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연말까지 사상 최고치에서 숨 고르기 전망…미·일 무역 합의 변동성 주목

도쿄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가 연초부터 빠르게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으나, 연말에는 일부 차익 실현과 대외 변수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025년 8월 1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증권업계 전문가 18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닛케이225는 12월 말 42,000선으로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중앙값 전망이 제시됐다.

닛케이는 지난주 장중 한때 43,876.42까지 치솟으며 이전 기록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만 9% 이상 상승한 상태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무역 관세 완화라는 ‘허니문 효과’가 약화되면 차익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을 지적한다.

18명의 애널리스트가 8월 8~18일 사이 응답한 이번 조사에서, 42,000으로의 회귀 전망은 미국과 일본 간 관세 협상이 ‘불확실한 휴전 상태’에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다만 일부 응답자는 취약한 합의가 재차 흔들릴 경우 추가 변동성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배경 설명 — 닛케이 급락과 반등
닛케이는 지난 4월, 미국이 전 세계 수입품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글로벌 증시와 동반 폭락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협상 기한을 미루고 각국과 개별 무역 합의를 추진하면서 지수는 빠르게 반등했다.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관세를 27.5%에서 15%로 내리겠다”며 양국이 지난달 원칙적 합의를 발표하자 닛케이는 약 11% 급등했다. 다만 구체적 시행 시점과 세부 조건은 아직 불투명하다.

라쿠텐증권 쿠보타 마사유키 수석 전략가는 “15% 관세는 중국에 대한 관세보다 낮아 일본 기업이 상대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처럼 합의가 언제든 번복될 수 있다는 정치적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는 여전히 수출 의존도가 높다. 지난주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해 세계 4위 경제 규모를 다시 확인시켰다.

거버넌스 개혁이 주가 견인

도쿄증권거래소(TSE)는 최근 몇 년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강도 높게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상장사는 집중적 자사주 매입과 비상장·매각(Go-Private) 거래를 단행하며 주주가치를 부각시켰다.

닛케이는 지난해 초 38,957.44라는 ‘버블 경제’ 시절 고점을 35년 만에 넘어섰고, 2024년 7월 11일 42,426.77의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모멘텀은 다소 둔화됐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12명의 애널리스트 중 9명은 “2025년 하반기 기업 실적이 상반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와증권 츠보이 유고 수석 전략가는 “미국 경기가 견조하다면 일본 기업은 관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수출가격 인상이 가능하다”며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중앙값 기준 전망치에 따르면 닛케이는 2026년 중반 43,000, 연말 45,500을 각각 목표로 한다. 이는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유동성·환율 효과
OANDA의 켈빈 웡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 달러화 약세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완화적 전환이 글로벌 유동성을 확대하면 일본 주식시장에 긍정적 피드백 루프가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BOJ·정치 변수

국내에서는 일본은행(BOJ)의 지연된 금리 인상정치 지형 변화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최근 총선 패배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후임자가 재정 확대에 적극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IG증권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시장 랠리가 이어지더라도, BOJ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가시화되면 기술적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용어 해설 — 닛케이225
닛케이225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블루칩 225개 종목을 시가총액이 아닌 주가평균 방식으로 산출한 지수다. 1949년 첫 발표 이후 일본 경제 상황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돼 왔다.

관세(Tariff)란?
관세는 국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국경세로, 자국 산업 보호와 세수 확보가 주목적이다. 그러나 과도한 관세는 교역 상대국의 보복 관세를 촉발해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준다.

전문가 시각

본 기자는 무역 협상 재개 여부와 BOJ 정책 전환‘쌍두 변수’로 본다.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한다면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나,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기업의 해외 생산 다변화·고부가가치 전략이 리스크를 완충할 전망이다. 또한 BOJ의 완만한 금리 정상화는 엔화 강세 압력을 완화해 수출주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

종합하면 닛케이225는 연말까지 42,000선 ±5% 범위에서 숨 고르기를 거친 뒤, 2026년 재차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다만 정책·정치·환율의 3대 변수를 면밀히 주시하는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