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미 연방준비은행(연준) 통화정책 집행을 담당하는 뉴욕연방준비은행 고위 관계자가 금융기관이 유동성 수요가 발생할 때 스탠딩 레포 퍼실리티Standing Repo Facility, SRF를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면 주저 없이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이용이 이뤄지더라도 정책 운영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12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연은에서 시스템 공개시장계정System Open Market Account, SOMA을 총괄하는 로베르토 페를리(Roberto Perli)는 “SRF는 경제적으로 타당할 때마다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렇게 될 것으로 완전히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보유한 대규모 채권과 현금 포지션을 관리하는 책임자다.
페를리는 이어 “과거 연준이 제공한 레포 운영에서 우리의 거래상대방들이 대규모로 참여해 왔다”며,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된다면, 하루 두 차례 진행되는 SRF 정례 운영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참여가 이뤄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며칠간의 SRF 작동 상황을 점검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연준은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12월 초부터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하는 계획을 함께 발표했다.
연준은 2022년부터 팬데믹 기간에 매입했던 채권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왔다. 이는 팬데믹기 동안 매우 풍부했던 시장 유동성을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타이트한 수준으로 되돌리는 한편, 시장의 정상적 변동성을 허용하려는 의도에서다.
정책회의를 앞두고는 머니마켓 금리 상승, 목표범위 내에서의 연방기금금리 상방 이탈 압력, 그리고 SRF 이용 증가가 복합적으로 관찰되며 유동성 여건의 긴축을 시사했다. SRF는 적격 금융기관이 보유 채권을 담보로 즉시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 시장 유동성 수요에 대한 완충장치로 작동한다. 이 도구는 2021년 도입되었으며, 최근 이전까지는 대체로 활용이 미미했다.
10월 말의 SRF 이용이 눈에 띄기는 했으나 일부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보다는 적었다. 몇몇 연준 관계자들은 시장 차입 금리가 연준이 제시하는 SRF 금리보다 높음에도 더 많은 기관이 SRF를 활용하지 않은 점을 두고 의아함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페를리는 “우리의 시장 소통 결과, 일부 딜러는 머니마켓펀드(MMF)와의 협상을 꺼리거나, 레포 압력이 완만하고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일 경우 대규모로 자금을 SRF로 돌리기를 주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레포 압력이 지속되거나 강화될 경우, SRF는 더 폭넓고 훨씬 큰 규모로 사용될 것으로 본다”며, 그렇게 되면 “상방으로 치우친 금리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페를리는 같은 날 앞서 발언한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의 견해를 재확인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보유자산 축소 중단 계획을 제시한 만큼, 금융시스템 성장을 수용하기 위해 연준의 채권 보유가 머지않아 다시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페를리는 “정확한 시점은 여러 요인에 달려 있지만, 현재 정보를 감안하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용어 해설과 배경
• 스탠딩 레포 퍼실리티(SRF): 레포(repo)는 보유 채권을 담보로 현금을 빌리고, 이후 약정된 가격에 채권을 되사주는 단기 담보대출을 뜻한다. SRF는 연준이 상시로 제시하는 정형화된 조건의 레포로, 적격 기관이 하룻밤 유동성을 신속히 조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장 안정화 장치다. 레포 금리에 상한을 설정하는 효과를 통해, 단기자금시장에서의 과도한 금리 급등을 완충한다.
• 시스템 공개시장계정(SOMA): 뉴욕연은이 운용하는 연준의 채권 및 현금 보유 계정으로, 공개시장조작(매입·매도)과 대차대조표 관리의 핵심 인프라다. 페를리는 바로 이 SOMA를 총괄한다.
• 연방기금금리: 미국 예금취급기관 사이에서 초단기로 거래되는 준비금의 기준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정책 레버다. 연준은 운영 도구(역레포, 초과지준이자, SRF 등)를 통해 이 금리를 목표범위 내에 머물도록 세밀하게 관리한다.
전문적 시사점
첫째, SRF 적극 활용을 독려한 페를리의 메시지는 유동성 백스톱(backstop)으로서의 SRF 기능을 명시적으로 정상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시설 이용에 대한 낙인(stigma)을 줄이고, 시장 스트레스 국면에서 신속한 유동성 이동을 유도해 단기금리의 비정상적 급등을 억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대규모 이용도 문제없다”는 언급은 SRF가 양적긴축(QT)과 양립 가능한 운영 장치임을 재확인한다. 대차대조표 축소의 중단과 함께, 필요한 경우 적시적소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SRF는 시장의 변동성 허용과 금리 통제력 유지 사이 균형을 맞추는 실무적 수단이다.
셋째, 10월 말 이용이 예상보다 적었던 현상은 일부 딜러의 행태적 제약과 단기 시계에서의 비용-편익 판단을 반영한다. 페를리가 지적했듯, 압력이 완만·단기적이라면 시장참가자는 거래관계 관리나 가격 차익 등을 고려해 SRF 전환을 미룰 유인이 있다. 그러나 압력이 지속·심화될 경우 SRF 수요가 광범위하고 크게 확대되며 상방 금리압력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넷째, 윌리엄스 총재의 견해에 대한 페를리의 호응은, 대차대조표 축소 중단 이후 금융시스템 성장에 발맞춘 보유자산의 재증가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는 정확한 시점은 미정이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언급처럼, 시장이 유동성 레짐 전환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핵심 인용구
“SRF는 경제적으로 타당할 때마다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렇게 될 것으로 완전히 예상한다.” — 로베르토 페를리, 뉴욕연은 SOMA 책임자
“레포 압력이 지속되거나 강화될 경우, SRF는 더 폭넓고 훨씬 큰 규모로 사용될 것이며, 상방 금리 압력을 완화할 것이다.” — 로베르토 페를리
“정확한 시점은 여러 요인에 달려 있지만, 현재 정보를 감안하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크다.” — 로베르토 페를리
맥락 정리
이번 발언은 연준의 10월 금리 인하와 12월 초 대차대조표 축소 중단 계획 발표라는 정책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회의 전후로 관찰된 단기자금시장 금리 상승과 SRF 이용 증가는 시중 유동성 긴축을 가리키며, SRF가 완충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었음을 재확인시킨다. 한편, 초기 이용이 기대에 못 미친 배경으로는 시장참가자의 행태적 고려가 제시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