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이란 긴장 완화로 원유 및 휘발유 가격 하락

요약 : 3월물 WTI 원유와 3월물 RBOB 휘발유 선물이 목요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의 랠리와 미·이란 간 긴장 완화, 그리고 미국의 약한 고용 지표가 시장의 성장 및 에너지 수요 전망을 하향시킨 요인이다.

3월물 WTI 원유 선물(CLH26)은 목요일 장 마감에서 -1.85달러(-2.84%) 하락 마감했으며, 3월물 RBOB 휘발유 선물(RBH26)은 -0.0386달러(-1.96%) 하락 마감했다. 이날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특히 달러 인덱스(DXY00)가 1.5주 만에 최고치로 랠리한 영향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26년 2월 5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완화된 점도 원유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이와 함께 당일 발표된 미국의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시장 지표는 경제 성장과 에너지 수요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강화했다.

미·이란 간 긴장 완화는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Araghchi)가 오만 무스카트에서 금요일에 미국과 핵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전날 수요일에는 Axios의 보도로 미국이 이란의 회의 장소·형식 변경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지자 원유 가격이 급등했다. 당시 보도는 미국이 군사적 대응을 단행할 가능성을 높였고, 이는 주요 해상 운송로의 교란 및 이란의 하루 330만 배럴(bpd) 규모 원유 생산 차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목요일 발표된 미국의 노동 관련 지표는 대체로 악화됐다. Challenger의 자료에 따르면 1월 해고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7.8% 증가한 108,435건으로 나타나 2009년 이후 1월 기준 최대치였다. 또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000명 증가한 231,000건으로 8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 JOLTS(구인·이직 보고서)의 구인 건수는 예상과 달리 -386,000건 감소한 654만2천 건으로 최근 5.25년(약 5년 3개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배경 및 시장 영향 분석

지난 주 목요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발언으로 원유가 5.75개월 만에 최고치로 급등한 바 있다. 트럼프는 중동에 배치된 미 해군 함정들이 이란과 핵 합의에 실패할 경우 “

필요하다면 신속하고 강력하게(with speed and violence, if necessary)

”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이란(세계 원유 생산량에서 OPEC 내 4위 생산국)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며 호르무즈 해협 차단 등 공급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해로다.

동시에 트럼프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에 대한 합의 대가로 인도에 대한 관세 인하를 약속하겠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 이후 러시아산 원유의 인도 항구 도착량은 12월 기준 약 120만 bpd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공급 이동은 세계 원유 흐름에 변화를 주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 증가도 글로벌 공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월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80만 bpd로 12월의 49.8만 bpd에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국면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공격으로 공급 차질 요인을 제공하고 있어 상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기구 및 에너지 동향 지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 전망치를 381.5만 bpd에서 370만 bpd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1월 13일 발표에서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지난달의 13.53만 bpd에서 13.59만 bpd로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치는 95.68 쿼드릴리언 Btu에서 95.37 쿼드릴리언 Btu로 하향 조정했다.

원유 저장과 관련해 Vortexa는 1월 30일로 끝난 주 기준으로 최소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6.2% 하락한 1억 300만 배럴(103.00 million bbl)이라고 보고했다. 이는 단기적 재고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 중 하나다.

또한 OPEC+는 2026년 1분기까지 생산 증가를 중단하기로 한 기존 계획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회의에서 OPEC+는 12월에 +137,000 bpd를 증산한 뒤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신흥 글로벌 원유 잉여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OPEC은 12월 원유 생산을 +40,000 bpd 증가한 2,903만 bpd로 보고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총 220만 bpd의 감산을 복원하려고 하나, 아직 복원해야 할 물량이 약 120만 bpd 남아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제재 영향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6개월 동안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제한해 왔다. 11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는 발틱해에서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확대했으며,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더불어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는 러시아 석유회사·인프라·유조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을 제약했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 공급을 줄여 가격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재고 및 생산 지표

수요일 발표된 EIA 보고서는 1월 30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보다 -4.2% 적음, (2) 휘발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3.8% 많음, (3) 증류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2.2% 적음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3.5% 감소한 1321.5만 bpd로 14개월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11월 7일 기록한 1386.2만 bpd의 최고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Baker Hughes는 1월 30일로 끝난 주간 기준 미국 내 활동 중인 원유 시추(리그) 수가 411대로 전주와 동일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4.25년(약 51개월) 최저치인 406대(12월 19일 주)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이나, 2022년 12월의 627대(약 5.5년 최고치)보다는 크게 감소한 수치다.

용어 설명 : 본문에 등장한 주요 용어와 약어는 다음과 같다.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로, 달러 강세는 통상적으로 달러로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RBOB는 휘발유 선물의 주요 계약명 중 하나로 미국 표준 휘발유 규격을 반영한다. bpd는 하루 배럴 수(Barrels per day)를 의미한다. JOLTS는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 보고서(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를 뜻한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 IEA는 국제에너지기구,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을 의미한다.

향후 전망과 시장 영향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지정학적 긴장 완화가 원유 및 정제제품 가격에 즉각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의 추가 강세는 비(非)달러 보유국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원유 수요를 둔화시키고, 리스크 프리미엄이 축소되면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과 서방의 제재,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인한 러시아 정유·수출 인프라 손상은 공급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 가격 상방 요인으로 남는다.

수급 측면에서 OPEC+의 1분기 증산 중단 결정과 베네수엘라·러시아·미국의 생산 및 수출 변화가 상충하는 가운데, 국제기구(IEA·EIA)의 생산·수요 전망치 변화와 선박 저장량(유조선 재고) 지표는 향후 가격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만약 미국의 고용 지표 개선과 함께 경제 성장 기대치가 회복된다면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반등할 여지가 존재한다. 반대로 고용시장 약화가 지속돼 수요 우려가 확대될 경우 공급 측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및 산업계가 주목할 점 : 단기적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달러 지수의 움직임, 미·이란 외교 일정(예: 무스카트에서의 회담 결과), 미국의 고용 지표(실업수당 청구, JOLTS 등)와 같은 거시 지표 발표 일정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산업적 관점에서는 정유 설비 가동률, 유조선 정박 재고 변동, OPEC+ 회의와 산유국의 실제 생산·수출 데이터가 중장기적 공급 상황을 결정할 핵심 요소이다.


본 기사에 인용된 통계와 수치는 바차트(Barchart) 및 관련 기관(IEA, EIA, Baker Hughes, Vortexa, 로이터 등)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기사 작성 시점에 집계된 각 수치와 발표 내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