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발 — 미국 달러화는 2월 10일(현지시간)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큰 폭의 하락을 보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일본 엔화(¥)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압승 이후 얻은 상승분을 유지했다.
2026년 2월 1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은 미국의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들을 앞두고 움직였다. 투자자들은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변화 가능성과 더불어 각국의 통화정책·재정정책에 대한 신호를 촉각으로 지켜보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GBP·USD)는 전일 큰 변동성 이후 아시아 초반에 안정세를 보였다. 파운드는 전 거래일 0.6% 상승한 뒤 $1.3682에서 거래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의 위기와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본 엔화는 미국 달러당 ¥155.85에서 거래돼 전날 기록한 0.8% 강세를 유지했다. 당일 당국의 구두 경고(Verbal warnings)1가 엔 강세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이치 총리의 승리 직후 즉각적으로 엔화는 약세로 반응했으나, 당국의 발언이 단기적인 반등을 이끌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장기적으로는 엔화의 약세를 예상하고 있다. 다카이치 내각의 재정정책 방향이 곧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다카이치가 2025년 10월 LDP(자민당) 대표직을 맡은 이후 엔화는 약 6% 하락했다.
“재정정책이 다카이치 체제에서 보다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엔은 궁극적으로 재강세를 재개할 것이다. 우리는 연말까지 달러·엔을 164로 전망한다.”
— 캐롤 콩(CAROL KONG), 커먼웰스 은행 통화전략가
다만 엔화는 다른 통화 대비 최근 손실 일부를 만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프랑과 유로에 대해서는 화폐 약세 흐름으로 돌아섰다. OCBC 전략팀은 메모를 통해 “재정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보다 지속적인 엔화 약세 반전이 멈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은행(BoJ)의 보다 강경한(긴축적) 톤도 기대 심리를 고정하고 USD/JPY의 보다 지속적인 하락(つまり 엔화 강세 유지)을 유도할 수 있다.”
유로화(EUR·USD)는 월요일 0.85% 급등한 데 따른 조정으로 소폭 하락해 $1.19에서 거래됐다. 미국 달러를 여섯 통화와 비교해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96.952로 1주일 내 저점 부근에서 움직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이 자국 은행에 미국 국채 보유를 다각화하도록 촉구했다는 보도가 달러 약세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해당 보도는 미·중 간 자본배치·외환보유 구성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상기시켰다.
데이터 중심의 한 주
이번 주 투자자들의 초점은 최근 종료된 사흘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다소 연기된 미국의 고용과 소비자물가지수(CPI) 월간 보고서에 맞춰져 있다. 특히 1월 비농업고용지표(Nonfarm Payrolls)와 CPI가 향후 금리 경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백악관 수석 경제보좌관 케빈 해셋(Kevin Hassett)은 월요일 향후 몇 달간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노동력 성장 둔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해 고용지표의 향방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 투자자들은 노동시장 약화의 진폭과 지속성을 가늠하려 한다.
“시장은 내일 발표될 비농업고용(NFP)과 이후 발표될 CPI를 포함한 일련의 핵심 미국 데이터에 집중할 것이다.”
— 커먼웰스 은행의 캐롤 콩
로이터 통신의 폴에 따르면 1월 비농업고용은 +70,000명 증가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집계됐다(Reuters poll 기준). 커먼웰스 은행은 컨센서스보다 낮은 고용수치가 달러에 대한 하방 압력을 지속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올해 연방준비제도의 두 차례 금리 인하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첫 인하는 6월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지명되면서 미국 정책 기조의 변화를 앞두고 시장의 긴장감은 아직 남아 있다.
기타 통화 동향으로 호주 달러(AUD·USD)는 $0.7079로 0.2% 하락했으며, 뉴질랜드 달러(NZD·USD)는 $0.6045로 0.2% 내렸다.
용어 설명
비농업고용(Nonfarm Payrolls)은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 변화를 보여주는 주요 고용지표로, 노동시장의 온도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다. 이 수치가 경제활동과 임금압력, 궁극적으로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외환·채권·주식 시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달러 인덱스(Dollar Index, DXY)는 미 달러를 주요 6개 통화(유로, 엔, 파운드 등) 대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다. 지수가 하락하면 달러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구두 경고(Verbal warnings)는 중앙은행이나 재정부 등 당국자가 시장에 행정적·정책적 신호를 주기 위해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을 말한다. 직접적인 통화정책 변경 없이도 시장 심리를 빠르게 흔들 수 있다.
전망 및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 달러는 이번 주 발표될 고용지표와 CPI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비농업고용이 예상치인 70,000명을 밑돌거나 CPI가 예상보다 둔화될 경우, 달러는 추가 약세를 보이며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될 수 있다. 반대로 고용과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면 달러는 반등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엔화의 경우, 다카이치 총리의 재정정책 방향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핵심 변수다. 다카이치 체제에서의 재정완화(대규모 재정지출 예상) 전망이 현실화하면 엔화는 중장기적으로 압박을 받을 여지가 크다. 커먼웰스 은행의 엔화 전망(연말 달러·엔 164)은 이러한 재정완화와 글로벌 금리차를 근거로 제시된 합리적 시나리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당국의 구두 경고나 일본은행의 정책 시그널에 따라 급격한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의 미 국채 다각화 보도는 글로벌 달러 수요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약 중국이 실제로 보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이는 장기적으로 달러의 기초수요에 부담을 줄 수 있으나 단기간 내 즉각적이고 큰 영향을 주기보다는 점진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이번 주의 핵심 데이터들이 달러의 단기 방향을 결정할 것이며, 일본의 정치·재정 변화와 각국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이 엔화와 주요 통화들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데이터 발표 전후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하며, 특히 옵션·헤지 전략과 유동성 관리가 중요해 보인다.
1 구두 경고는 공식적 긴축 조치가 아니므로 시장이 단기적으로 과민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