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서 캐피털(Palliser Capital)이 리오 틴토(Rio Tinto)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지금 아니면 결코(now or never)라며 캐나다의 테크 리소시스(Teck Resources) 인수 역제안을 촉구하고, 이를 위해 이중상장 구조 통합과 기초금속 사업 분할(스핀오프)을 병행해 구리 중심의 글로벌 강자를 만들 것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서한은 로이터가 확인했다.
2025년 11월 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10월 17일자 서한에서 팔리서는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과의 테크 합병 합의에 도전해 연간 130만 메트릭톤을 생산할 수 있는 티어원 구리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라고 리오 틴토에 압박을 가했다. 팔리서는 광산사 리오 틴토의 지분 약 4억 달러(1% 미만)를 보유한 것으로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펀드는 서한의 진위는 인정했으나 추가 코멘트는 거부했다.
서한은 해당 거래가 리오 틴토의 사업을 철광석 의존에서 다변화하고, 최소 8억 달러의 비용 시너지를 창출하며, 그린필드(신규개발) 확장 대비 낮은 위험과 비용으로 구리 성장 로드맵을 10년 앞당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청정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리오 틴토의 전략적 포지셔닝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리오 틴토는
“우리는 주주에게 제공하는 가치의 극대화에 계속 집중하고 있으며, 5주 후 열리는 자본시장 설명회(Capital Markets Day)에서 전략 업데이트를 제공할 것”
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리오는 이중상장 관련 팔리서의 주장에 대해 “이미 주주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됐고 부결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중상장 통합이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
팔리서가 제시한 테크 역제안 시나리오에 따르면, 런던·시드니 이중상장 체제인 리오 틴토는 먼저 호주 기반 단일 지주회사로 상장 통합(unification)을 단행해야 한다. 이후 단계적으로 회사를 두 개 법인으로 나누는데, 하나는 캐나다에서 구리·알루미늄·아연을 중심으로, 다른 하나는 호주에서 철광석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구상이다.
팔리서는 서한에서 현행 이중상장 구조하에서는 주식 대가 기반의 테크 인수 제안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져, 높은 비용 또는 지분 희석을 수반하는 대안으로 몰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회에 대해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어떤 신뢰할 만한 전략적 결합에도 필수 전제조건이다”
라고 강조하며, 앵글로-테크 합병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 신속히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분할(디머저) 병행 요구… ‘순수 구리 플레이’로 재평가 노린다
팔리서는 이어, 상장 통합 이후 두 개 법인으로의 분할(디머저)을 통해 잠재 가치의 해방과 구리 순수주를 원하는 신규 투자자 유입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한은
“리오 틴토는 적정 선제 프리미엄을 포함한 더 매력적인 제안을 테이블에 올릴 수 있으며, 분할 시 ‘FutureMetalsCo’의 재평가 과정에 테크 주주가 참여할 수 있다”
고 밝혔다.
현재 앵글로 아메리칸과 테크는 주주 프리미엄 없이 합병에 합의했으며, 해당 거래는 12월 9일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팔리서가 캐나다 광산업체(테크)에도 소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팔리서는 그 지분 보유와 관련한 확인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리오 틴토 2025년 정기 주총에서는, 팔리서가 제안한 이중상장 구조 재검토 안건이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되며 이사회 손을 들어줬다. 당시 이사회는 세제 이슈를 거론하며, 단일 상장 전환은 비용이 크고 팔리서 주장처럼 대형 인수합병(M&A)에 유연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리오는 주초 성명에서
“주주에게 제시됐다는 팔리서의 분석 품질과 관련된 근거 없는 모든 주장을 리오 틴토는 강력히 부인한다”
고 밝혔다.
핵심 포인트 요약
 – 행동주의 주주 팔리서는 테크 인수 역제안을 위해 이중상장 통합과 기초금속 사업 분할을 동시 추진할 것을 리오 이사회에 요구했다.
– 통합 없이는 주식 대가 거래가 구조적으로 불가하다고 주장하며, 8억 달러 시너지와 구리 성장 10년 가속 효과를 제시했다.
– 리오는 주주가치 극대화 원칙을 재확인하며, 5주 후 Capital Markets Day에서 전략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 앵글로–테크 합병은 프리미엄 없이 합의됐고, 12월 9일 표결 예정이다.
– 리오 2025년 주총에서는 이중상장 재검토 안건이 이미 부결됐다.
용어 설명: 이 기사의 핵심 개념
이중상장 구조(Dual-Listed Structure): 한 회사가 두 개 거래소에 동시 상장되어 각기 다른 법적 실체로 거래되는 구조다. 리오 틴토는 런던과 시드니에 상장돼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주식 교환형 M&A를 설계할 때 규정·세제·주주권 등 복합 장애물이 발생할 수 있다.
상장 통합(Unification): 이중상장을 단일 상장(단일 지주회사)로 바꾸는 절차다. 통합은 거버넌스 단순화와 거래 구조 유연성을 높일 수 있으나, 세금비용·이전비용이 클 수 있다.
분할(Demerger/Spin-off): 하나의 기업이 사업부를 신설 법인으로 떼어내는 구조조정이다. 투자자에게는 순수 플레이(Pure-Play)에 대한 명확한 밸류에이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린필드(신규개발) 확장: 기존 광산 확장이 아닌 완전 신규 프로젝트 개발을 의미한다. 보통 자본집약적이고 리스크·착수 기간이 크다.
티어원 구리 포트폴리오: 업계에서 규모·수명·현금창출력이 뛰어난 최상급 구리 자산을 가리킨다. 기사에서 언급된 연 130만 톤은 전력망 확충·전기차 보급 등 청정에너지 전환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적 규모로 평가된다.
맥락과 의미
이번 사안은 구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광산사의 포트폴리오 개편과 지배구조 재편이 맞물린 전형적인 M&A 공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중상장 통합은 거래 구조 유연성을 높이는 해법이 될 수 있지만, 세제 부담과 이전 비용이 걸림돌이다. 반면 분할 상장은 순수 구리 플레이에 대한 시장의 선호를 겨냥한 전략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리레이팅)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내재한다. 한편, 앵글로–테크 합병이 프리미엄 없이 합의된 상태에서, 주주 표결(12월 9일) 결과가 향후 리오 틴토의 선택지와 팔리서의 압박 전략에 직접적인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모든 논의는 궁극적으로 청정에너지 전환 시대의 구리 확보라는 산업적 과제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