO) 균형표
ICCO는 5월 30일 2023/24 시즌 공급 부족 규모를 49만4,000t으로 상향했다. 이는 60여 년 만에 최대치다. 생산은 4.38백만t으로 전년 대비 13.1% 감소했고, 재고-대-소비 비율은 27%로 46년 내 최저 수준이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14만2,000t 흑자로 전환하고, 생산도 7.8% 늘어난 4.84백만t을 예상했다.
전문가 해설: ICE·DXY·그라인딩이란?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 등에서 농산물, 에너지, 금리선물 등을 거래하는 글로벌 선물거래소다. DXY(달러 인덱스)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 가치를 나타내며, 달러가 강세면 원자재 선물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라인딩은 코코아를 분쇄해 제품화하는 공정으로, 실수요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시장 전망과 투자 포인트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와 수요 부진이 음의 요인이지만, 4분기 기후 리스크와 생산 차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씨티그룹 등 일부 IB는 “부족분이 재확인되면 뉴욕 선물 가격이 연내 t당 8,000달러를 재시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유럽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 초콜릿 소비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은 하단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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