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준비은행 첫 여성 총재 안나 브레만 취임… 격동기 지나 ‘다시 지루한 중앙은행’ 목표

뉴질랜드준비은행(RBNZ)의 신임 총재 안나 브레만(Anna Breman)이 월요일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의 격동의 시기가 남긴 평판 훼손과 경제적 상처를 수습하며, 중앙은행을 다시 한 번 예측 가능하고 ‘지루한’ 기관으로 되돌리는 것을 첫 과제로 제시받고 있다.

2025년 12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중앙은행에서 ‘넘버 투(부총재격)’로 평가받았던 브레만은 RBNZ 현대사에서 최초의 외국인이자 첫 여성 총재가 됐다. 그는 3월 정부의 중앙은행 예산 삭감 추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끝에 직을 떠난 에이드리언 오어(Adrian Orr)의 뒤를 잇는다. 오어의 전 부총재였던 크리스천 혹스비(Christian Hawkesby)가 그동안 직무대행으로 공백을 메워 왔다.

비판자들은 오어 체제 하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과 이후 완화 전환(금리 인하) 지연이 맞물리며 뉴질랜드 경제의 장기 침체를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평가 속에서 브레만은 정책의 일관성신뢰성을 복원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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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어는 때때로 금융시장을 당혹하게 만들고, 간헐적으로 니콜라 윌리스(Nicola Willis) 재무장관과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등 비정통(maverick) 이미지를 쌓아왔다. 새 리더십 아래서 RBNZ가 시장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재설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브레만은 9월에 내정되었으며, 취임 당시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에 레이저처럼(laser focused) 초점을 맞추겠다”

고 밝히고, 다양한 지역사회와 기업과의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외부자 시각을 가진 첫 외국인 총재라는 점은 RBNZ 운영 방식에 신선한 균형감을 가져올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RBNZ를 이끌었던 앨런 볼라드(Alan Boll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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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은행은 복잡한 시간을 보냈다

고 평가했다. 그는 브레만이 뉴질랜드 경제와 정치 제도의 특수성을 학습하는 동시에, 재무장관 윌리스 및 재무부와의 관계를 재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볼라드는 이어, 브레만에게는 정책 신뢰관계 복원이라는 이중 과제가 동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정치·행정과의 정교한 조율 없이는 통화정책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경고다.

한편 RBNZ는 지난주 공식 현금금리(OCR)연 2.25%로 인하해 3년 내 최저로 낮췄으며, 현재의 완화 국면마무리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통화정책위원회(MPC)는 다음 회의를 2월 18일에 개최할 예정이며, 그 전까지는 추가 회의가 잡혀 있지 않다※ 일정은 기관 공지 기준.

닉 터플리(Nick Tuffley) ASB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정책 일시 중단이 브레만에게 유용한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일시 중단은) 경제가 충분히 회복되고 있는지 견고하게 파악할 시간을 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과제는, 조직을 이끌며 전망을 만들고 현재 부여된 경기부양이 충분한지 판단하는 일”

이라고 강조했다.

씨티(Citi)파라즈 사이드(Faraz Syed)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 투자자들이 새 리더십 하의 RBNZ 운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브레만이 취임 초부터 정책 시그널링커뮤니케이션 정교화에 집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브레만은 화요일 뉴질랜드 의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해 RBNZ 연례 심사에 응할 예정이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물가 안정성장 균형, 정책 커뮤니케이션 방향 등 핵심 사안에 대한 그의 초기 메시지를 직접 확인하게 된다.

통화정책 외에도 브레만은 은행 자본요건 개편 검토와, 재무장관의 입법 개혁을 자문할 금융정책위원회 설립 작업을 주도한다. 이는 금융안정과 건전성 규율을 아우르는 거버넌스 체계 정립과 맞물린 과제다.

브레만은 또한 석면 우려로 최근 폐쇄된 웰링턴 본사 관련 이슈를 관리해야 하며, 약 20%에 달하는 인력 감축을 동반한 예산 삭감 이후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 물적·인적 자원의 제약 속에서 핵심 역량을 재확인하는 일이 시급하다.

1988년부터 2002년까지 RBNZ를 이끌었던 돈 브래시(Don Brash) 전 총재는 브레만이 슬림하고 효율적인 중앙은행의 리더십을 수용하길 바란다며, 그가 주변에 새로운 팀을 재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조직문화 리셋성과 중심 운영을 향한 기대감으로 읽힌다.

브래시는

“브레만은 과거와의 분명한 결별이며, 이는 지난 몇 년간 중앙은행이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일

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이 발언을 리더십 전환의 신뢰 회복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용어 및 배경 설명

뉴질랜드준비은행(RBNZ)은 뉴질랜드의 중앙은행으로, 물가 안정과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핵심 임무로 한다. 중앙은행의 이상적 상태를 ‘지루하다’고 표현하는 관행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일관성이 높아 시장 변동을 최소화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공식 현금금리(OCR)는 RBNZ가 단기 시장금리를 유도하기 위해 설정하는 기준금리 개념으로, 시중금리·대출금리·환율 등에 폭넓게 영향을 미친다. OCR을 2.25%로 낮춘 결정은, 경기 둔화 여건을 고려해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하되, 현 완화 사이클의 종착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화정책위원회(MPC)는 금리·자산매입 등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기구다. 다음 회의가 2월 18일로 예정되어 있어, 그 사이 발표되는 물가·고용·활동지표는 브레만 리더십의 초기 데이터 해석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본 문맥은 기사에 언급된 일정 범위 내 일반적 설명.

은행 자본요건 검토는 금융기관의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해 시스템 리스크를 줄이려는 취지로 이뤄진다. 또한 금융정책위원회 설립은 재무장관의 입법 개혁 자문체계를 제도화해, 거시건전성·소비자보호·경쟁 등 폭넓은 정책 논의를 체계화한다.


전문가 시각: 초기 과제와 정책 커뮤니케이션

브레만의 최우선 과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신뢰 회복과, 시장이 예측 가능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과거 RBNZ가 때때로 시장을 혼선에 빠뜨렸던 전례를 의식한 접근으로, 데이터 기반 설명과 일관된 메시지가 핵심이다.

단기적으로는 정책 일시 중단이 부여한 시간을 활용해, 조직 내부의 예측·모형을 재점검하고 외부 커뮤니티와의 소통 채널을 넓히는 전략이 요구된다. 시장은 그가 물가 목표에 대한 흔들림 없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성장·고용과의 균형을 어떻게 서술하는지에 주목할 것이다.

또한 본사 석면 이슈인력 감축 이후의 조직 재정비는 내부 효율성 제고의 가늠자다. 린(lean)하고 효율적인 중앙은행이라는 브래시의 주문은, 브레만이 핵심 인재를 재배치하고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과정을 통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결국 브레만이 약속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레이저 초점”

광범위한 이해관계자와의 교류가 조화를 이룰 때, RBNZ는 다시금 신뢰받는 ‘지루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뉴질랜드 경제에 정책 확실성이라는 기반을 제공하는 출발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