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 트럭, 북미 시장 약세로 2025년 핵심 이익 전망 최대 23% 하향

프랑크푸르트발(Reuters)—세계 최대 상용차 제조사 중 하나인 다임러 트럭(Daimler Truck)2025년 조정 영업이익(EBIT)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회사 측은 북미 시장의 지속적인 수요 둔화를 이유로 들며,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추가 경고로 해석된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다임러 트럭은 2025년 조정 EBIT 가이던스36억~41억 유로(미화 41억~47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2024회계연도에 기록한 47억 유로 대비 최대 23% 감소한 수치다. 회사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2025년 조정 EBIT가 전년 대비 5% 감소하거나 많게는 5% 증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었다.

다임러 트럭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에바 셰러(Eva Scherer)는 성명에서 “올해 상반기 북미 시장이 견조한 실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달 사이 신규 주문 수준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며 “계속되는 시장 불확실성을 반영해 생산 능력을 조정하고, 시장 가이던스 및 판매량 전망을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EBIT란 무엇인가?

EBIT(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이자 및 세금 차감 전 영업이익을 의미한다. 기업의 핵심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을 측정하는 지표로, 파이낸싱 구조나 법인세율 변화와 같은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경영진과 투자자 모두가 중요 척도로 활용한다.

북미 시장 약세 배경

트럭·상용차 산업에서 북미는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이다. 그러나 2024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경기 둔화 우려, 금리 고점 부담,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신규 발주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트럭·물류 업체들은 연료비 변동물동량 감소를 이유로 대형 트럭 교체 주기를 늦추는 추세다.

“미국 트럭 운송 산업 규모는 연간 약 8,760억 달러로, 전체 화물 물동량의 72%를 담당한다. 발주가 둔화될 경우, 제조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수개월 내 재무제표에 즉각 반영된다.”미국트럭협회(ATA) 2024년 통계

실제 다임러 트럭은 북미 지역 수주 감소에 대응해 일부 공장의 가동률을 10~15% 축소하고, 신차 프로모션을 강화해 재고 부담을 관리하고 있다.


재무 영향 및 전망

2024년 기준 환율(1달러=0.8755유로)을 적용할 경우, 조정 EBIT 하향 폭은 달러 기준 최대 6억 달러에 달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북미 외 시장, 특히 유럽·아시아·남미에서의 판매 호조가 있지만, 북미 수익성이 워낙 높아 전사 이익률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시장 컨설팅업체 글로벌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의 라파엘 하인츠 애널리스트는 “북미 트럭 시장 수요 회복은 금리 인하 및 공급망 정상화 시그널이 확인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12개월 동안 주문 지표가 추가로 악화될 경우, 다임러 트럭이 2026년 가이던스마저 낮출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협력사 및 경쟁사 동향

다임러 트럭뿐 아니라 볼보 그룹(Volvo Group), PACCAR 등 경쟁사 역시 최근 몇 분기 실적 발표에서 북미 수주 감소와 이익률 둔화를 경고했다. 특히 전동화·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대규모 설비투자비가 증가하면서, 상용차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현금흐름 및 배당 정책을 보수적으로 운용 중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연간 배당성향·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환원 정책보다, 자본 지출(CAPEX) 축소운영 효율성 개선 전략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의 파급 효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흥’을 내세워 특정 국가(주로 유럽·아시아)산 트럭 및 부품에 대해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 조치는 다임러 트럭을 포함한 해외 제조사들의 현지 생산·조달 전략에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초래하며, 가격 인상→수요 위축→생산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무역전문가 안드레아 포겔은 “관세 정책이 계속되면 해외 기업들은 멕시코·캐나다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국가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는 북미 지역 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시사점 및 기자 의견

이번 가이던스 하향은 경기순환 산업인 상용차 부문의 특성을 재확인시켜 준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조사들은 재고 관리·가격 책정·생산 효율이라는 3대 방정식을 보다 공격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탄소중립 전환 과제 속에서 배터리 전기 트럭(BEV), 수소 연료전지 트럭(FCEV)과 같은 차세대 기술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 난제다. 북미의 규제·보조금 정책이 변동성을 지속한다면,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들은 플랫폼 공동 개발이나 소프트웨어·서비스 매출 다각화를 통해 실적 불확실성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독자 관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두 가지다. 첫째, 향후 미국 연준(Fed)의 금리 정책이 트럭 운송업체의 자금 조달 비용에 직결돼, 다시 제조사 수주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둘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대선 이후에도 유지될지 여부가 글로벌 상용차 기업들의 생산 전략과 공급망 재편 시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임러 트럭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은 단순히 한 기업의 수익성 이슈를 넘어, 북미 제조업 환경 변화와 세계 무역 질서의 재편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읽힌다. 북미 시장 회복 시점과 관세 정책 향방이 확인되기 전까지, 상용차 업계 전반의 보수적 전망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