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동향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 선물은 7월 31일(현지 시각) 기준 전일 대비 1.06% 하락한 배럴당 0.74달러 내린 68.87달러※1에 마감했다. RBOB 가솔린(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 9월물 역시 1.28% 떨어져 갤런당 2.174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DXY)가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유가가 압박을 받았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져 수요가 감소하는 구조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글로벌 성장세를 둔화시켜 에너지 수요를 약화시킬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관세 확대가 교역량 감소로 이어질 경우 원유·정제 제품 소비가 동반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 지표 호조에도 유가 하락
동일 날짜 발표된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000건 증가한 21만8,000건으로 예상치(22만4,000건)보다 적었다. 또 7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개월 만에 최고치인 47.1을 기록해 전망치 42.0을 상회했다.
유로존 6월 실업률은 6.2%로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했고, 일본 6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7% 증가해 예상치(-0.8%)를 뒤집었다. 이러한 노동시장과 생산지표의 호조는 원칙적으로 원유 수요를 지지하지만, 달러 강세와 관세 불확실성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러시아산 원유 제재와 공급 쇼크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10일 내 휴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에너지 수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28일 경고했다. JP모건체이스는 러시아산 원유에 세 자릿수 관세가 부과될 경우, OPEC의 유휴 생산능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공급 쇼크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해 ▲20개 은행을 SWIFT에서 추가 배제 ▲타국 정제 러시아 석유제품 제한 ▲로즈네프트 지분이 있는 인도 대형 정유소 블랙리스트 등 새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또한 러시아 ‘그림자 선단’ 소속 선박 105척을 추가 제재해 총 400척 이상이 규제 대상이 됐다.
OPEC+ 증산 속도 조절 시사
“OPEC+는 9월 54만8,000배럴/일 증산 이후 10월부터 추가 증산을 멈추는 방안을 논의 중” (7월 10일, 블룸버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분기 하루 100만 배럴씩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2025년 4분기엔 소비 대비 1.5% 규모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7월 5일 OPEC+는 8월부터 54만8,000배럴/일 증산하기로 합의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카자흐스탄·이라크 등 초과 생산국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2026년 9월까지 220만 배럴/일 감산분을 단계적으로 복구할 예정이다.
이라크·터키 파이프라인 재가동 기대
이라크 정부는 쿠르드 자치정부의 원유 수출 재개 계획을 승인했다. 2023년 3월부터 중단된 이라크-터키 파이프라인이 가동되면 하루 23만 배럴이 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이라크는 OPEC 내 두 번째로 큰 산유국이다.
해상 저장 증가·미국 원유 생산 동향
Vortexa 자료에 따르면 7월 25일 주간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탱커에 저장된 전 세계 원유가 전주 대비 23% 증가한 8,499만 배럴에 달했다. 해상 재고 증가는 초과 공급 신호로 간주돼 유가 하방 압력으로 연결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7월 25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5.6% 낮고, 가솔린·디젤 재고도 각각 0.7%, 15.2% 낮다고 발표했다. 주간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1,331만4,000배럴로 역대 최고치(2024년 12월 첫째 주 1,363만1,000배럴)에 근접했다.
베이커휴스(Baker Hughes)는 7월 22일 주간 미국 원유 시추 rig 수가 전주 대비 7개 줄어든 415기로, 3년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 기록한 627기 대비 크게 감소한 수치다.
관련 용어 해설
WTI(West Texas Intermediate): 미국 텍사스 서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대표 기준유다. 국제 유가 지표로 활용된다.
RBOB 가솔린: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산소 첨가 전 단계의 가솔린 기초유를 가리킨다. 미국 환경 규제에 맞춘 저배출 가솔린이다.
DXY(달러 인덱스): 미국 달러를 6개 주요 통화 바스켓과 비교해 산출한 지수다. 달러가치 상승은 일반적으로 달러표시 상품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1) 종가 기준 가격은 기사 작성 시점의 인터컨티넨털거래소(ICE) 데이터를 사용
면책 및 정보 출처
본 기사에 언급된 데이터는 모두 Barchart, EIA, Vortexa, 베이커휴스 및 IEA가 2025년 7월 말까지 공개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투자 판단은 독자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