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장 초반 급등 후 약세 전환…기술주 실적 호조에도 3대 지수 하락 마감

뉴욕 증시가 31일(현지시각) 장 초반의 매수세를 끝내 지켜내지 못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초반 상승을 이끌었던 기술 대형주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3대 주요 지수는 일제히 내림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0.30포인트(−0.7%) 떨어진 44,140.98에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23.51포인트(−0.4%) 내린 6,339.39, 나스닥 종합지수는 7.23포인트(−0.04%) 하락한 21,122.45를 기록하며 각각 세션 저가 부근에서 거래를 종료했다.

장 초반 랠리의 배경메타 플랫폼스(META)와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발표한 긍정적인 실적 덕분이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스는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3분기 매출 전망도 호조를 보여 주가가 11.3% 급등했다. 소프트웨어 업계 대장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매출·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 4.0% 상승했다.

그러나 개장 직후 매수세가 빠르게 식으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나스닥과 S&P 500이 전일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직후였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부추겼다. 여기에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무역 관련 불확실성 증폭

트레이더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새로운 관세 발표 시한(8월 1일)을 앞두고 상황을 주시했다. CNBC ‘스콰크박스’ 인터뷰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합의의 윤곽을 갖추고 있다”며 낙관적 견해를 밝혔지만, 시장은 추가 정보가 나올 때까지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트럼프는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과의 무역 합의를 발표하면서 한국산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25% ‘포괄관세’를 90일 연장하고, 자동차 25%, 철강·알루미늄·구리에 대해 최대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동시다발적 관세 발표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은 글로벌 교역 둔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주요 경제 지표와 섹터 동향

미 상무부가 발표한 6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예상치와 부합했다. 물가 호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제약주 중심의 매도 압력이 커지면서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 용어 설명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Philadelphia Semiconductor Index, SOX)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기업 3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경기 방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SOX는 전일 1년 만의 최고치로 마감한 뒤 3.1% 급락했다. 특히 퀄컴(QCOM)은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7.7% 폭락,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제약업종도 부진했다. NYSE 아카 제약지수2.9% 밀려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밖에 헬스케어, 유전 서비스, 철강 업종도 동반 약세를 보였으나, 소프트웨어·컴퓨터 하드웨어주는 상대적 강세를 유지했다.


해외 증시 및 채권 시장

아시아·태평양 증시는 대체로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가 1.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2% 떨어졌다. 반면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0% 올라 대조를 이뤘다.

유럽 주요 지수도 약세였다. 프랑스 CAC40은 1.1%, 독일 DAX는 0.8% 하락했고, 영국 FTSE100은 0.1% 소폭 내렸다.

미 국채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되며 10년물 국채금리가 1.6bp 내린 4.360%를 기록, 채권 가격은 소폭 반등했다.


향후 일정과 전망

8월 1일에는 미 노동부의 7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노동시장 상황이 주가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와 함께 제조업 PMI 등 경기선행지표도 공개된다.

실적으로는 장 마감 후 애플(AAPL)아마존(AMZN)이 2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두 기업의 매출·이익 가이던스가 향후 기술주 랠리 지속 여부를 판단할 결정적 잣대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 시각으로는 “단기적으로는 관세 정책과 매크로 지표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지만,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대형 기술주는 상대적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반도체 및 경기민감 업종은 중국 수요 둔화, 무역 리스크 등에 민감하므로 포트폴리오 분산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이날 뉴욕 증시는 ‘실적 호재 vs. 무역 불확실성’이라는 상반된 재료가 혼재되며 상승 폭을 반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8월 초 연달아 발표될 고용지표·기업실적·관세 정책에 주목하며 신중한 매매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