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올랜도, 로이터 –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을 분석하는 ‘트레이딩 데이(Trading Day)’ 칼럼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빅테크(Big Tech) 실적 발표를 앞둔 기대·경계 심리 속에서 기술주 랠리가 주춤하고,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동반 하락했다고 전했다.
2025년 7월 2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빅테크’의 2분기 실적 공개를 하루 앞두고 차익 실현에 나섰다. 나스닥지수는 6거래일 만에 상승 행진을 멈추고 0.4% 하락했으며, S&P500 ※미국 대표 500개 대형주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 지수 기술섹터가 1% 떨어졌다. 반면 리츠(부동산)와 헬스케어 업종은 각각 2% 가까이 올랐다.
같은 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328%로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달러지수 또한 사흘 연속 밀리며 2주래 저점으로 내려앉았다. 안전자산 금 가격은 온스당 3,433달러로 5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 4월 사상 최고치(3,50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주요 지수·자산 가격 변동
• 나스닥 –0.4% / S&P500 기술 –1.0% / 러셀2000※미국 중·소형주 2000개 지수 +0.8% / 다우존스 +0.4%
• 홍콩 항셍 +0.5%, 중국 CSI300 +0.8% / 독일 DAX –1.3%(2개월 만에 최대 낙폭)
• 미 10년물 국채 3일 연속 하락, 4.328%
• 달러지수 3일 연속 하락
• 금 +1%, 3,433달러
트럼프, 파월 의장에 “멍청이(numbskull)”…연준 독립성 논란 재점화
투자 심리가 식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향해 “
멍청이(numbskull)
”라는 거친 표현으로 금리 인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파월 의장은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 전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 있어 공개 발언을 하지 못한다. 그의 임기는 10개월 남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해임 권한이 없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으나 압박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前) 핌코 최고경영자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X(구 트위터)에 “연준의 운영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파월 의장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올렸다. 그는 사퇴가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현직 유임 시 독립성 훼손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역·관세 이슈: 필리핀·인도네시아에 19% 관세 부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다음 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 측과 8월 12일 관세 협상 시한 연장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 제안을 “머지않은 미래에 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필리핀·인도네시아와의 교역에서 수입품에 19%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수출품에는 무관세를 적용하는 합의를 발표했다. 2024년 양국과의 교역 규모는 각각 235억 달러, 383억 달러였다.
실적 발표: 코카콜라 ‘호조’·GM ‘관세 타격’, S&P500 80% 깜짝 실적
코카콜라(NYSE:KO)는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강한 이익을 냈지만, 제너럴모터스(NYSE:GM)는 관세 비용으로 11억 달러를 부담하며 순이익이 3분의 1 감소했다. LSEG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의 약 80%가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으며, 연간 이익 증가율 예상치는 7.0%로 상향(7월 1일 5.8%).
투자자들의 시선은 23일 공개될 알파벳(NASDAQ:GOOGL)·테슬라(NASDAQ:TSLA)의 실적에 집중돼 있다.
AI 열풍, 닷컴버블보다 더 큰 거품인가?
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는 현재 월가의 ‘AI 광풍’이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과 공통점·차이점을 동시에 지닌다고 분석한다.
① 시장 집중도: 기술·통신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S&P500 전체의 34%로, 2000년 3월 닷컴 정점(33%)을 넘어섰다. 상위 10대 기업 중 8곳이 ‘매그니피센트 7(Apple, Amazon, Alphabet, Meta, Microsoft, Nvidia, Tesla)’ 혹은 이에 준하는 빅테크다. 이들 시총 합계는 22조 달러로 S&P500의 40%를 차지해, 1999년 25%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② 밸류에이션: 빅테크 상위 10개 종목의 12개월 선행 PER은 25년 전보다 높다. 단, 전체 S&P 기술섹터 PER(29.5배)은 2000년 최고점(50배)보다는 낮고, 나스닥 선행 PER도 70배→28.5배로 크게 완화됐다.
③ 투자 부담: 모건스탠리는 2028년까지 생성형 AI(generative AI) 대응 데이터센터 투자규모가 2.9조 달러에 달하며, 2028년 단일 연도 9천억 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4년 S&P500 전체 설비투자(약 9,500억 달러)에 맞먹는 수준이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막대한 비용이 주가에 이미 일정 부분 반영됐다고 보나, AI 수익 실현이 지연되거나 경쟁 구도가 급변할 경우(예: 중국 딥시크(DeepSeek) 등장)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S&P500: 미국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500개 대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로, 미국 주식시장의 대표적 벤치마크다.
러셀2000: 미국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지수로, 대형주 흐름과 차별화된 경기 민감도를 보여준다.
매그니피센트 7: Apple·Amazon·Alphabet·Meta·Microsoft·Nvidia·Tesla 등 시총이 막대한 7개 빅테크를 지칭한다.
내일(23일) 시장 변수
• 일본은행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 연설
• 대만 6월 산업생산
• 미국 6월 기존주택 판매
• 미국 20년 만기 국채 130억 달러 입찰
• 2분기 실적: 알파벳, 테슬라, IBM, AT&T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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