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연간 2,750억 엔 영업적자 전망…“공급망 리스크가 최대 난관”

[도쿄] 일본 3위 완성차 업체 닛산자동차(Nissan Motor Co.)가 미국 관세 충격과 공급망 불확실성을 이유로 현 회계연도(2025년 3월 말까지) 2,750억 엔(약 18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10월 3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하반기에도 관세 부담이 지속되지만 일·미 간 자동차 관세 인하 합의 덕분에 하반기 타격이 250억 엔가량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합의는 일본산 차량에 부과되던 관세를 15%로 낮춘다.

재무 책임자인 제레미 파팽(Jeremie Papin) CFO는 기자회견에서 “관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자체 대응책도 시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공급망 리스크 때문에 연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흑자로 전환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목

주요 공급망 리스크 — 칩·원자재 이슈

세계 자동차 업계는 최근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넥스페리아(Nexperia) 관련 수출 규제,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희토류 자석(rare earth magnets) 공급 차질 등으로 부품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파팽 CFO는 “닛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공통 위험”이라며 두 가지 핵심 리스크를 꼽았다.

“첫째는 넥스페리아 칩 수출 제한, 둘째는 북미 지역 알루미늄 공급 문제(화재로 인한 공급 차질)다.” — 제레미 파팽 CFO

이 가운데 희토류 자석은 전기모터, 브레이크, 스티어링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에 필수적인 소재다. 대다수를 중국이 생산해 공급망이 정치적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이 업계의 장기 리스크로 지목된다.


1분기 vs. 2분기 — 손실 축소의 배경

닛산은 올해 상반기(4~9월) 영업손실을 당초 예상했던 1,800억 엔에서 300억 엔으로 대폭 줄여 잡았다. 회사 측은 배출가스 규제 대응비 절감과 전사적 비용 절감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2분기 실적은 11월 6일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연간 순이익 전망은 아직 “불확실 요인이 많다”는 이유로 제시되지 않았다. 이는 주요 원자재 가격, 환율, 글로벌 수요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대폭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목

용어 해설 및 배경

1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을 투자를 위한 자본적 지출(CAPEX)을 제외하고 얼마나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FCF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회사가 현금 창출 능력보다 지출이 많다는 의미로, 재무 건전성에 대한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

2넥스페리아(Nexperia)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으로, 중국 윙텍(Wingtech)이 2019년 인수했다. 미국·유럽 규제 당국은 “국가 안보 리스크”를 이유로 일부 제품의 송출을 제한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3희토류 자석(Rare Earth Magnets)은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등 희토류 금속을 포함한 고성능 자석으로, 전기차 모터·하드디스크·풍력터빈 등 첨단기술 분야에 사용된다.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다.


전문가 시각 — 공급망 다변화가 관건

자동차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닛산의 적자 확대 원인으로 ‘경쟁 심화’와 ‘원가 상승’을 동시에 지목한다. 특히 전기차(EV) 전환 가속화로 배터리 및 희토류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닛산은 내년까지 미국 공장을 비롯한 주요 거점에서 현지 조달 비중을 끌어올리고, 유럽 내 배터리 합작공장(AESC) 확장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관세·환율 환경이 유리할 때 선제적 투자와 부품 현지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론적으로, 닛산은 관세 완화라는 기회 요인을 얻었지만 칩·원자재·물류 등 복합적인 공급망 리스크로 인해 당분간 실적 불확실성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향후 11월 6일 공개될 2분기 실적이 향후 주가와 경영 전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