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고온 예보에 힘입어 천연가스 선물 가격 소폭 반등

■ 뉴욕 선물시장 동향

10월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천연가스 선물(NGV25) 가격은 12일(금) 0.007달러(+0.24%) 상승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기록한 1.5주 최저치에서 되돌림이 나타난 것이다.

2025년 9월 1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단기 기상전망이 9월 중·하순 남부 및 중서부 지역의 기온 상승으로 수정되면서 공조(에어컨) 수요 기대가 커졌고, 이에 따라 단기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는 숏커버링이 선물가격을 지지했다.

기상 예측업체 애트모스페어릭 G2(Atmospheric G2)는 9월 17~21일 남부와 미드컨티넨트(중부 내륙)의 더운 날씨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력회사들의 냉방 전력 수요를 늘려 천연가스 발전용 수요를 자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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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 재고·생산 지표

하루 전인 11일(목)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주간 재고는 시장 예상치인 68억 입방피트(bcf)를 상회하는 71억 bcf 증가로 나타나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EIA에 따르면 9월 5일 기준 미국 천연가스 재고는 전년 대비 1.3% 낮지만, 5년 평균 대비 6.0% 높은 수준이다.

계절적 정비로 멕시코만(Gulf Coast) 지역 파이프라인 가동률이 조정되면서 최근 미국산 LNG 수출이 주춤했고, 이로 인해 가스가 내수 재고로 유입된 점도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같은 기간 유럽 가스 저장고 충전율은 80%로, 5년 평균치인 86%를 하회했다. 이는 국제 가스 시장에서 미국산 LNG의 중요성을 시사하지만, 당분간 유럽 재고가 비교적 안정적임을 의미한다.

EIA(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통계기관이며, BNEF(BloombergNEF)는 블룸버그의 에너지·금융 분석 부문이다. 또한 bcf/day는 하루 기준 billion cubic feet(10억 입방피트) 단위 생산·소비량을 뜻한다.


■ 생산·수요 현황

12일 BNEF 집계에 따르면 미국 본토(Lower-48) 건식 천연가스(day gas) 생산량은 연중 최고 수준인 1일 108.0억 bcf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반면 같은 날 내수 가스 수요는 70.3억 bcf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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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수출터미널로 향하는 순유입량(net flows)은 주간 기준 4.7% 줄어든 14.5억 bcf/day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언급한 파이프라인 유지보수 및 글로벌 시장 가격 차이 등 복합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 발전사업자 단체인 에디슨 일렉트릭 인스티튜트(EEI)는 9월 6일 종료 주간 전력 생산이 전년 동주 대비 1.03% 증가한 83,003GWh를 기록했으며, 52주 누적 전력 생산은 4,264,559GWh로 2.97%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냉방용 전력 수요가 천연가스 시장에 추가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시추 리그 카운트 및 향후 전망

베이커휴즈가 12일 발표한 주간 리그 카운트에 따르면, 미국 내 천연가스 시추 리그는 118기로 전주와 동일했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2년 내 최고치 124기보다 소폭 낮지만, 2024년 9월 기록한 4.5년 최저치(94기)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IA는 9일 2025년 미국 천연가스 생산 전망치를 1일 106.63억 bcf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8월 전망치(106.40억 bcf)보다 0.2% 많은 수치로, 견조한 생산 증가가 지속될 것이란 신호다. 높은 생산량은 가격 상방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으나, 기상 변수와 LNG 수출 흐름이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 용어 해설 및 시장 영향

숏커버링(short covering)은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매수에 나서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번처럼 기상 예보가 돌연 상향 조정되면,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했던 투자자들이 서둘러 포지션을 접으며 가격이 반등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건식(dry) 가스는 불순물을 제거한 순수 메탄 위주 천연가스를 말하며, 습식(wet) 가스와 달리 LNG 수출이나 가정·산업 연료로 바로 사용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기온·냉방 수요 모멘텀과 천연가스 재고 추이가 가격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LNG 수출 프로젝트 확대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수급 균형을 뒤흔들 변수로 거론된다.


■ 기자의 시각

재고 증가·생산 확대라는 공급 요인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날씨라는 단일 변수가 시장 심리를 단숨에 전환시킨 이번 사례는 천연가스 시장 특유의 변동성을 잘 보여준다. 필자는 향후 한두 주 동안 발표될 재고·수요 지표와 LNG 선적량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남반구 겨울철과 겹치는 4분기에는 유럽·아시아 수요가 재차 불붙을 수 있어, 가격 상단을 열어두는 유연한 전략이 요구된다.

결국 천연가스 가격은 기상 변수·재고 수준·글로벌 수출 흐름이라는 세 축의 미묘한 균형 위에 놓여 있다. 투자자라면 변동성 확대 시 보호(헷지) 전략을 병행하면서, 계절적 패턴과 정책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