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18일(현지시간) 혼조된 기업 실적과 건강보험 업종 약세에 소폭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1% 내렸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2%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도 0.05% 떨어졌다. 같은 날 9월물 E-mini S&P·나스닥 선물은 각각 0.08%, 0.10% 밀렸다.
2025년 7월 2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뉴욕 증시는 장중 넷플릭스 급락과 보험주의 낙폭 확대, 그리고 무역 불안 재부각에 상승 동력을 잃고 하락 전환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29.5%)가 시장 컨센서스(29.7%)를 밑돌면서 5% 넘게 급락해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건강보험주 역시 악재가 겹쳤다. 휴마나(Humana)가 메디케어 보너스 삭감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데 이어, 엘리번스 헬스(Elevance Health)가 투자은행 리링크 파트너스로부터 투자의견 하향(아웃퍼폼→마켓퍼폼)을 받으면서 두 회사 주가가 각각 1%와 8% 넘게 떨어졌다. 이 여파로 몰리나 헬스케어(-10%), 센틴, CVS헬스,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등 보험·헬스케어 전반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에서 최소 15~20% 관세를 고수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가 나오자 보호무역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
EU 측 무역담당 집행위원인 마로셰프초비치가 워싱턴 협상 결과를 EU 대사들에게 ‘낙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장 초반만 해도 S&P 500과 나스닥100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버팀목은 ▲예상치를 웃돈 주택지표 ▲대체로 양호한 기업 실적 ▲소비심리 개선이었다. 미국 6월 주택착공은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1천 채(컨센서스 130만)로 집계됐다. 건축허가 역시 -0.5% 감소 예상과 달리 0.2% 늘어난 139만7천 건을 기록해 향후 건설 경기를 앞당겼다.
미시간대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1.8로 5개월 만의 최고치(전월 60.7, 예상 61.5)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5.0%에서 4.4%로,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3.9%에서 3.6%로 낮아지면서 채권금리 하락을 견인했다.
전일 늦게 나온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발언도 주식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근접하는 만큼, 노동시장이 악화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이달 말 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2bp 내린 4.43%를 기록했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5%, 9월 회의에서 58%로 반영하고 있다. *FOMC는 미국 중앙은행(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다.
무역 변수는 여전히 시장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1일부로 150여 개국에 대해 10~15% 일괄 관세를 예고했다. EU·멕시코산 수입품에는 30%, 캐나다 일부 제품에는 3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고, 구리 반가공품에는 50%,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이 생산지를 미국으로 옮기지 않을 경우 최대 2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적 시즌: 은행好(호)·헬스케어悲(비)
이번 주부터 본격화한 2분기 실적 시즌은 현재까지 S&P 500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2%로 나타나, 사전 전망치(2.8%)를 소폭 상회하고 있다(Bloomberg Intelligence). 다만 11개 업종 중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6개에 그쳐 2023년 1분기 이후 최소치라고 야데니리서치(Yardeni Research)는 지적했다.
주요 개별종목 움직임
• 넷플릭스(NFLX):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 하향(29.5%→컨센서스 29.7%)으로 5%대 하락.
• 3M: 올해 유기적 매출 가이던스 2~3% → 2%로 하향, 다우 내 최대 낙폭(-3%).
• 사렙타 테라퓨틱스: 실험적 유전자 치료제 투여 환자 사망 소식에 36% 폭락.
• 오토리브: 2분기 영업마진 9.30%(컨센서스 9.35%)로 4%대 하락.
•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개방형 펀드 전환 추진 소식에 15% 급등.
•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2분기 순이자수익 8억6,000만 달러(예상 7억9,470만 달러)로 7% 상승.
• 리전스 파이낸셜: 순이자수익 가이던스 상향(+3~5%), 주가 6% 상승.
이밖에 아메리칸익스프레스(AXP)는 비용 증가로 2% 이상 하락했으며, 탈렌에너지(TLN)는 35억 달러 규모 가스발전소 인수 소식에 24% 급등했다. 노퍽서던(NSC)은 유니온퍼시픽의 인수 검토설, 찰스슈왑(SCHW)은 예상을 웃돈 매출(58억5,000만 달러)로 각각 2% 이상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채권시장 동향
유럽 유로 Stoxx 50 지수는 0.33% 하락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50%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주 반 만의 고점에서 0.21% 밀렸다.
유럽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2.695%로 2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684%로 1.9bp 올랐다. 반면 미국 10년물은 4.428%로 2.3bp 하락했다.
유로존 5월 건설생산은 전월 대비 1.7% 감소해 2년 반 만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독일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1.3% 하락하며 9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은 7월 24일 유럽중앙은행(ECB)이 25bp 인하할 확률을 1%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 E-mini 선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거래하는 ‘축소형’ 지수선물로, 소액으로도 지수 선물투자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 T-Note(미 국채):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2~10년 만기 중기 국채다. 금리 변동과 경기 전망에 민감해 ‘기준 금리’ 역할을 수행한다.
-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약자로, 미국 기준금리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기구다.
향후 일정
7월 21일에는 베라이즌(VZ), NXP반도체(NXPI), 도미노피자(DPZ) 등 16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경기민감주인 철강, 반도체, 금융 실적이 지수 흐름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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