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수(DXY)는 2월 13일(미국 시각) 이후 소폭 하락세를 이어가며 금요일 장에서 -0.01%로 마감했다. 미 1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완만한 상승을 보이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재개에 대한 관측이 부각되며 달러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또한 주식시장의 회복은 달러에 대한 유동성 수요를 줄여 달러 약세를 촉발했다.
2026년 2월 17일, 나스닥닷컴(바차트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4%로 집계되어 시장 기대치인 +2.5%를 하회했으며 이는 7개월 내 가장 느린 상승률이다. 근원 CPI(식품·에너지 제외)는 전년 대비 +2.5%로 시장 예상과 일치했고 이는 약 4년 9개월(4.75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달러의 최근 흐름 배경
달러는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달러 약세에 대해 ‘편안하다’고 언급)에 영향을 받아 4년 저점까지 하락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자본을 회수하는 움직임, 재정적자 확대와 재정 지출 증가 우려, 정치적 분열 심화 등이 달러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선물(스왑) 시장은 3월 17~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10%로 반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2026년 중 약 -50bp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가운데, 반대로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로 +25bp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에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금리 전망의 차이는 통화별 상대적 강약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이다.
유로·엔 등 주요 통화 움직임
EUR/USD는 금요일 -0.02% 하락했다. 이는 10년 만기 독일 국채(분트) 금리가 2.737%로 2.25개월 만의 저점까지 하락하면서 유럽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된 영향이다. 다만 독일의 1월 도매물가지수(WPI)가 월간 +0.9%로 1년 만에 최대 상승을 기록해 이는 ECB의 통화정책에 대해 다소 완화적이 아닌(매파적) 신호로 작용해 유로의 낙폭을 제한했다. 시장은 3월 19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약 5%로 보고 있다.
USD/JPY는 금요일 +0.03% 소폭 상승했다. 엔화는 이번 주 초 2주 최고 수준까지 반등했는데, 일본의 다카이치 총리가 식품 소비세 인하가 채무 발행 확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발언하면서 재정 우려가 완화된 것이 엔화 강세로 작용했다. 다만 일본은행(BOJ) 이사 다무라 나오키(田村直樹)의 매파적 발언(이번 봄 금리 인상 조건이 갖춰질 수 있다는 언급)은 엔화의 추가 약세를 억제했다.
다무라 나오키 BOJ 이사는 “만약 올해 임금 상승이 세 번째 연속으로 목표와 부합한다는 점이 높은 확실성으로 확인된다면, 이른바 이번 봄에 물가안정 목표 2% 달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3월 19일 BOJ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약 20%)을 반영하고 있다.
금·은 등 귀금속 급등
4월물 COMEX 금(GCJ26)은 금요일 +97.90 달러(+1.98%)로 마감했으며, 3월물 COMEX 은(SIH26)은 +2.282 달러(+3.02%) 급등했다. 이는 미국 1월 CPI가 예상보다 약화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기대가 높아졌고, 전 세계 채권 수익률이 하락한 점이 귀금속 수요를 자극한 결과다. 또한 미 관세·지정학적 리스크(이란·우크라이나·중동·베네수엘라)와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 대규모 재정적자 우려가 안전자산 수요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금 보유량은 1월에 +40,000 온스 증가해 총 74.19백만 트로이온스가 됐으며, 이는 PBOC가 15개월 연속 금 보유를 확대한 것이다. 중앙은행의 강한 금 수요는 금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또한 12월 10일 FOMC의 월간 월 400억달러 유동성 공급 발표 이후 금융시스템 내 유동성 증가가 가치 저장수단으로서 금·은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참고로 금·은은 1월 30일 케빈 워시(Keven Warsh) 전 연준 인사(트럼프 행정부에서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 발표됨)에 따른 매도 압력으로 고점에서 급락한 바 있다. 워시는 보다 매파적 성향으로 평가되어 심리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켰다. 또한 최근의 변동성으로 인해 거래소들이 금·은의 증거금(마진) 요건을 상향 조정하면서 롱포지션이 청산된 점도 가격 급락을 초래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측면에서는 금 ETF의 순매수 포지션이 1월 28일 기준 3.5년 만의 최고에 달했고, 은 ETF의 순매수는 12월 23일 3.5년 만의 최고에 도달한 뒤 일부 청산으로 인해 최근에는 2.5개월 최저 수준까지 내려간 것으로 보고됐다.
기술적·구조적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용어의 간단한 해설은 다음과 같다. 달러지수(DXY)는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의 상대적 강약을 보여주는 지표다. CPI(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가 구매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이며,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다. 스왑(swap) 시장의 확률은 금리 선물가격을 통해 특정 금리결정(인하·인상)의 기대 확률을 추정한 값이다. 분트(bund)는 독일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뜻하며 유럽 장기금리의 대표적 지표이다. COMEX는 뉴욕상품거래소 산하 금속선물 거래소로 금·은 선물의 대표적 거래소다.
향후 경제·금융시장에 대한 체계적 분석
첫째, 미국 물가 지표가 완만하게 둔화되는 흐름이 지속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시점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달러 약세와 금·은 등 비(非)수익 자산의 강세를 촉진할 것이다. 다만 스왑시장의 단기 확률(3월 회의에서의 10% 수준)은 아직 낮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상존한다.
둘째, 일본은행의 금리 정상화(인상 가능성)가 진행되면 엔화의 상대적 강세 전환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BOJ가 실제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글로벌 금리 역학이 변화해 달러·엔 환율과 글로벌 채권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현재 시장은 3월 BOJ 회의에서 약 20%의 인상 확률을 반영하고 있어 정책 변화의 신뢰도가 아직 높지 않다.
셋째, ECB의 관망 기조는 유로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으나 독일의 도매물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신호가 재차 확인되면 ECB의 스탠스가 강화돼 유로가 방어받을 수 있다. 현재 시장은 3월 ECB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극히 낮게(약 5%) 보고 있다.
넷째, 귀금속 시장은 유동성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중앙은행의 매수 등 구조적 수요 요인이 결합되어 있으며, 물가 하락·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릴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 다만 단기적 트레이딩에서는 금리 변동성, ETF 자금흐름, 거래소의 증거금 정책 변화가 가격 변동을 야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정치적 불확실성은 외국인 자금의 유출을 촉발해 달러 약세를 지속화시킬 위험이 있다. 이는 자본유출-통화약세-자산재평가(특히 실물자산·귀금속)라는 연쇄 효과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약 및 시사점
종합하면, 2026년 1월 미국의 CPI 둔화와 연준의 완화적 전환 기대가 달러에 부담을 주고 금·은 등 귀금속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BOJ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 ECB의 물가 흐름, 그리고 단기적 시장 심리에 따라 향후 환율과 금리·자산가격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 모두 금리 전망, 중앙은행의 스탠스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