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수 소폭 하락 마감…약세 심리 지속

달러지수(DXY)는 2.75개월 저점을 기록한 뒤 반등했지만 전일 대비 대체로 소폭 변동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최근 발표된 미국 실물지표에도 불구하고 연준(Fed)의 완화 기대 축소가 달러의 추가 상승을 제한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2025년 12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지수는 수요일 장중 2.75개월 저점으로 하락했으나 이후 일부 회복하며 거의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성장률 지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련 확률 변화 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혼재된 신호를 보였다. 12월 20일로 끝난 주간 실업보험(초기)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10,000건 줄어든 214,000건으로 집계되어 예상치(224,000건)보다 강한 고용지표를 시사했다. 반면 계속(연속) 실업청구건수는 +38,000건 증가한 1,923,000건으로 상향 조정된 이전치(1,885,000건 수정치, 예비치 1,897,000건)를 웃돌아 고용의 일부 약화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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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책·중앙은행 기조

중국 인민은행(PBOC)은 분기 통화정책회의 직후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PBOC는 부동산 시장 약세, 내수 둔화, 대미 무역 마찰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갑작스러운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하며 장기적 안정성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위안화 및 글로벌 달러 흐름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 기대 측면에서는 향후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 차이가 달러의 구조적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2026년 경 약 -50bp(베이시스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반면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로 +25bp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책금리 전반의 차이는 장기적으로 통화별 금리차 및 자본흐름에 영향을 미쳐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기반을 제공한다.

또한 연준은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12월 중순부터 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단기국채(T-bills)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유동성 공급은 달러에 하방압력을 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한 후보 지명이 비둘기파적(dovish) 인사를 지목할 것이라는 우려도 달러 약세 심리를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인 케빈 해싯(Kevin Hassett)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그를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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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엔화 및 유럽중앙은행(ECB) 입장

EUR/USD는 -0.11% 하락했다. 유로화는 이번 주 ECB 인사들의 발언으로 지지를 받았다. ECB 집행이사회의 야니스 스토우르나라스(Yanis Stournaras)는 화요일에 ECB가 현재의 위치에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책 방향을 유연하게 바꿀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예상보다 더 낫거나 더 약한 위치에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라고 발언했다.

또한 ECB의 게디미나스 심쿠스(Gediminas Simkus)는 현 금리 수준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면서

“현재와 단기, 중기 인플레이션이 모두 2%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금리는 중립 수준으로 여겨진다”

고 말했다. 피터 카지미르(Peter Kazimir)는 현 금리 수준에 안도감을 표하면서도

“물가가 목표에 근접하고 경기 확장이 이어지는 현재 국면은 다소 취약하다”

며 관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리스크가 남아있음을 경고했다. 시장의 금리스왑은 2026년 2월 5일 개최될 다음 정책회의에서 ECB가 +25bp 인상을 단행할 확률을 약 3%로 반영하고 있다.

USD/JPY 및 일본 통화정책

USD/JPY는 -0.14% 하락했다. 일본의 재무대신 카타야마 사츠키(Satsuki Katayama)는 외환시장의 펀더멘털과 괴리된 통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일본이 개입할 ‘자유로운 권한(free hand)’이 있다고 발언해 엔화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 엔화는 지난 금요일 BOJ의 +25bp 금리 인상의 영향과 더불어 지지받았으며,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은 월요일에 26년 만에 최고치인 2.073%를 기록했다. 시장은 2026년 1월 23일 BOJ의 다음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반영할 확률을 사실상 0%로 보고 있다.

금·은 등 귀금속 동향

2월물 COMEX 금 선물은 수요일 종가 기준 -2.90달러(-0.06%) 하락했고, 3월물 은 선물은 +0.548달러(+0.77%) 상승했다. 금과 은은 수요일 장중 근접 선물차트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달 급등에 따른 일부 롱 포지션 청산(롱 리퀴데이션)으로 인해 되돌림이 나타났다.

달러 강세 기대 축소는 금 가격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했으며, 특히 미국 3분기 실질 GDP가 +4.3%로 발표되면서 다음 FOMC에서의 금리인하 확률이 기존 20%에서 16%로 낮아진 점이 금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같은 GDP 수치가 산업계의 원자재 수요(특히 산업용 금속 수요)를 지지하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일부 금속(산업금속)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귀금속의 근본적(펀더멘털) 강세 요인

귀금속 가격의 상승 배경으로는 연준의 유동성 공급(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T-bills 매입), 지정학적 리스크(미국의 베네수엘라 연루 유조선 압류 우려, 우크라이나가 지중해에서 러시아 그림자 함대 탱커에 타격을 가한 사건 등), 그리고 2026년 완화적 통화정책 가능성(대선에 따른 연준 의장 지명 이슈)이 거론된다.

중앙은행의 금 수요도 가격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중국 인민은행 보유 금고는 11월에 30,000온스 증가하여 74.1백만 트로이온스가 되었고, 이는 PBOC가 13개월 연속으로 외화보유고 내 금 보유량을 늘린 것이다. 세계금협의회(World Gold Council)는 3분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순매수가 220메트릭톤(MT)으로, 이는 2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펀드수요 측면에서도 은(실버) ETF의 순롱 포지션이 화요일 기준 3.5년 만의 최고치로 상승했으며, 금 ETF의 보유량은 최근 두 달간 회복되어 10월의 3.25년 최고치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용어 설명

달러인덱스(DXY)는 주요 통화(유로, 엔, 파운드 등)에 대한 미국 달러의 가치 변화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스왑(swap) 시장은 금리 기대를 반영해 향후 정책금리 변화 확률을 가격에 반영하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베이시스포인트(bp)는 금리의 변동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롱 리퀴데이션(long liquidation)은 상승을 노린 매수 포지션이 청산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시장·정책 시사점 및 전망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성장지표 호조와 고용지표의 혼재가 달러의 방향을 제한하고 있으며, 연준의 유동성 공급 정책과 정치적 변수(차기 연준 의장 지명 전망)는 달러의 추가 약세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환율과 자산가격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예컨대, BOJ의 금리 정상화가 이어질 경우 엔화는 장기적으로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는 달러 약세로 연결되어 금·은 같은 안전자산과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적 변동성이 큰 가운데 포지션 관리와 리스크 헤지 중요성이 커진다.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면 원자재 및 귀금속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화될 수 있으며, 반면 예상치 못한 경기 호전이나 인플레이션 재가열 시 달러가 재강세를 보일 수 있으므로 시나리오 기반의 분산투자과 함께 금리·환율 민감도 분석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기타 참고 사항

기사 작성일 기준으로 이 보도를 작성한 기자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본문에 포함된 수치와 각국 중앙은행 발언은 보도 시점의 공시·발표자료 및 시장반응을 종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