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설탕값 하락 압력 — 시장 지표와 생산 전망이 엇갈려 불확실성 확대

뉴욕 설탕 선물 및 런던 ICE 백설탕 하락

3월 인도계(뉴욕) 월드 설탕 #11 선물(SBH25)은 이날 -0.21센트(-0.98%) 하락했으며, 12월 런던 ICE 백설탕 #5 선물(SWZ24)은 -7.90달러(-1.45%)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설탕 가격은 이번 주 손실을 확대하며 약 1과 3/4개월 저점으로 떨어졌다.

2025년 12월 31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달러 인덱스(DXY)의 랠리로 인해 설탕 가격에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달러 인덱스는 약 6과 3/4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고, 이는 수입 수요 측면에서 달러화 강세가 상품(설탕 포함)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설탕 가격을 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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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world sugar #11 London ICE white sugar #5


펀드 포지션과 COT(Commitment of Traders) 보고서

시장 내부의 구조적 요인도 하락 압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나온 주간 COT(선물시장 참여자 포지션)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투자자)들이 런던 설탕에 대해 과도하게 롱(매수)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어, 롱포지션 청산(롱 리퀴데이션)이 발생하면 가격 하락이 심화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 11월 5일까지의 주간에 펀드들은 런던 설탕 순롱 포지션을 +1,457계약 증가시켜 총 44,261순롱 포지션을 보유했다. 해당 규모는 데이터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용어 설명(초심자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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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T(Commitment of Traders)는 선물시장의 주요 참여자(상업적 거래자, 비상업적 거래자 등)가 보유한 포지션을 주간 단위로 집계해 공개하는 보고서다. 펀드의 순롱(또는 순숏) 규모는 추세의 지속 가능성이나 역전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참고되는 지표다.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달러가 강세일수록 달러로 표시된 상품의 외화매수 수요는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 “MMT”는 백만 미트릭톤(Million Metric Tons)을 뜻한다.


생산 전망: 태국·인도·브라질의 상반된 지표

공급 측면에서 국가별 전망은 엇갈린다. 태국의 사탕수수·설탕 위원회(Office of the Cane and Sugar Board)2024/25년(시즌)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8% 증가한 10.35 MMT에 달할 것으로 10월 29일 전망했다. 참고로 태국은 2023/24 시즌(4월 종료)에 8.77 MMT을 생산했으며, 세계적으로 세 번째로 큰 설탕 생산국이자 두 번째로 큰 수출국이다.

인도에서는 인도 기상청(Indian Meteorological Department, IMD)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금년 몬순(우기) 누적 강수량은 9월 30일 기준 934.8 mm로, 지난 4년 중 가장 많은 수준이며 장기 평균인 868.6 mm 대비 +7.6%를 기록했다. 인도의 몬순은 6월부터 9월까지다. 이처럼 우량한 강수량은 인도의 설탕 작황 호조 및 수확량 증가 기대를 불러일으켜 시장에는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반면 브라질에서는 지역별로 엇갈리는 흐름이 관찰된다. 설탕·에탄올 협회인 Unica는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10월 하반기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하여 1.785 MMT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다만 2024/25 시즌 누적(10월까지) 센터-사우스 생산량은 +0.3% 증가한 37 MMT으로 집계됐다.

기후·화재 피해와 생산 조정

최근 브라질에서는 가뭄과 과도한 고온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최대 산파울루(Sao Paulo)주에서 사탕수수 농작물 피해가 보고됐다. 사탕수수 산업단체 Orplana는 최대 2,000건의 화재 발생으로 인해 최대 80,000헥타르의 재배지에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고, Green Pool Commodity Specialists는 최대 5 MMT의 사탕수수 손실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정부의 작황 예측기관 Conab는 8월 22일 종전 예측 42.7 MMT에서 42 MMT으로 하향 조정했다. 은행·리서치 기관들도 수정을 단행했다. 예컨대 Rabobank는 9월 20일 예측을 40.3 MMT에서 39.3 MMT으로 낮췄고, Datagro는 월요일(기사 시점 기준)에 2024/25 센터-사우스 생산 추정치를 39.3 MMT에서 38.7 MMT으로 추가 하향 조정했다.


인도의 수출 규제와 재고 상황

수급 균형을 둘러싼 또 다른 핵심 변수는 인도의 수출 규제다. 인도 식품부는 8월 30일에 2024/25회계연도(11월 시작)를 위한 설탕의 에탄올 전용 생산 규제를 완화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만 이 조치가 결과적으로 인도의 수출 규제 연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인도 정부는 2023/24 공급연도 동안 설탕 비축량을 늘리기 위해 사탕수수를 에탄올 생산에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설탕 공장에 지시했다. 인도는 2023년 10월 이후 설탕 수출을 제한해 국내 공급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2/23 시즌(9월 30일까지)에는 총 6.1 MMT만 수출을 허용한 바 있다(직전 시즌에는 기록적인 11.1 MMT 수출).

산업계의 요구도 존재한다. Indian Sugar and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 (ISM)는 10월 3일 인도가 다음 시즌에 2 MMT의 수출 여력이 있을 것으로 추산하며 정부에 수출 규제를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 과거 통계로 보면 ISM은 5월 13일 발표에서 2023/24(10월~4월)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31.4 MMT였다고 보고했다. 또한 ISM은 9월 26일에는 2024/25 생산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33.3 MMT가 될 것으로 전망했고, 9월 30일 재고는 8.4 MMT로 5월 전망치 9.1 MMT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기구와 미 농무부의 엇갈린 전망

공급·수요의 구조적 균형을 놓고 국제기구·정부기관의 전망도 엇갈린다.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30일 발표에서 2024/25년 글로벌 설탕 적자를 -3.58 MMT로 예상했는데, 이는 2023/24년의 추정 적자 -0.2 MMT(-200,000 MT)보다 훨씬 큰 규모다. ISO는 2024/25년 글로벌 생산을 179.3 MMT로 전망해 전년의 181.3 MMT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3일 공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4/25 글로벌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86.024 MM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USDA는 같은 보고서에서 2024/25년 글로벌 인간 소비량을 전년 대비 +0.8% 증가한 178.788 MMT로 예상했으며, 2024/25년 말 글로벌 설탕 기말재고는 전년 대비 -4.7% 감소한 38.339 MMT(13년 최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영향 및 전망 — 체계적 분석

현재 설탕 시장은 달러 강세, 과도한 펀드 롱 포지션, 국가별 생산 전망의 상충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인에 의해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달러 인덱스의 강세는 단기적으로 가격 하방 압력을 가중시킨다. 둘째, 펀드의 대규모 순롱은 시장이 급락할 경우 빠른 롱 청산을 유발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셋째, 공급 측면에서는 태국과 인도의 생산 증가 기대가 가격을 약세로 유도할 수 있으나, 브라질의 기후 피해·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과 ISO가 제시한 글로벌 적자 전망은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기적 시나리오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펀드의 롱 청산이 촉발되면 가격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반대로 브라질의 생산 차질이나 인도의 수출 규제 강화(또는 규제 장기화)가 현실화되면 공급 부족 우려가 재부각되어 가격의 반등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중립적 전개로 국제기구(ISO)와 USDA의 전망처럼 상충된 신호가 공존하면 시장은 등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실무적 시사점

무역업자와 리스크 매니저는 달러 지표(DXY), 펀드의 COT 포지션, 주요 산지(태국·브라질·인도)의 기상·작황 리포트 및 각국의 수출정책 발표를 주시해야 한다. 특히 브라질 센터-사우스의 생산 지표와 인도의 수출 허용량 변화는 단기 가격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변수다. 상품 포지션을 관리하는 투자자들은 과도한 레버리지 노출을 자제하고, 상황에 따라 손절매(스톱 로스)와 헤지(선물·옵션)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결론

요약하면, 현재 설탕 가격은 달러 강세와 펀드의 과도한 순롱으로 인한 하방 압력이 존재하는 가운데, 국가별 생산 전망과 기후 리스크, 수출 규제 여부가 상충하고 있어 향후 방향성은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달러·포지션 청산·태국·인도의 생산 호조가 가격을 눌러 약세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있으나, 브라질의 기후 피해와 국제기구의 적자 전망은 중장기적으로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본 기사에 사용된 수치와 자료는 Barchart가 집계·보도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