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수, 기본 펀더멘털 약화로 주간 하락…금·은 신기록 경신

달러지수(DXY)는 금요일 장중에는 큰 변동 없이 마감했으나 주간 기준으로는 -0.6% 하락했다. 달러는 주간 내내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는데, 이는 같은 주 화요일 발표된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비 +4.3%로 예상보다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현상이다. 시장은 화요일 GDP 발표 이후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25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당초 20%에서 13%로 낮췄으나, 이후 다시 상승해 현재 약 20% 수준이다.

2025년 12월 27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의 기조 약세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2026년 약 -50bp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로 +25bp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이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에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전망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분석됐다. 또한 연준이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를 확대하면서 달러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주요 유동성 공급 조치로서 연준은 12월 중순부터 매월 $400억 규모의 단기 국채(T-bill)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지명 계획이 달러에 추가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연준 의장을 2026년 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며, 블룸버그는 국가지경제위원회(NEC) 책임자인 케빈 해셋(Kevin Hassett)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시장은 해셋을 비교적 온건(비둘기) 성향의 인사로 판단해 달러에 약세 요인으로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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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와 군사·안보 행위도 달러와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목요일에 나이지리아 내 ISIS 표적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으며 이는 나이지리아 정부와의 정보·안보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나이지리아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ISIS가 기독교인을 살해하는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나이지리아 내 표적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제재 대상 유조선인 Bella 1호를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되돌아가도록 강제해 대서양으로 이동시켰다. 미군은 베네수엘라 관련 제재 유조선에 대한 차단 작전의 일환으로 해당 선박을 그림자(추적)하고 있었다. 미군은 일요일에 바베이도스 인근에서 Bella 1에 탑승을 시도하려 했으나, 선박은 대서양 쪽으로 이동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협상 가능성도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일요일에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고, 20개 항목의 평화 계획이 약 90% 준비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 계획은 트럼프와의 회담 결과와 러시아·유럽의 입력 없이는 최종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측에서는 해당 20개 항목이 많은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달러(EUR/USD)는 주간에 +0.03% 상승했다. 유로화는 이번 주 초 ECB 위원들의 발언으로 지지를 받았다. ECB 집행위원회(거버닝 카운슬) 위원인 야니스 스투르나라스(Yannis Stournaras)는 화요일에 ECB가 “좋은 위치에 있다(“good place”)며 정책을 어느 방향으로든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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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예상보다 더 나은 혹은 약한 위치에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또 다른 위원인 게디미나스 심쿠스(Gediminas Simkus)는 현재 금리 수준에 만족감을 표하며 소비자물가(헤드라인·근원)가 단기 및 중기적으로 2% 수준 근처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리가 많은 이들이 보는 바와 같이 중립 수준에 가깝다고 언급했다. 피터 카지미르(Peter Kazimir) 위원은 현재의 물가 및 경제 확장이 “상당히 취약하다”면서 상황 변화 시 조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금리 선물·스왑 시장은 2026년 2월 5일 다음 ECB 회의에서 +25bp 인상 가능성을 약 4%로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는 주간에 +0.31% 상승했다. 엔화는 목요일 발표된 도쿄 소비자물가(Tokyo CPI) 12월치가 전년비 +2.0%로 11월의 +2.7%에서 둔화했고, 시장 예상치 (+2.3%)를 밑돌면서 약세 압력을 받았다. 또한 일본의 11월 산업생산은 전월비 -2.6%, 전년비 -2.1%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초에는 일본 재무상 가타야마 사츠키(Satsuki Katayama)가 “기초 펀더멘털과 괴리된 통화 움직임에 대해 일본은 개입할 수 있는 ‘자유로운 손(free hand)’을 갖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엔화가 반등하기도 했다. 엔화는 지난 금요일 BOJ의 +25bp 금리 인상 여파로 기초 지지가 생겼다. 10년물 일본국채(JGB) 수익률은 월요일 2.073%로 26년 만의 고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2.042%로 소폭 하락했다. 시장은 2026년 1월 23일 BOJ의 다음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1%로 보고 있다.


금과 은 시장은 금요일에 근월물 선물 차트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월물 COMEX 금(GC G26)은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49.90달러(+1.11%) 상승했고, 3월물 COMEX 은(SI H26)은 +5.511달러(+7.69%) 올랐다. 금·은 가격은 연말 매수 랠리가 이어지면서 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귀금속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으로는 제재 대상 베네수엘라 유조선에 대한 미국의 봉쇄, 목요일의 나이지리아 내 ISIS 공격, 그리고 미국의 GDP 호조(+4.3%)에 따른 세계 경제 전망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또한 연준의 12월 10일 발표된 월간 $400억 유동성 투입 조치는 안전자산인 금·은에 우호적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미중·우크라이나·중동·베네수엘라), 미국 관세 우려 등도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강한 금 수요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보유 금은 11월에 30,000 온스 증가해 74.1백만 트로이온스로 집계됐으며, 이는 PBOC가 13개월 연속 금 보유를 늘린 것이다. 세계금협의회(World Gold Council)는 3분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220톤으로 2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펀드 수요도 견조하다. 은 ETF의 롱(매수) 보유는 화요일에 3.5년 만의 최고에 도달했다가 수요일과 목요일에 다소 조정됐고, 금 ETF 보유량은 최근 두 달간 회복해 10월의 3.25년 최고치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용어 설명(도움말)

DXY(달러지수)는 달러 가치를 주요 교역 통화 바스켓(유로, 엔, 파운드 등)에 대해 측정한 지수이다. COMEX는 금·은 등 귀금속 선물이 거래되는 미국의 대표적 상품거래소를 의미한다. 스왑은 시장에서 금리나 통화 기대치를 반영하는 파생상품으로, 관련 가격은 중앙은행의 미래 정책 기대를 가늠하게 해준다. ETF는 상장지수펀드로 개인·기관 투자자들이 금·은 같은 자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도구다. JGB는 일본국채(Japanese Government Bond)를 뜻한다.


시장 시사점 및 향후 전망

현재의 데이터와 정책 기조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와 파급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첫째, 연준의 완화 기대와 실제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는 달러 약세를 지속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달러 약세는 국제 원자재 가격(특히 금·은)의 추가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BOJ의 금리 인상과 JGB 수익률 상승은 엔화에 기초적 지지를 제공하지만, 정책·물가 지표의 변동성으로 인해 단기적 환율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셋째, ECB의 금리 유지 기조와 유로화의 상대적 강세는 EUR/USD의 방향성에 제약을 가할 수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로 유로보다 달러·엔·금 등의 변동이 더 클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앙은행의 유동성 정책을 주시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각국의 금리 정상화 속도 차이(미국의 완화·일본의 긴축·유럽의 중립적 태도)가 통화·자산 배분에 핵심적인 결정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연준 의장 인사(트럼프의 선택)가 실제로 비둘기적 성향으로 확인될 경우, 달러 약세와 귀금속 강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타 참고사항으로, 본 보도는 2025년 12월 27일 기준으로 집계된 자료와 발언들을 종합한 것이며 시장 상황은 시시각각 변동할 수 있다. 기사 원문 작성자 Rich Asplund은 본 기사에서 언급한 증권들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