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공급망·방위산업] 미국 희토류 광업 기업 니오코프(NioCorp Developments Ltd.)가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손잡고 스칸듐·알루미늄 합금을 군수 장비용으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 국방부(DOD)의 예산으로 진행되며, 경량·고전도·내식성이라는 스칸듐의 특성을 군 첨단 무기와 항공 플랫폼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2025년 10월 2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콜로라도주에 본사를 둔 니오코프는 지난 8월 국방부로부터 1,000만 달러를 지원받아 네브래스카주 광산 개발 계획을 진행 중이다. 해당 광산은 17개 희토류 원소 중 하나인 스칸듐을 상업 규모로 생산할 예정이며, 록히드 마틴은 F-35 전투기 등 미군 핵심 무기 플랫폼의 주요 공급사로서 합금의 최종 수요처가 된다.
니오코프와 록히드 마틴은 국방부 지원금 중 일부를 스칸듐 2~4% · 알루미늄 96~98%의 맞춤 배합에 집중 투입해 2027년 시험 평가를 목표로 개발을 가속화한다. 완성된 합금은 전투기 동체와 미사일 부품, 위성 구조재 등 극한 온도에서도 경량성과 구조 강도를 동시에 요구하는 장비에 적용될 계획이다.
“알루미늄-스칸듐 합금은 동일 무게 대비 인장 강도가 최대 30% 이상 향상되고, 전기전도성은 순수 알루미늄 수준을 유지한다”＊록히드 연구팀 내부자료
가벼우면서도 부식에 강하고 전도성이 우수하다는 특성은 항공·우주·방산 산업에서 곧바로 비용 절감과 성능 향상으로 연결된다. 특히 전투기는 1kg 감량 시 운용 비용이 연간 수십만 달러 절감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합금 적용의 경제적 파급력도 크다.
스칸듐은 무엇인가?
스칸듐(Sc)은 주기율표 21번 원소로, 물리적 특성 면에서 알루미늄과 잘 결합해 합금화 시 높은 강도·내식성을 구현한다. 그러나 세계 연간 생산량은 15~20톤 수준에 불과하며, 현재는 중국·러시아·우크라이나가 공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내 스칸듐 채굴은 1969년 이후 사실상 전무했으며, 국가 안보 차원의 전략 광물로 지정돼 공급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니오코프는 네브래스카 매장지에서 스칸듐을 추출한 뒤 인고트(주괴) 형태로 가공하고, 서드파티 전문사가 이를 분말화해 3D 프린팅(적층 제조) 공정에 투입한다. 록히드는 해당 분말을 활용해 현장에서 즉시 제작할 수 있는 예비·교체 부품을 생산함으로써 무기 체계의 정비 간소화·비용 절감을 노리고 있다.
현재 프로젝트는 미 수출입은행(EXIM Bank)의 8억 달러 대출 심사 대상이기도 하다. 자금이 확정되면 니오코프는 2028년까지 광산 상업 가동을 목표로 시설·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전문가 시각
방위산업 분석가들은 희토류 공급망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측면에서 이번 협력을 높이 평가한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자국 내 채굴-정제-가공-부품 생산까지의 수직 계열화가 완성되면 미 국방부는 비용과 물류 위험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또한 3D 프린팅 기반 부품 수급 체계는 전장(戰場) 환경의 유연성을 극대화해, 장기적으로는 전력 유지 비용 절감과 신속한 배치라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희토류 광산 개발은 환경 인허가, 지역사회 수용성, 고순도 정제 기술 확보 등 복합 난제가 존재한다. 특히 스칸듐은 광물 내 함량이 낮아 경제적 추출을 위한 공정 최적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2027년 시험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과, 최종 상업 생산까지의 추가 자본 소요가 변수로 지적된다.
시장·투자 관점
니오코프 주가는 국방부 지원금 발표 직후 1주일간 15% 상승했다가 조정을 받는 등 변동성이 크다. 프로젝트 성공 시 스칸듐 현물 가격(kg당 3,000~5,000달러)을 고려할 때 연간 매출 수억 달러가 기대되지만, 초기 투자 회수 기간은 7~10년으로 추정된다. 장기 성장형·고위험군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해, 투자 판단 시 보조금·대출 확정 여부와 공정 기술 개발 진척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국방·항공 산업이 탈탄소·경량화 흐름과 맞물려 신소재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스칸듐 합금은 틈새 같지만 전략적 가치가 높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국방수권법(NDAA) 등을 통해 국내 공급망 강화를 계속 지원하는 한, 니오코프-록히드 모델은 민·군 첨단 소재 개발의 블루프린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