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폰제철, 1분기 1조3000억 원대 순손실…애널리스트 전망치 대폭 상회

닛폰제철(Nippon Steel)이 2025 회계연도 1분기(4~6월)에 1958억3000만 엔(약 13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1575억6000만 엔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한 수치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손실 규모는 시장이 내다본 전망을 크게 넘어섰다.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이 실시한 애널리스트 설문에서는 257억 엔가량의 분기 적자가 예상됐으나, 실제 결과는 이를 약 7.6배 웃돌았다.

닛폰제철은 연간으로도 400억 엔의 순손실을 전망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원인으로 세계 철강 수요 둔화, 에너지 비용 부담, 그리고 최근 인수합병 관련 일회성 비용을 복합적으로 지목했다.*


미국 철강사 인수 완료

지난 6월, 닛폰제철은 약 149억 달러(현재 환율 1달러=150.58엔 기준)에 달하는 U.S. Steel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 거래는 18개월에 걸쳐 미국 정부의 안보 심사를 받아야 했을 만큼 민감한 사안이었다.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각종 보호조치를 마련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M&A는 글로벌 철강 패권을 놓고 미·중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대형 거래로, 업계에서는 닛폰제철의 북미 시장 지배력 강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환율 및 거시 환경 영향

보고서 기준 환율은 달러당 150.58엔이다. 엔화 약세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닛폰제철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으나, 원료탄·철광석 등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 압력을 동시에 키운다는 점에서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철강 시황은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선진국의 긴축 통화정책 여파로 부진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철강협회(WSA)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조강 생산량은 0.3% 감소했다.자료: WSA


전문가 시각 및 향후 변수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내 설비 현대화 비용과 통합 비용이 단기 실적에 부담을 주는 동시에, 북미·동남아 수요 회복 시 구조적 수혜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400억 엔 적자 가이던스는 여전히 보수적인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관건은 통합 시너지 실현 속도와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 공정 최적화와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내년 이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LSEG 애널리스트 설문은 런던증권거래소 그룹이 산하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모집한 증권사 분석가들의 전망 평균치를 말한다. 국내 금융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IBES 컨센서스와 유사한 개념이다.

또한 순손실(Net Loss)은 매출에서 비용과 세금을 모두 차감한 최종 손익을 의미한다. 기업 실적의 가장 하단(better line)에 위치해 주주 가치와 직결되는 핵심 지표로 취급된다.


*주: 회사는 상세한 손실 항목별 금액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