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에서 ‘노 바이(No Buy) 7월’이라 불리는 31일간의 지출 동결(스펜딩 프리즈)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지갑 디톡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충동구매를 줄이고 재정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한 자발적 소비 절제 운동이 개인 재무 관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2025년 7월 2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운동은 ‘미니멀리즘 실험’과 ‘행동 재설정’을 목표로 한다. 참여자들은 한 달 동안 필수 지출(주거비·공과금·의료비·기본 식비)을 제외한 모든 소비를 멈추고, 그 과정에서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는 훈련을 받는다.
‘노 바이 7월’이란 무엇인가?
영어권에서 ‘No Buy July’로 불리는 이 챌린지는 2010년대 후반 소셜 미디어에서 시작됐다. 7월 한 달간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는 단순한 규칙이지만, 실제로는 소득·나이·지역을 불문하고 적용할 수 있는 재정 디톡스 프로그램이다. 특히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 습관을 점검하려는 이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주요 동기 ①: 자동 소비 패턴을 깨라
뉴욕 시립대(CUNY) 금융학 교수이자 스타트업 그로스리미트(GrowthLimit)의 엔지니어링 총괄인 데니스 시어시코프(Dennis Shirshikov)는 “노 바이 7월은 행동경제학적 ‘리셋’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
참여자들은 이 과정을 통해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고, 응급 자금을 신속히 마련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주요 동기 ②: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계 재정 점검을 부추긴다
개인 금융 교육 사이트 ‘BeFluentInFinance’ 운영자 앤드루 로케노스(Andrew Lokenauth) 역시 지난해 직접 챌린지에 참여했다. 그는 “
식료품·공과금·의료비만 지출했고, 새 옷·아마존 충동구매·배달 음식은 전면 금지했다
”며, “작은 결제 15달러, 30달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더라”고 밝혔다.
그는 고객들과 재정 챌린지를 진행하면서 “대다수는 자신의 재량 지출을 40%가량 과소평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수록 이러한 작은 누수는 가계 재정에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효과: 한 달 절약액보다 더 큰 ‘습관 교정’
로케노스는 “노 바이 7월로 한달에 약 850달러를 아꼈지만, 그 이후 매달 400달러씩 지출이 줄어든 것이 더 큰 성과”라고 말했다. 즉, 핵심은 단숨에 모은 돈이 아니라 ‘자동 결제 루틴을 재설계’하는 데 있다.
전문가 팁: ‘사전 준비’가 절반
로케노스는 챌린지에 앞서 식료품·세제·위생용품 등 보유 재고를 목록화하고, “
바로 이 ‘목록화’ 덕분에 응급 쇼핑으로 인한 실패를 방지할 수 있었다
”고 조언했다.
그는 행동 심리학적 관점도 제시했다. “지출 습관을 끊는 데는 대략 3주가 걸린다. 31일 챌린지는 충분히 길어 실질적 변화를 이끌고, 동시에 짧아 도전 의욕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길이”라는 것이다.
낯선 용어 해설*
① 디지털 월렛(Digital Wallet)전자지갑은 스마트폰·PC 등에 저장된 모바일 결제·신용카드·멤버십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다. 애플 페이·구글 월렛 등이 대표적이다.
② 노 바이(No Buy)는 말 그대로 ‘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미니멀리스트와 재테크 커뮤니티에서 파생된 용어다. 기간을 명시해 ‘No Buy July’·‘No Spend November’ 같은 챌린지가 유행한다.
기자 시각: ‘한 달만 참아도 습관이 달라진다’
기자는 실제 국내 MZ세대 사이에서도 ‘한 달 소비 기록 템플릿’과 ‘카드값 0원 달성 챌린지’가 유행하는 점에 주목한다. 고금리·고물가 환경에서, 단순히 돈을 모으는 기술보다 ‘소비를 멈추는 기술’이 더 중요한 화두가 됐다. 전문가들은 “지출 다이어트가 성공하려면 자동이체·구독 서비스 정비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국내에서도 2024년부터 번역 커뮤니티를 통해 ‘노 바이 7월’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액을 줄이고 긴축을 시도하는 직장인, 사회초년생에게는 짧지만 강력한 트레이닝이 될 수 있다.
남은 과제
전문가들은 챌린지 완료 후 ‘보복 소비(리바운드)’를 경계하라고 강조한다. 한 달간 억눌린 소비 욕구가 폭발하지 않도록, 목표를 명확히 하고 세이브된 금액을 비상금·투자·부채 상환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 또한 지출 로그를 기록해 자신만의 소비 패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을 권고한다.
미국발 ‘노 바이 7월’ 열풍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시대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절약’이 아닌 ‘행동 변화’를 통해 장기적 재정 안정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