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꺾인 커피 가격, 브라질·베트남 작황 변수와 재고 감소가 교차 압박

[커피 선물 시황]


미국 ICE 선물시장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5)는 9일(현지시간) -3.05센트(-0.79%) 하락한 파운드당 3.05센트에, 11월물 로부스타 커피(RMX25)는 -59달러(-1.33%) 떨어진 톤당 4,366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장 초반 달러지수(DXY00) 강세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과 선물 매도(롱 포지션 청산)를 부추기며 아라비카 가격을 4개월래 고점에서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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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카 선물 차트

다만 시장에는 여전히 작황 불확실성과 재고 감소가 맞물린 공급 우려가 남아 있다.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재배지인 미나스제라이스 주는 8월 30일∼9월 6일 강우량 ‘0’을 기록했는데, 이는 커피나무 개화기가 임박한 시점에서 과도한 건조로 해석돼 작황 피해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로부스타 선물 차트

한편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9일 68만5,945포대로 16개월 최저치를 경신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8월 28일 6,552로트로 1.5개월 최저를 찍은 뒤 9일 6,638로트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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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가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브라질·베트남의 생산 전망도 엇갈리며 공급 측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브라질 작황 전망 조정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는 지난주 2025년산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3,700만 포대에서 3,520만 포대로 -4.9% 하향했다. 총 커피 생산 전망치도 5,570만 포대 → 5,520만 포대(-0.9%)로 줄였다.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4일 발표에서 7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6% 감소한 1,160만 포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누적 수출은 1억1,561만5,000포대로 -0.3% 줄었다.


미·브라질 관세 갈등에 따른 미국 내 공급 차질

미국 수입업자들은 브라질산 원두에 부과된 50% 관세 탓에 신규 계약을 대거 취소하고 있다. 미국이 소비하는 비가공 커피의 약 1/3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미국 내 재고 타이트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반면 수확 압력은 단기적으로 가격을 누르고 있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쿠슈페(Cooxupé)는 9월 5일 기준 회원 농가 수확률이 97%에 달한다고 밝혔다. 리서치업체 사프라스&메르카도(Safras & Mercado)도 8월 20일 기준 브라질 전체 2025/26 수확률이 99%(로부스타 100%, 아라비카 98%)라고 전했다.

달러지수 차트

브라질 수출 급감

브라질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7월 비가공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t에 그쳤다. 세카페(Cecafe) 역시 7월 그린커피 수출이 -28% 줄어 240만 포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7월 누적 수출은 2,220만 포대(-21%)로 집계됐다.

베트남의 가뭄 피해와 생산 전망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 베트남은 2023/24년 생산량이 가뭄 탓에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t으로,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8월 커피 수출도 135만t으로 -17.1% 줄었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3월 12일 2024/25 생산 전망을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했으나, 베트남 통계청은 1∼8월 2025년 수출이 오히려 7.8% 증가했다고 밝혔다.


향후 공급·수요 전망과 전문가 시각

미 농무부 외국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세계 커피 생산사상 최대 1억7,868만 포대(+2.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가 +7.9% 늘면서 균형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스위스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850만 포대, 2024/25 결손을 550만 포대로 추정해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러 강세가 단기 조정을 이끌었지만, 기상 리스크와 재고 감소, 관세 변수까지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 의견*: 최근 달러지수가 고점을 갱신함에 따라 원자재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커피 시장은 ‘현물 타이트니스(tightness)’가 확인되고 있어 투기적 매도 후 재진입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특히 브라질 건조·베트남 가뭄이라는 구조적 공급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ICE 재고는 빠르게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용어 설명
아라비카·로부스타: 커피나무 품종으로, 아라비카는 향미가 뛰어나 프리미엄 원두로 분류되며 가격 변동성이 크다.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높고 인스턴트·에스프레소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ICE 재고: 미국 뉴욕 ICE 선물거래소가 인증한 창고 내 가용 원두 재고. 현물 인도 가능 물량이므로 선물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 선물 매수 계약을 보유한 투자자가 이익 실현 또는 손실 제한을 위해 매도해 포지션을 해소하는 행위.


기사 작성 시점(2025년 9월 10일) 기준, 필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한 어떤 증권에도 직접·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을 위함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