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농, ‘브라이트 앤드 멜로우’ 슬로건·노란색 포장 도용 혐의로 초바니 제소

프랑스 식품 대기업 다농(Danone)이 미국 요거트·음료 시장의 경쟁사 초바니(Chobani)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에 나섰다. 이번 분쟁은 레디 투 드링크(ready-to-drink) 콜드브루 커피 시장에서 양사가 사용한 슬로건과 패키징 디자인이 ‘눈에 띄게 유사하다’는 데서 비롯됐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다농은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Manhattan federal court)에 제출한 소장에서 ‘Bright & Mellow’라는 문구와 노란색·검은색 조합의 캔 디자인이 자사 RTD 커피 브랜드 SToK의 고유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다농은 2021년 1월부터 해당 슬로건과 색상 구성을 도입해 스타벅스 및 당시 독립 브랜드였던 라콜롬브(La Colombe)와 차별화해 왔다. 다농 측은 “초바니가 2023년 12월 9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에 라콜롬브를 인수한 뒤, 라콜롬브 커피 포장에 쓰던 ‘Bright & Flavorful’ 대신 ‘Bright & Mellow’를 그대로 차용했고, 로스팅 표기 또한 ‘Medium Roast’에서 ‘Light Roast’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배경 및 쟁점 정리

“초바니의 행위는 알면서도 계획적으로 저질러진 체계적 상표 침해다.” – 다농 소장 중

다농은 이 같은 변경이 크로거(Kroger), 타깃(Target), 월마트(Walmart) 등 대형 유통매장에서 급하게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4년 반 동안 구축한 Bright & Mellow 상표의 신용도가 심각하고도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초바니는 공식 입장을 즉각 내놓지 않았다. 다농은 소송을 통해 ▲유사 제품 판매 중지 명령(가처분) ▲매출 손실분 ▲3배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건 번호는 ‘Danone US LLC et al v Chobani LLC, No. 25-06217’이다.


전문가 시각

레디 투 드링크(RTD) 콜드브루는 병이나 캔 형태로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를 뜻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시장에서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스타벅스·펩시콜라 합작 브랜드뿐 아니라 프리미엄 커피 전문 업체까지 경쟁이 치열하다. 패키징과 슬로건은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BI)을 드러내는 핵심 수단으로,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는 사례가 잦다.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들은 “색상 조합과 짧은 문구라 하더라도, 특정 시장에서 장기간 사용돼 출처식별력이 입증되면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농이 ‘고의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법원으로부터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받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용어 풀이 및 업계 맥락

상표권 침해(Trademark Infringement)란, 등록하거나 실사용으로 보호받는 식별 표지를 제3자가 무단으로 사용해 소비자에게 상품·서비스 출처에 대한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법은 손해배상뿐 아니라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도록 규정한다.

‘Bright & Mellow’ vs. ‘Bright & Flavorful’ – 두 표현 모두 로스팅 강도와 맛의 밝음을 강조하는 마케팅 용어다. 영어권 소비자는 라이트 로스트 커피에서 산뜻하고 부드러운 산미를 기대하는데, MellowFlavorful은 뉴앙스가 다르다. 그러나 진열대에서 색상·폰트·배치가 유사하다면 일반 소비자는 같은 브랜드의 새로운 변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측통들은 초바니의 라콜롬브 인수가 RTD 커피 시장 확대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패키징 변경으로 촉발된 이번 소송이 장기화할 경우, 인수 효과가 희석되거나 추가 브랜드 자산 투자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시나리오

만약 법원이 다농의 손을 들어준다면, 초바니는 라벨·색상·슬로건 전면 교체라는 비용 부담뿐 아니라 출시 지연재고 폐기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반대로 초바니가 승소하거나 합의에 이르면, RTD 커피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슬로건·포장을 가진 제품이 복수 브랜드로부터 출시될 경우 ‘브랜드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업 간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최종 비용은 가격 인상 등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론

다농이 제기한 이번 소송은 단순한 디자인 유사성 논란을 넘어, 프리미엄 RTD 커피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양사의 ‘브랜드 전쟁’으로 해석된다. 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식품·음료 업계는 상표·패키징 전략 수립 시 법적 검증 과정을 한층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