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 바이트댄스, AI 칩 자체 개발 중…삼성과 제조 협의 진행

중국의 소셜미디어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자체 인공지능(AI)용 칩을 개발 중이며 삼성전자와 제조(파운드리)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가 말했다. 이 칩은 주로 AI 추론(inference) 작업을 위해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2월 11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샘플 칩을 3월 말까지 수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최소 10만 대(100,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바이트댄스가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려 최대 35만 대(350,000대)까지 증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삼성과의 협상에서 메모리 칩 공급 접근권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메모리 칩은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확장에 따라 공급이 매우 부족한 품목으로, 해당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협상의 핵심 유인이라고 한 소식통은 밝혔다.

바이트댄스 대변인은 해당 사안에 대해 “사내 칩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는 부정확하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으나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코멘트를 거부했다.

이번 사안은 바이트댄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바이트댄스는 오랫동안 자사의 AI 워크로드를 지원할 칩을 개발하려 했으며, 칩 관련 인력 채용은 적어도 2022년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2024년 6월에 바이트댄스가 미국 칩 설계사 브로드컴(Broadcom)과 협업해 고급 AI 프로세서를 개발 중이며 제조는 대만의 TSMC에 외주를 줄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글로벌 및 중국 내 경쟁 상황

글로벌 기술 대기업인 구글(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이미 자체 AI 칩을 개발해 엔비디아(Nvidia)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AI 개발에 필수적인 고성능 칩의 지배적 공급자로 평가된다.

중국 기업의 경우, 미국의 대(對)중국 고급 반도체 수출 규제가 자체 AI 칩 개발의 긴급성을 높였다. 이와 관련해 바이트댄스의 경쟁사들은 이미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대규모 AI 워크로드용 칩 Zhenwu를 공개했고, 바이두는 외부 고객에게 칩을 판매하며 칩 자회사인 쿤룬신(Kunlunxin)의 상장을 준비 중이다.

바이트댄스의 칩 프로젝트는 코드네임 SeedChip으로 알려져 있다. 이 프로젝트는 바이트댄스가 2023년에 설립한 AI 모델 개발 조직인 Seed의 노력과 맞물려, 칩부터 대형 언어 모델(LLM)에 이르는 AI 생태계를 내부적으로 강화하려는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다.

한 소식통은 바이트댄스가 올해 AI 관련 조달비로 1,600억 위안(약 22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엔비디아 칩, 특히 H200모델 구매에 할당되며, 동시에 자사 칩 개발 자금도 포함된다고 했다.


사내 의견과 조직적 투자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임원인 자오치(趙琦, Zhao Qi)는 1월 전사 집회에서 회사의 AI 투자가 모든 사업부에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치는 바이트댄스의 챗봇 ‘Doubao’와 해외판 ‘Dola’를 총괄하며, 자사의 AI 모델이 오픈AI(OpenAI) 같은 글로벌 선도기업에 비해 뒤처져 있음을 인정했지만 올해도 AI 개발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해진다.

용어 설명

AI 추론(정확히는 inference)은 학습이 완료된 AI 모델이 실제 입력에 대해 예측을 수행하는 과정으로, 대규모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때 빠른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제공하는 전용 하드웨어가 중요하다. 파운드리(Foundry)는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분리해 설계사는 칩을 설계하고, 파운드리는 이를 실제로 생산하는 업체를 뜻한다. TSMC삼성전자는 대표적 파운드리 업체다. 또한 H200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제품군 중 하나로, 고급 AI 연산에 널리 사용된다.


시장 및 공급망 영향 분석

전문가 관점에서 볼 때, 바이트댄스의 자체 칩 개발과 삼성과의 협의 소식은 몇 가지 의미 있는 시장 변화를 시사한다. 첫째, 중국 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자체 칩 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는 바이트댄스가 엔비디아 칩을 상당 부분 구매할 계획이어서 엔비디아 수요의 즉각적 감소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둘째, 메모리 칩 공급 확보 협상은 메모리 시장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바이트댄스와 같은 대형 수요처가 대량 구매 계약을 확보하면 해당 공급망에서는 수급 긴장이 일시 완화될 수 있으나, 반대로 시장의 다른 수요자들은 단기적으로 공급 압박을 더 느낄 수 있다.

셋째, 삼성전자가 제조 파트너로 참여할 경우, 삼성의 파운드리·메모리 사업에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 다만 바이트댄스가 생산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만큼, 초기 물량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규제적 리스크는 지속적 변수다. 미국의 수출 규제는 중국 기업의 자체 개발을 촉진하지만, 동시에 글로벌 파운드리·장비 접근을 제약할 수 있어 개발·생산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종합

바이트댄스의 SeedChip 프로젝트는 자사 AI 역량을 하드웨어까지 확장하려는 전략의 핵심 사례다. 샘플 수령 목표(3월 말), 연간 생산 목표(10만대, 최대 35만대), 그리고 올해 AI 관련 예산(1,600억 위안) 등의 수치는 바이트댄스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전반에 걸쳐 자립을 도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트댄스는 성명에서 프로젝트 정보가 부정확하다고 밝혔으나, 다수의 복수 소식통과 과거의 채용·협력 보도 등을 종합하면 내부적으로 칩 개발과 관련된 활동이 상당 수준 진행 중이라는 관측이 합리적이다. 향후 샘플 칩의 성능, 양산 일정,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떤 파운드리에서 제조가 이뤄지는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