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니레버 지원 감사, 벤앤제리스 재단의 재무 통제·지배구조 미흡 지적

단독 — 유니레버( Unilever )의 스핀오프 대상 아이스크림 사업부인 마그넘 아이스크림 컴퍼니(Magnum Ice Cream Co)가 실시한 내부 감사 결과, 벤앤제리스 재단(Ben & Jerry’s Foundation)에서 재무 통제와 지배구조 전반의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고 회사 측이 밝혔다다. 해당 재단은 미국에 본사를 둔 비영리 단체로, 벤앤제리스 브랜드의 출연금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5년 12월 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감사는 지배구조 점검 차원에서 스핀오프를 앞두고 시행됐으며, 이해충돌 관리를 비롯한 준법 정책 영역에서도 부족한 점이 발견됐다. 마그넘은 유니레버 산하에서 분리되는 독립 사업부로서 분할 완료 후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제조사를 소유하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그넘은 이번 감사를 향후 상장과 분할 준비를 위한 선제적 거버넌스 점검으로 규정했으며, 감사를 계기로 재단과의 오랜 갈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이 갈등은 벤앤제리스가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영토에 관한 정치적 입장을 공론화해 온 데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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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배경과 회사 입장

마그넘은 성명에서, 이번 감사는 스핀오프 이전의 건전한 내부 통제 확립을 위한 절차였다고 밝혔다. 유니레버 대변인도 로이터에 같은 취지로 설명하며, 마그넘이 감사 결과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벤앤제리스와 벤앤제리스 재단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공동창업자 벤 코언(Ben Cohen)은 10월 인터뷰에서 분할 이후 브랜드와 새 소유주 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마그넘은 감사 결과의 세부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벤앤제리스 재단과 결과를 공유했으며, 다음과 같은 항목 도입을 통해 지배구조 강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윤리강령(Code of Ethics), 이해충돌 정책, 이사회(트러스티) 임기 제한, 보조금 집행에 대한 심사·실사 및 재무 통제. 이는 비영리 재단의 투명성 및 독립성 강화를 위한 국제적 모범 규범과 궤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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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마그넘은 재단 트러스티들이 지적된 미흡 사항을 아직 전면적으로 해소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유니레버 자회사인 마그넘은 로이터의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해당 입장을 공유했다.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은 최근 수주일 사이 트러스티들이 윤리강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에 따르면, 감사는 위법 행위나 비윤리적 중대 과실, 규정 위반은 확인하지 못했다. 소식통들은 언론 대응 권한이 없어 익명을 요구했다.


스핀오프 앞두고 커지는 압박과 이해관계

유니레버와 마그넘은 분할을 앞두고 벤앤제리스에 대한 관리 강도를 높여 왔다. 분할 이후 벤앤제리스는 새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벤앤제리스는 미국 기업 가운데 드물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한 정책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 목소리를 내온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다.

벤앤제리스의 연간 매출은 11억 유로(약 12억8천만 달러)로, 이는 마그넘의 글로벌 매출의 약 14%를 차지한다. 반면 유니레버 전체에서 벤앤제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분할 이후 사업 집중도와 평판 리스크가 새 회사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임을 시사한다.

로이터는 올해 초 유니레버가 감사 수용을 조건으로 재단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경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벤앤제리스 재단은 매년 약 500만 달러의 출연금을 지원받는다. 마그넘은 재단에 대한 전액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변화로, 공동창업자 제리 그린필드(Jerry Greenfield)가 재단의 트러스티(이사)에서 물러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는 올해 초 "브랜드 앰배서더" 직함에서도 사임했다. 그린필드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오랜 갈등의 연원

벤앤제리스는 2000년 유니레버와의 합병에서 독립 이사회 보장 등 이례적으로 큰 자율성을 확보했다. 이는 대기업에 인수된 후에도 브랜드의 목소리를 유지하려는 구조적 장치였다.

합의에는 1985년 설립된 벤앤제리스 재단의 존치도 포함됐다. 재단은 벤앤제리스의 출연금을 재원으로 인종 형평성에서 환경 보호에 이르는 다양한 의제의 비영리단체에 보조금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2021년, 벤앤제리스가 이스라엘 점령 하의 요르단강 서안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이 결정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일부 투자자들이 유니레버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등 재무적 파장이 뒤따랐다.

이후 벤앤제리스의 독립 이사회는 유니레버를 상대로 두 차례 소송을 제기했다. 가장 최근 소송에서는 가자 사안에 대한 성명 발표를 유니레버가 부당하게 막았다고 주장했다. 유니레버는 이에 대해 벤앤제리스가 "논쟁적인 주제에서 일방적 옹호 활동"으로 변질됐다고 맞섰다.

공동창업자 벤 코언은 브랜드 재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나, 마그넘은 해당 사업부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마그넘이 벤앤제리스의 팔레스타인 인권이나 미국 이민과 같은 진보적 의제 발언을 검열하고 있다"는 코언의 주장에 대해, 마그넘은 이를 부인했다.

마그넘은 상장을 위한 예비 투자설명서 초안에서, 벤앤제리스의 행동이 평판 훼손, 불매 운동, 투자자 청구로 이어질 위험을 경고했다.


핵심 개념 설명

스핀오프(기업분할·분사)란 모회사로부터 특정 사업부를 분리해 독립 법인으로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분사 직전에는 내부통제·지배구조·준법 시스템이 상장사 수준에 부합하는지 점검하는 사전 감사가 이뤄진다.

이해충돌 정책은 임직원, 이사, 트러스티가 개인적 이익과 조직의 이익이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신고하고, 의사결정에서 배제하는 절차를 마련해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규범이다. 트러스티 임기 제한은 장기 재임으로 인한 폐쇄성과 감독 약화를 방지하는 전형적 장치다.

보조금의 실사 및 재무 통제는 비영리단체가 외부 단체에 재원을 배분할 때, 수혜 단체의 적격성, 자금 사용 목적의 적정성, 성과 검증을 확인하고 사후 보고를 받는 절차를 의미한다. 이는 기부 목적의 투명한 집행을 위해 핵심적이다.


해설: 거버넌스 관점에서 본 쟁점

이번 사안에서 가장 주목할 지점은 재무 통제·지배구조 미흡중대한 위반이나 부정으로 규정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로이터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위법·비윤리적 중대 과실·규정 위반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체계의 보완 필요규정 위반을 구분해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스핀오프를 앞둔 기업이 윤리강령, 이해충돌 관리, 임기 제한, 보조금 통제 등을 정비하는 것은 상장 기업 수준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표준 수순에 가깝다. 다만 벤앤제리스의 경우 브랜드 정체성이 정치·사회적 이슈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표현의 자유기업 평판·투자자 보호 사이의 경계 설정이 특히 민감하다.

마그넘이 위험요인으로 평판 훼손·불매·투자자 청구를 명시한 대목은, 분할 후 사업 집중도 증가에 따른 리스크 민감도가 커졌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재단과의 관계에서는 지속적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내부 통제 강화를 요구하는 양면 전략을 취하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트러스티의 추가 조치정책의 제도화가 어느 수준까지 이뤄지는가에 모아질 전망이다.


주요 인용

유니레버 대변인: "마그넘이 감사 결과에 대응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마그넘(요지): "감사 결과는 재단과 공유했으며, 윤리강령·이해충돌 정책·트러스티 임기 제한·보조금 실사와 재무 통제를 도입해 지배구조를 강화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