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가 번들 전략을 통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구독 매출 성장률을 제시했다고 로이터가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 증권거래소(NYSE: NYT)에 상장된 뉴욕타임스는 3분기 구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LSEG(옛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인 7.3%를 상회하는 수치다.
NYT는 핵심 뉴스 서비스와 함께 Wirecutter·The Athletic·Games(Wordle 포함) 등 라이프스타일·스포츠·엔터테인먼트 제품을 묶어 제공하는 ‘번들(Bundle)’ 전략을 강화해 왔다. 회사 측은 “
상호 보완적인 제품을 한데 묶어 구독자당 체류시간과 충성도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반복 수익을 확보한다
“고 설명했다.
번들 서비스에는 <The Daily>, <The Ezra Klein Show> 등 인기 팟캐스트와 <The Morning>, <DealBook> 같은 뉴스레터도 포함된다. NYT는 현재 자사 전체 구독자의 절반 이상이 두 가지 이상 서비스에 가입한 상태라고 밝혔다.
번들 전략이 왜 중요한가?
국내 독자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번들(bundling)’은 여러 개의 디지털 상품·서비스를 하나의 구독 요금제로 묶어 판매하는 모델이다. 이는 구독자의 이탈률을 낮추고, 평균 객단가(ARPU)를 높이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 미디어 기업들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22년 1월 디지털 스포츠 매체 The Athletic을 약 5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고, 곧바로 ‘The New York Times All-Access’ 번들을 출시했다. 이후 게임(Wordle)과 제품 리뷰 사이트 Wirecutter, 팟캐스트, 뉴스레터를 결합해 ‘슈퍼 번들’을 완성했다.
생태계 확장: 아마존과의 생성형 AI 라이선싱 계약
2024년 5월, NYT는 아마존(NASDAQ: AMZN)과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에 특화된 첫 장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①아마존의 ‘베드락(Bedrock)’ 등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NYT 콘텐츠가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고, ②NYT는 AI 기반 신규 서비스 개발 및 독자 경험 개선에 필요한 기술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미디어와 빅테크 간 협업이 뉴스 저작권과 생성형 AI 이슈를 둘러싸고 급속히 재편되는 글로벌 산업 지형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숫자로 보는 핵심 포인트
• 구독 매출 가이던스: 8%~10%(컨센서스 7.3%)
• 관련 인수·투자: The Athletic(5억 5,000만 달러, 2022년), Wordle(공개 금액 미공개)
• 주요 제휴: 아마존과 AI 라이선스 계약(2024년 5월)
시장 반응과 전망
애널리스트들은 “NYT의 번들 전략은 디지털 광고 의존도를 낮추면서 구독 기반 매출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라고 분석한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반면, 번들 구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월가 일각에서는 콘텐츠 제작 비용 증가와 AI 기술 투자 확대가 단기적으로 마진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지적한다. 이에 대해 NYT 경영진은 “질(質) 높은 저널리즘과 혁신적 제품 개발에 지속 투자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미디어 시장에 주는 시사점
국내 언론사들도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단독 유료 뉴스’→‘멀티 콘텐츠 번들’로의 진화를 서두르고 있다. NYT 사례는 콘텐츠 다각화, 데이터 기반 개인화, AI 활용이 구독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스포츠·엔터·쇼핑 등 관심사 영역 확장과 ▲팟캐스트·뉴스레터 같은 형식 다변화가 구독자 확보에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아울러, 빅테크와의 라이선싱 제휴 및 생성형 AI 활용은 뉴스 산업의 새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저작권 보호와 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 용어 설명
• 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그룹. 금융 데이터·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정보업체.
• 번들(Bundling): 여러 개의 개별 상품·서비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할인 또는 고정 요금제로 판매하는 방식.
• 생성형 AI(Generative AI): 텍스트·이미지·음악 등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해내는 인공지능 기술. 대표적으로 ChatGPT, 이미지 생성 모델 등이 있다.
NYT의 이번 가이던스 상향은 디지털 구독 시장에서 ‘콘텐츠+기술’ 융합 전략이 주주와 이용자 모두에게 실질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음을 재확인시킨 사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