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물(CLZ25)이 화요일(현지시간) -0.49달러(-0.80%) 하락 마감했고, RBOB 개스올린 12월물(RBZ25)은 +0.0067달러(+0.35%) 상승 마감했 다. 유가는 달러 강세와 증시 약세라는 이중 악재에 눌리며 약세를 보였고, 휘발유 선물은 정제 마진 개선 기대에 소폭 올랐 다.
2025년 11월 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인덱스(DXY)가 3개월래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달러 표시 원자재인 원유 가격에 하방 압력이 가중됐 다. 같은 날 글로벌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경기 전망과 에너지 수요에 대한 자신감이 약화된 점도 유가 하락과 무관치 않았 다. 다만, OPEC+가 직전 일요일에 발표한 생산 증산 일시 중단 방침이 손실 폭을 제한하는 완충 역할을 했다.
정제 마진(크랙 스프레드)의 강세는 유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 다. 화요일 기준 크랙 스프레드는 2.5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크랙 스프레드가 높다는 것은 정유사가 원유를 매입해 이를 휘발유 및 중간유분(경유·제트연료 등)으로 정제할 유인이 커졌음을 뜻하며, 이는 원유 실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또한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군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개시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일부 유가를 지지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2위 산유국으로, 중대한 공급 차질 가능성은 심리에 민감하게 작용한다.
OPEC+는 일요일 회의에서 12월 산유량을 하루 13만7,000배럴(bpd) 증산하되, 2026년 1분기(Q1-2026)에는 추가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원유 초과공급의 조짐에 대응한 조치로, IEA(국제에너지기구)는 10월 중순 2026년 글로벌 원유 초과공급이 일일 400만 배럴로 사상 최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OPEC+는 2024년 초 시행한 일일 220만 배럴 감산을 단계적으로 복원 중이지만, 아직 120만 배럴 가량의 복원 물량이 남아 있다. 한편, OPEC의 9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40만 bpd 증가한 2,905만 bpd로, 2년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발 공급 변수도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최근 석 달 간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이 타격 대상이 됐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이 심화되고 원유 수출 능력도 제약을 받았다. 러시아 해상 석유제품 선적은 10월 첫 열흘 동안 하루 평균 188만 bpd로, 3.25년 이상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10월 말 기준으로 러시아 정제능력의 13%~20%가 손상돼, 산출이 최대 일일 110만 배럴까지 줄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대러 신규 제재가 러시아 석유기업·인프라·탱커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며 수출 물량을 억제했다.
보텍사(Vortexa)는 월요일 보고에서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10월 31일 종료 주간에 전주 대비 11% 감소한 8,691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부유식 저장 물량의 축소로, 트레이더들의 재고 운용이 보다 타이트해졌음을 시사한다.
변수는 미국 EIA 주간 재고다. 콘센서스는 수요일 발표 예정인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28만6,000배럴, 휘발유 재고가 -18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본다. 재고 감소는 단기적으로 유가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직전 수요일 EIA 자료에 따르면, 10월 24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5.8% 낮았고, 휘발유 재고는 -2.7%, 중간유분(디스틸레이트) 재고는 -8.4% 낮았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0.1% 증가해 사상 최고치인 일일 1,365.5만 배럴에 도달했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 집계에 따르면, 10월 31일 종료 주간 미국 가동 원유 굴착기 수는 전주 대비 -6기 감소한 414기였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래 최저치 410기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리그 수는 2022년 12월의 5.5년래 최고치 627기에서 가파르게 줄었다.
용어 해설·맥락
•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미국 대표 원유 벤치마크 선물로, 달러로 거래된다.
• RBOB 개스올린: 재포함 산소함유성 휘발유 선물로, 북미 휘발유 가격의 지표로 쓰인다.
• DXY(달러인덱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다. 달러가 강세면 달러 표시 원자재 가격에는 통상 하방 압력이 커진다.
• 크랙 스프레드: 원유를 정제해 제품으로 팔았을 때의 이론상 마진(정제마진) 지표로, 정유사의 원유 매수 의지와 정제 가동률에 영향을 준다.
• bpd(barrels per day): 일일 배럴 단위의 생산·소비·수출입 지표다.
• 디스틸레이트: 경유·제트연료 등 중간유분 제품군을 의미한다.
• 부유식 저장: 해상 유조선에 보관하는 재고로, 트레이딩·물류 사정에 따라 급감·급증할 수 있다.
시장 해설과 시사점
달러 강세는 원자재 가격에 역의 상관관계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어 유가에 즉각적인 압박을 준다. 여기에 증시 약세는 위험자산 전반의 심리를 위축시키며, 경기·수요 둔화 우려를 확대한다. 반면, 정제마진 개선과 러시아 공급 차질은 현물 수급을 타이트하게 만들어 가격 하락을 완화한다. OPEC+의 증산 일시 중단 시그널은 2026년으로 갈수록 커질 초과공급 전망 속에서도 공급 조절 능력을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EIA 재고와 달러 흐름이, 중기적으로는 OPEC+ 정책 경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리스크가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달러 강세, 정제마진, 러시아 공급 차질, OPEC+의 단계적 정책 변화, 그리고 미국 EIA 재고·생산 지표는 유가의 단기 변동성과 중기 추세를 설명하는 핵심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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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 작성 시점에서 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유가 증권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기사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한다. 자세한 기준과 정책은 Barchart의 공시 정책(Disclosure Policy)을 참조할 수 있다. 또한, 본문에 담긴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 개인의 것이며 Nasdaq, Inc.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