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인프라 투자사 맥쿼리가 최대 7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된 쿠웨이트의 석유 송유관 네트워크 지분 인수 입찰에서 철수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번 철수는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란 전쟁’ 표기)에 따른 최초의 가시적 투자 철수 사례 중 하나로 해석된다.
2026년 3월 17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맥쿼리는 해당 거래 절차에서 나간 이유로 분쟁과 향후 불확실성을 지목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맥쿼리가 금요일(현지 시점)에 쿠웨이트석유공사(Kuwait Petroleum Corporation, KPC)에 철수 의사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사안의 배경은 쿠웨이트가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유일한 해상로가 이란과 오만 사이의 좁은 해협(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점이다. 평상시 이 해협을 통해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이동하며, 이란이 실질적으로 해협을 차단함에 따라 수백만 배럴의 원유가 수출로에서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거래 진행 상황과 일정에 관해, 복수의 딜메이커들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KPC는 이달 말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걸리기 직전인 수시간 전에 매각 절차를 시작했으며, KPC는 이미 포스 마주르(force majeure)를 선언하고 생산을 감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PC 측 은행가들과 자문사들은 거래 진행을 계속하고 있고, 자문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서류를 발송했으며 비구속 제안서(Non-binding offers)를 4월 7일까지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로는 블랙록(BlackRock)과 KKR 등이 이전에 언급됐으나, 로이터는 이들이 여전히 관심을 유지하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거래와 관련해 미래 물동량 불확실성과 해당 네트워크가 이란 군사자산과 근접해 있다는 점이 투자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KPC와 블랙록은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고, 맥쿼리와 KKR은 언급을 거부했다.
다른 중동 자산 매각 동향
딜 시장 전반에서는 일부 매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파이낸셜 디스트릭트(KAFD, King Abdullah Financial District)는 지역 냉방(디스트릭트 쿨링) 자산을 5억 달러 이상 규모로 매각하려 하고 있으며, 복수의 소식통은 3월 첫째 주에 비구속 제안서가 제출됐다고 전했다. KAFD는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다른 사우디 인프라 기업인 SISCO Holding은 약 10억 리얄(≒2억6,6백만 달러)1 규모의 수도(물)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소식통들이 말했다. SISCO 역시 즉각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
매각 시한과 투자자 심리에 대해 또 다른 소식통은 항공 공격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매도자들이 촉박한 기한을 설정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전반적인 거래에서 material adverse change(중대한 불리한 변화) 조항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이러한 조항은 투자자들이 계약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금융조달은 대출기관들이 지역 기업에 대한 노출에 대해 더 높은 이자율을 요구할 경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는 특히 이미 진행 중이던 거래들에 대해 일정 수준의 신중함을 목격하고 있다. 일부 고객은 완료까지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Anshul Gupta, KPMG 중동 지역 딜 자문 책임 파트너가 말했다. 그는 이어 “자본은 계속 유통될 것으로 보이나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광범위한 시장 여건을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모펀드 업계의 반응으로는 CedarBridge Capital Partners의 공동 창업자 겸 전무이사 Imad Ghandour가 “GCC(걸프협력회의) 거시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강하게 믿는다”고 하며 자사도 일부 거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및 추가 배경
이번 기사에 나오는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포스 마주르(force majeure)는 전쟁, 자연재해 등 예측불가능한 사유로 계약 의무 이행이 불가능할 때 계약 당사자에게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행을 유예해주는 법적 개념이다. 비구속 제안서(Non-binding offer)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초기 투자 의향서로, 최종 거래 조건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Material adverse change 조항은 거래 상대방의 상황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악화됐을 때 투자자 또는 인수자가 계약을 철회하거나 재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호르무즈 해협의 중요성도 간단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 해협은 중동 원유 수출의 핵심 해상로로, 이 경로가 사실상 봉쇄되면 걸프 산유국들의 해상 수출에 큰 제약이 발생하고 전 세계 원유 공급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장·경제적 영향 예상
이번 맥쿼리의 철수와 같은 사례는 향후 몇 가지 경제적 파급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첫째, 지역 자산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해 민간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매각 가격이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 둘째, 자본 비용 상승과 대출기관의 신중한 태도는 매물의 성사 시점을 지연시키고 일부 매각을 무산시킬 수 있다. 셋째, 쿠웨이트처럼 수출 통로가 제한된 국가에서는 수출 차질이 정부 세수와 기업 현금흐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에너지 시장 측면에서는 즉각적인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이어지면 단기적으로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로이터 보도에서 지적된 것처럼 자본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할 만한 보상(할인율·지분가격 조정 등)을 제시하는 경우 거래는 결국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거래 구조(예: 비구속 단계, 가격 보호 장치, 조건부 마일스톤)와 금융 여건이 성사 가능성의 관건이 될 것이다.
결론
맥쿼리의 철수는 걸프 지역 자산 매각 시장에 즉각적이고 상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거래 당사자들은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융 리스크를 모두 고려해 거래 일정과 조건을 조정하고 있으며, 향후 매각 성사 여부와 가격 수준은 위험 프리미엄, 자금조달 가능성, 그리고 해당 자산의 지정학적 노출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