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쿠퍼유니언, 캠퍼스 반유대 혐오 소송 합의…시정 조치·조정자 임명 약속

뉴욕의 사립대학 쿠퍼 유니언(Cooper Un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nd Art)이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antisemitism)와 기타 괴롭힘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하고, 도서관 내로 갇혀 보호를 요청한 유대인 학생들을 돕지 않았다는 소송을 합의로 종결했다.

2026년 1월 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소송은 해당 민간 맨해튼 대학이 교육 환경을 적대적으로 조성해 연방법인 Title VI(타이틀 6)을 위반했다는 취지였다. Title VI는 연방 기금을 받는 기관이 인종, 종교, 출신 국가를 이유로 차별을 허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미국의 민권 법률이다.

소송을 제기한 10명의 유대인 학생을 대리한 변호사들은 합의 내용으로 쿠퍼 유니언이 차별 및 괴롭힘 처리 전담을 위한 Title VI 코디네이터를 신설하고, 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정책 교육을 실시하며, 시위 당시 신원을 숨기기 위한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등 구체적 시정 조치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교는 이 10명에게 금전적 배상을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나, 배상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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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학생들은 그들이 누구인지 또는 무엇을 믿는지 때문에 표적이 되거나 괴롭힘을 당하거나 배제되지 않고 배워야 한다.” 라고 로펌 로우페어 프로젝트(Lawfare Project)의 소송 담당 이사인 지포라 라이히(Ziporah Reich)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단체는 학생들을 무상으로 대리했다.


합의 발표에 대해 쿠퍼 유니언과 학교 측 변호인은 즉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합의는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반유대적 행위가 증가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제기된 여러 소송의 연장선상에 있다. 여러 대학이 유사한 소송을 마주하며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 문제와 표현의 자유 사이의 경계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지속됐다. 콜럼비아대학교, 하버드대학교, 뉴욕대학교(NYU) 등도 유사한 사안으로 합의한 사례가 있다.

이번 소송의 직접적 발단은 2023년 10월 25일 쿠퍼 유니언 도서관 밖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였다. 당시 시위대는 보안 요원을 지나쳐 도서관 출입구를 크게 두드리고 창문을 두드리는 등 소란을 피우며 “Free Palestine”을 외치고 피켓을 들었다. 도서관 내부에 있던 학생들은 안전을 위협받는다고 느꼈으며, 학교 행정관들이 시위를 멈추지 않았고, 경찰이 도움을 제안했을 때 학교 측이 경찰에게 물러나라고 요청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2월,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의 존 크로넌(John Cronan) 판사는 소송을 각하하지 않고 기각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 보호가 학생들에게 가해진 대우를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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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 유니언은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에 위치해 있으며 예술, 건축, 공학 분야의 학위를 제공하는 사립학교다. 캠퍼스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이지만 지역사회 및 고등교육계에서의 영향력과 평판이 중요한 대학이다.


용어 설명

Title VI(타이틀 6): 연방 재정 지원을 받는 기관이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 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의 민권법 조항이다. 이 규정은 대학이 연방 보조금·학자금 지원 등 연방 기금을 수령하는 경우 캠퍼스 내 차별적 관행을 시정할 법적 책임이 있음을 의미한다.

소송의 법적 쟁점: 대학 내에서의 시위와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First Amendment)에 의해 보호되지만, 집회의 자유가 특정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 접근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행사될 경우 대학은 차별과 괴롭힘을 방치하지 않을 법적 의무가 있다. 본 사건에서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만으로 학생들이 경험한 대우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문적 분석과 파급 효과

이번 합의는 몇 가지 측면에서 고등교육계와 대학 운영에 실질적·제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 대학의 운영·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측면이다. Title VI 코디네이터를 신설하고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조치는 다른 대학에서도 유사한 제도 도입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연방 기금을 받는 고등교육기관들은 캠퍼스 내 차별 민원 및 소송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정책 검토와 인력 배치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재정·후원 측면이다. 대학의 명성 훼손은 장기적으로 기부자 확보와 등록금 수입, 연구 보조금 유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소송 합의와 시정 조치 이행 과정이 공시되면 일부 기부자는 이를 기관의 책임 있는 대응으로 볼 수 있으나, 반대로 이미지 타격이 지속될 경우 재정적 부담으로 전이될 위험도 존재한다.

셋째, 학생 선발 및 재학생의 안전 인식이다. 캠퍼스 안전과 포용성은 학부모와 학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대학이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시정 조치를 신속히 이행하면 단기적 불안요인을 완화할 수 있으나, 이를 소홀히 하면 입학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법률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사례는 대학이 표현의 자유와 학습권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관한 선례(precedent)적 의미를 갖는다. 전문가 분석은 향후 유사 사안에서 법원이 대학의 관리 책임을 엄격히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는 대학 당국이 시위 관리 지침, 비상대응 프로토콜, 보안과 경찰 협력 방안 등을 구체화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전망

쿠퍼 유니언의 합의 이행 여부와 시정 조치의 실효성은 향후 유사 사건의 처리 기준을 설정하는 데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대학은 Title VI 코디네이터의 권한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정기적 보고 및 내부 감사를 통해 시정 조치의 준수 여부를 공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 커뮤니티의 신뢰 회복을 위해 투명한 소통과 피해 학생 지원 프로그램의 지속적 운영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안은 미국 내 고등교육기관이 캠퍼스 내 포용성·안전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법적·재정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따라서 대학 운영진과 이사회, 법률 고문, 학생 단체들은 제도적 개선과 위기대응 역량 강화를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