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권 자유민주당(LDP)이 465석인 중의원에서 단독 과반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공영방송 NHK의 초기 예측이 2026년 2월 8일 보도했다. NHK는 LDP가 중의원에서 274석에서 328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으며, 연립 여당의 총석수는 최대 366석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6년 2월 8일, 블룸버그 통신의 사진과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여론조사에서 제시된 전망과 전반적으로 일치한다. 닛케이와 아사히 신문 등은 자민당과 연립 파트너인 일본혁신당(Japan Innovation Party)이 중의원에서 합산 300석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NHK의 초기 투표 예측은 연립여당(자민당+일본혁신당)이 최대 366석까지 획득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번 투표에는 일부 지역에서 폭설이 내리는 등 악천후 속에서도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는 장면이 목격됐다.
선거 전 국회 해산 이전 자민당-일본혁신당 연립은 합쳐서 230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자민당과 함께 투표한 독립의원 3명을 포함하면 사실상 단 1석 차이의 과반을 유지한 상태였다. 다카이치 마사에(高市早苗) 총리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서, 2026년 1월 23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단행했다. 이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조기에 의석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경제학자 예스퍼 콜(Jesper Koll)은 서브스택 기고에서 “
다카이치는 이제 자민당과 관료(테크노크라트)를 그녀가 원하던 바로 그 위치에 두었다
”라고 평가했다. 콜은 이어 “
자민당은 이제 그녀에게 예속된 상태이고, 엘리트 관료들은 그녀가 최소 2~3년 더 권력을 유지할 것임을 인지하고 있어 자신의 경력을 그녀의 성공에 투자할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사 동향
일본 매체인 Nippon.com이 집계한 여론조사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선거 직전까지도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유지했으나, 최근 몇 주 사이 지지율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집계에서는 1월의 국내 여론조사 가운데 단 한 건만이 70% 이상의 지지를 보였고, 이는 12월의 3건에서 감소한 수치이다. 반면 60%대 지지율을 보인 조사 수는 12월의 4건에서 1월에 6건으로 늘어났다.
야권 재편과 의석 전망
한편, 중앙개혁연합(Central Reform Alliance)은 과거 입헌민주당(Constitutional Democratic Party of Japan, CDP)과 공명당(Komeito)의 합당으로 구성된 연합으로 평가되며, 이번 선거에서 37석에서 91석 사이를 차지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합당 이전 입헌민주당은 선거 이전 가장 큰 야당으로서 148석을 보유했고, 공명당은 24석을 통제하고 있었다.
경제 및 지정학적 배경
이번 총선은 일본과 중국 간 긴장 고조와 더불어 엔화 약세와 지속적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라는 경제적 문제 속에서 치러졌다. 일본은 은행의 물가 목표(2%)를 초과하는 인플레이션이 45개월 연속 이어졌고, 실질 임금은 2025년에 전년 대비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2025년 연간 인플레이션은 3.2%에 달했으며, 가장 최근의 월간 수치는 2.1%였다.
또한 엔화는 2026년 초 달러 대비 추가 약세를 보였으며, 잠시 달러당 160엔 근처까지 접근했다. 엔화 약세는 수출기업에는 유리하나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수입물가 인플레이션을 확대하는 요인이 되었다.
다카이치 내각은 2026회계연도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7,830억 달러(약 78조3,000억 엔)의 예산안을 제시했으며, 2025년에는 가계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350억 달러(약 13조5,000억 엔) 규모의 경기 부양책도 도입했다.
정책적 시사점 및 시장 영향 분석
자민당이 과반을 확보하거나 연립의석이 대폭 늘어날 경우, 다카이치 총리는 보다 적극적인 산업정책과 국가 주도의 경제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콜은 이에 대해 “
‘내셔널 챔피언(국가 대표기업)’을 육성하는 국가지향적 정책이 확대될 것이며, 미·일 간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합의를 활용해 주도적 기업 육성을 위해 CEO들의 투자 결단을 촉구할 것
”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기업합병(M&A) 촉진을 통해 기업의 규모의 경제를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압력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으나,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및 산업정책은 중장기적으로 기업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영향이 예상된다.
단기적 영향
1) 외환시장: 정부 지출 확대와 재정적자가 커질 경우 채권 수요와 통화정책 기대에 따라 엔화의 추가 약세가 유발될 수 있다. 다만 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 변화 여부와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변수가 된다.
2) 물가 및 실물경제: 수입물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가계의 실구매력(실질임금)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단기 소비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다.
중장기적 영향
1) 기업 실적 및 M&A: 정부 주도의 ‘국가 전략적 투자’와 기업 간 합병 촉진은 대기업 및 수출주 중심의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친환경 에너지 등 전략 산업에서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한 M&A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2) 금융시장: 구조적 경쟁력 제고가 가시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 유입이 늘어나며 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재정지출 확대와 인플레이션 압력은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용어 설명
1. 중의원(House of Representatives): 일본의 국회(일본의회)는 양원제이며, 하원격인 중의원은 총리 선출과 예산안 심의 등에서 핵심적 권한을 가진 의회다. 중의원은 총 의석수 465석으로 구성된다.
2. 자유민주당(LDP): 전통적인 집권당으로 장기 여당 경험을 가진 보수 정당이다.
3. 일본혁신당(Japan Innovation Party): 중도·개혁 성향의 정당으로, 자민당과 연립을 구성할 경우 의석 보강 효과가 크다.
4. 실질임금: 명목임금에서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값으로,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5. 내셔널 챔피언(National Champion):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정책 방향을 가리키는 용어다.
결론
NHK의 초기 예측대로 자민당과 연립여당이 중의원에서 단독 과반을 확보하거나 대폭 의석을 늘릴 경우, 다카이치 총리는 향후 수년간 보다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갖게 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외환 및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나, 정부의 대규모 산업정책과 투자 유인책은 중장기적으로 일본 기업의 규모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시장 반응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정부의 구체적 재정운용 방식, 그리고 국제 정세 특히 미·중 관계 동향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