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 미·중 무역 긴장 완화 속 소폭 상승

[환율·금시장 동향] 달러 인덱스 0.15%↑…안도감 속 제한적 랠리

미국 달러 가치가 주간 첫 거래일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21일(현지시간)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15% 오른 105.37로 마감했다. DXY는 미국 달러를 유로·엔·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로 산출하는 지수로,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전반적 강세·약세를 가늠하는 대표적 척도다.

2025년 10월 2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중 무역 긴장 완화가 달러 매수 심리를 지지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

중국과의 관계는 잘 풀릴 것이며, 우리는 괜찮을 것이라고 본다

”고 발언했다. 시장은 이를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를 완화시키는 재료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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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Zions BancorpWestern Alliance Bancorp를 둘러싼 대출 사기 의혹이 다른 금융사로 번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권 불안이 국지적 사건에 머무르면서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달러 상승폭은 제한됐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동반 급등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일부 약화된 데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달러 약세 재료로 작용한 것이다. 셧다운 장기화는 연방정부 지출을 제약해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달러 수요를 둔화시킬 위험이 있다.

금리 선물시장은 10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25bp) 추가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99%로 반영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통상 달러 가치 하락 요인이나, 타 중앙은행과의 정책 차별화가 달러를 일정 부분 방어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로·엔화 동향

같은 날 유로/달러 환율은 0.09% 하락한 1.0540달러선을 기록했다. 독일 9월 생산자물가(PPI)는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1.7%로 예상을 밑돌았다(+0.1%·-1.5% 예상). 물가 압력이 약화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 여지가 커졌다는 점이 유로 약세를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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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S&P글로벌은 지난주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을 A+로 한 단계 하향했다(종전 AA-). “2025 회계연도 예산안이 제출됐음에도 재정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것이 이유다. 등급 하락은 유로화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파생상품시장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추가 인하 가능성을 2%만 반영하고 있어, 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유로 낙폭을 제한했다.

달러/엔 환율은 0.06% 상승한 150.18엔에 거래됐다. 3%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니케이225 지수가 안전자산 수요를 둔화시키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였다. 일본 집권 자민당(LDP)과 일본유신회는 연정 합의를 통해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을 차기 총리로 추대하기로 했다. 시장은 그의 확장 재정 기조가 국채 발행 확대, 즉 엔화를 희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일본은행(BOJ) 정책위원 다카타 하지메는 “물가 안정 목표가 거의 달성된 만큼 지금이 기준금리 인상의 적기”라고 밝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엔화 낙폭을 일부 되돌렸다.


금·은 가격 급등

12월 인도분 COMEX 금 선물은 온스당 4.47%(+146.10달러) 오른 4,358.20달러, COMEX 은 선물은 2.55%(+1.271달러) 상승한 51.07달러에 마감했다. 금·은 가격은 전주 기록한 사상 최고치 바로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이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미·중 통상 갈등 불씨를 방어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금속 시장으로 자금을 이동한 결과다. 또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 프랑스·일본 정치 리스크, 지정학적 불안이 금·은의 매력을 높였다.

금·은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금 ETF 보유량은 3년 만의 최고치를, 은 ETF 보유량은 3년 3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된 펀드로, 실물 금속 가격과 연동돼 소액 투자자들도 금·은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전문가 해설 및 용어 설명

달러 인덱스(DXY)는 1973년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달러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도입한 지수로, 유로화(57.6%), 엔화(13.6%), 파운드화(11.9%), 캐나다달러(9.1%), 스웨덴크로나(4.2%), 스위스프랑(3.6%) 등 6개 통화 바스켓을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수치가 상승하면 달러 강세, 하락하면 달러 약세로 해석한다.

스왑시장의 ‘인하 확률’은 금리 스왑·선물 가격을 기초로 산출한 통계로,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기준금리 변화를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예컨대 ‘99% 확률’은 사실상 시장이 25bp 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는 의미다.

또한 셧다운(Shutdown)은 미국 의회의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연방정부가 ‘부분 업무 중단’ 상태에 들어가는 현상을 말한다. 비필수 공무원의 급여 지급이 중단되고, 각종 정부 서비스가 차질을 빚어 경제에 연간 최대 0.3%p의 성장률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미 의회예산국(CBO) 추산


기자 전망

향후 달러 흐름은 연준의 실제 금리정책, 미·중 협상 진전, 그리고 셧다운 해결 속도의 3대 변수에 좌우될 공산이 크다. 연준이 10월 금리 인하 후 추가 완화에 신중해지고, 미·중 간 관세 철회 논의가 속도를 낸다면 달러 고점 논쟁이 재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셧다운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달러 강세 모멘텀이 구조적 약세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경계도 필요하다.

금·은 가격은 안전자산 수요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일부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실물·ETF 수요가 지속되는 한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실버(은)의 50달러선 돌파 여부가 금·은 동반 랠리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시장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달러와 금 시장이 각기 다른 위험관리 수단임을 인식하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