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 만난 기술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대화는 올해 기술·투자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풍성한 단서들을 제공했다.
2026년 1월 24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다보스에서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이 가장 중심 화두였으나, 작년의 모델 경쟁이나 어느 챗봇이 우수한지를 논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실제 도입 방식과 향후의 기술 진화 방향에 대한 논의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행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렸으며, 행사 일정은 1월 20일부터 24일까지로 알려졌다. 사진 설명에는 2025년 1월 23일 다보스 현장에서 촬영된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다보스에서 만난 경영진들은 기업용 AI의 실제 사용 사례 확대, 에이전트형 AI(Agentic AI), 물리적 AI(Physical AI), 그리고 지정학적 변수가 향후 매출과 주가에 미칠 영향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기업용 AI 도입(Enterprise AI Adoption)
이번 다보스에서 자주 언급된 핵심 사항은 기업의 AI 도입이 2026년 더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다. 다만 2025년과 달리 접근 방식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수 기업이 지난해에는 AI를 파일럿 형태로 도입했지만 본격적인 프로덕션(운용)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오픈AI(OpenAI) 등이 제공하는 챗봇을 급하게 도입하는 현상, 일명 FOMO(놓치면 안 된다는 두려움)가 있었지만, 텐센트(Tencent) 클라우드 그룹의 CEO 다운손 통(Dowson Tong)은 이번 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 “
EY(Ernst & Young)의 글로벌 성장·혁신 총괄 파트너인 라지 샤르마(Raj Sharma)는 기업들이 AI로 처리 가능한 전체 프로세스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샤르마는 인터뷰에서 “프로세스를 전체적으로 재상상해야만 가치가 창출된다”고 말했다.
에이전트형 AI(Agentic AI)의 부상
에이전트형 AI는 2025년에 크게 부상한 키워드로서 2026년에도 중심 화두로 남을 전망이다. 에이전트형 AI은 사람이 지시하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작업을 대행해 수행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의 개입이 거의 없이도 자율적으로 복합 작업을 수행하는 정교한 에이전트를 지향한다.
다보스에서 만난 경영진들은 에이전트가 실제로 도입되고 있으나, 산업별·기업별로 규모와 역량의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에서는 단순한 자동화 프로세스를 에이전트가 수행하고 있으며, 다른 일부는 더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에이전트에 맡기고 있다. 스타트업 도민(Domyn)의 CEO 울얀 샤르카(Uljan Sharka)는 “이들 에이전트가 완전히 자율적이라 인간 직원을 대체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투자와 기술 도입에 가장 낙관적인 발언 중 하나는 프로서스(Prosus) CEO 파브리시오 블로이시(Fabricio Bloisi)의 발언이다. 그는 현재 3만 개(30,000)의 에이전트가 운용 중이며, 향후 5년 내에 에이전트가 기업 운영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로이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단순한 과장된 유행(hype)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정학(Geopolitics)이 기술 도입에 미치는 영향
이번 주에 오간 대화 중 또 다른 공통 주제는 지정학적 변동성이 기술 기업의 전략과 투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샤르마는 “AI 환경에서 우리가 충분히 다루고 있지 않은 한 가지가 지정학적 문제이며, 이것이 큰 억제 요인 또는 가속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데이터·칩 공급망, 기술 이전 규제, 국가 간 보안 요구사항 등이 기업의 기술 도입 속도와 범위를 제한하거나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 논의되었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의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중국의 AI 모델들이 미국 및 서구 모델과 비교해 “수개월 차이”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의 기술 진전이 향후 글로벌 경쟁 구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물리적 AI(Physical AI)와 로보틱스
다보스에서 체감한 또 하나의 실감나는 변화는 물리적 AI(Physical AI)의 빠른 부상이다. 물리적 AI는 로봇공학, 자율주행차 등 AI가 물리적 형태로 구현되어 인간과 현실 세계에서 상호작용하는 응용 분야를 말한다. 기자의 다보스 체류 중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는 로봇이 테이블에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샤르마는 물리적 AI를 “다음 물결(next wave)”로 규정하며, 앞으로 5~6년 내에 에이전트형 AI의 시장 규모보다 5~6배 더 큰 시장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도체 설계 도구 업체 시놉시스(Synopsys)의 CEO 사신 가지(Sassine Ghazi)도 물리적 AI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유럽이 강한 제조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AI 로보틱스 분야에서 세대에 한 번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용어 설명: FOMO, 에이전트형 AI, 물리적 AI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어로, 새로운 기술이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서둘러 도입하는 현상을 말한다. 에이전트형 AI(Agentic AI)는 사용자의 지속적 개입 없이 지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판단·행동하는 AI 시스템을 뜻하며, 업무 자동화의 고도화된 형태로 볼 수 있다. 물리적 AI(Physical AI)는 소프트웨어 형태의 AI가 로봇, 자율주행 플랫폼 등 물리적 장비에 탑재되어 현실 세계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응용을 가리킨다.
시장·주가·수익에 미칠 잠재적 영향 분석
다보스에서의 논의는 향후 몇 분기에서 몇 년에 걸쳐 대형 기술주들의 매출 구조와 주가 변동성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선, 기업용 AI 채택이 가속화되면 클라우드·인프라 제공업체(예: 마이크로소프트 등)는 구독형 서비스와 컴퓨팅 수요 증가로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 또한 에이전트형 AI의 상용화가 진행되면 고객사별 맞춤형 솔루션 제공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기업과 플랫폼 사업자의 평균 매출(ARPU)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
반면, 물리적 AI와 로보틱스의 확산은 반도체 수요, 센서·구동기(액추에이터) 등 하드웨어 생태계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다. 이는 반도체 설계·생산 관련 기업(예: 시놉시스, 엔비디아 등)의 장기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예: 규제 강화, 공급망 봉쇄 등)는 특정 기업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하거나 비용을 상승시키며 단기적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에너지 수급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대규모 AI 모델과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해 전력 비용이 상승하면 운영비 부담이 커지고, 이는 마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나 효율 개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종합하면, 다보스에서의 발언들은 AI의 상업화가 단순한 기술적 유행을 넘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재편·산업별 수요 재분배·공급망·규제 환경 변화를 야기할 것임을 시사한다. 투자자는 기술의 도입 속도, 규제 동향, 에너지·반도체 공급망의 제약 여부, 그리고 각 기업의 제품·서비스가 실제 수익화를 창출하는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결론
다보스에서 만난 기술 리더들은 2026년을 AI의 상용화 확산과 현실적 적용이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과거의 FOMO 단계를 지나 보다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적용을 모색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에이전트형 AI와 물리적 AI의 발전, 지정학적 변수와 에너지·공급망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수년간 기술 기업들의 매출 구조와 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보스 현장에서의 경영진 발언과 시장 흐름은 기술 도입의 ‘속도’와 ‘범위’가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