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발 — 뉴질랜드 준비은행(Reserve Bank of New Zealand, RBNZ)이 3월 말 이후 전체 직원의 약 20%를 감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인력 조정은 정부의 예산 삭감 방침에 따른 대규모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2025년 10월 2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RBNZ는 내부 문서를 통해 10월 13일 기준 직원 수가 554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3월 말 688명에서 134명이 감소한 수준이며, 감축률은 약 19.5%1에 달한다.
은행은 특히 “조직 재구조화(restructure)”를 실행하면서 68명을 정리해고한 사실을 강조했다. 재구조화란 기관이 사업 효율화를 위해 부서 통폐합, 업무 재배치, 인력 감축 등을 단행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이번 조치는 2025‒26 회계연도 예산이 25% 삭감될 예정이라는 정부 방침을 반영한 것이다.
예산 삭감의 배경 및 파급 효과
뉴질랜드 정부는 물가 안정과 재정 건전성 제고를 이유로 중앙은행 운영비를 대폭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은행 인력 감축은 정책 연구·감독 부문뿐 아니라 IT·사무 지원 부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금융 감독 역량 약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RBNZ 관계자는 “필수 기능은 유지하되, 중복 업무를 제거해 자원을 핵심 업무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조직 슬림화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을 가져오지만, 거시경제 분석·감독 역량이 위축될 경우 시장 변동성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20% 감원’ 수치가 의미하는 바
글로벌 중앙은행 가운데 단기간에 20% 안팎의 인력을 줄인 사례는 드물다. 이는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성, 주택시장 과열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책 수행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디지털 전환 가속과 프로세스 자동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감원 대상은 ▲정책 연구 ▲통계 분석 ▲내부 지원 부서 등으로 알려졌으며, 구체적 부서별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RBNZ는 “핵심 통화정책 기능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향후 일정 및 과제
RBNZ는 남은 2025 회계연도 동안 추가적인 조직 개편 일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예산 25% 삭감이 실제 적용되는 2025‒26 회계연도 초에는 추가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인력 재배치와 교육 투자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정책 집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이번 조치는 글로벌 금융당국이 직면한 재정 통제와 디지털 업무 혁신이라는 두 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는 분명하지만, 금융 안정성 확보라는 본연의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효율적 자원 배분과 인력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1) 19.5% 감원률은 3월 말 688명에서 10월 13일 554명으로 감소한 수치를 기준으로 단순 산출한 값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