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엔비디아 동맹 기대 과열 평가 속 5% 조정…‘AI-RAN’ 현실화까지 시간 필요

노키아(Nokia) 주가가 이틀간 40% 넘게 급등한 뒤 5%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핀란드 헬싱키 증권거래소에서 10월 28일(현지시간) 기록한 급등세가 엔비디아(Nvidia)와의 전략적 제휴에 따른 ‘과도한 랠리’였다는 평가가 나오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이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정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지분 약 2.9% 규모(10억 달러 상당)를 취득하기로 한 소식이 발표된 뒤 이틀 만에 나타난 급반전이다. 양사는 AI 기반 무선 접속망(Artificial Intelligence-Radio Access Network·AI-RAN)과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한다.

이번 협약에 따라 노키아는 자체 무선 장비 포트폴리오에 엔비디아의 GPU 및 가속 네트워크 솔루션을 통합해 차세대 5G·6G 통신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 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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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부품으로만 구성된 AI 네이티브 6G 무선 스택”

을 발표하며, 자사의 AI 에리얼(Aerial)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 의지를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청사진에는 ODC의 5G RAN 소프트웨어, 시스코(Cisco)의 사용자평면·코어 네트워크 기능, 그리고 MITRE 및 부즈 앨런(Booz Allen)에서 개발할 6G 애플리케이션이 포함된다. 이는 기존 이동통신사가 사용하는 베이스밴드 장비와 안테나 장비를 AI 가속 클라우드 인프라로 대체해 지연시간 감소·에너지 소비 절감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다.


시장 반응: ‘게임 체인저’인가, ‘과도한 기대’인가

초기에는 통신 인프라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어가던 노키아가 “AI-RAN”이라는 새 먹거리로 부활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밸류에이션에 이미 낙관론이 선반영됐다”며 경고장을 내놨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케플러슈브로(Kepler Cheuvreux)는 리포트에서 “파트너십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RAN 시장이 향후 10년간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 매출 기여도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직접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을 새로운 리스크로 지목하며 노키아의 향후 마진 압박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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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용어 풀이
AI-RAN은 기지국 안테나·베이스밴드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네트워크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주파수·전력·빔포밍을 자동 조정하는 차세대 무선 기술을 가리킨다. GPU 기반 병렬 연산 능력이 필수적이어서 엔비디아와 같은 고성능 연산 업체와의 협력이 필연적으로 거론된다.


장·단기 전망과 기자 해설

노키아는 지난해부터 “단순 장비 판매”에서 벗어나 ‘서비스형 네트워크(Network-as-a-Service)’로 비즈니스 전환을 추진해 왔다. 엔비디아 GPU의 AI 추론 능력을 접목하면, 기지국 성능 시뮬레이션·네트워크 슬라이싱·사이버보안까지 통합 패키지로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를 상용화하려면 통신사와 정부 규제기관의 인증, 신규 칩셋 생산 라인 확보, 그리고 광범위한 현장 테스트가 선행돼야 한다.

현재 글로벌 RAN 시장은 2023~2024년 설비투자 축소 여파로 역성장 국면에 있다. 통신사들이 CapEx(설비투자비)를 긴축 모드로 전환한 상황에서, 노키아가 AI-RAN 솔루션을 팔아 추가 매출을 올리려면 ‘투자 대비 총소유비용(TCO)’ 절감 효과를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2027~2028년 대량 상용화를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또한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전(全)미국산 6G 생태계’ 구상은 중국 화웨이·ZTE 장비를 배제하려는 지정학적 목표와 맞물려 있다. 노키아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을 확실히 공략할 기회를 얻는 셈이지만, 동시에 유럽·아시아 통신사들이 Vendor Diversification(공급업체 다변화) 전략을 강화하면서 가격 협상력 저하를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 및 투자자 유의 사항

결국 노키아 주가가 40% 단기 급등 후 5% 조정을 받은 것은 “실적 체감 전까지는 불확실성 우위”라는 현실을 반영한다. 케플러슈브로뿐 아니라 다수 중립계 애널리스트들도 목표주가 상향 조정을 유보하고, “기술 통합이 성공적으로 검증될 때까지는 관망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AI-RAN과 6G는 분명 차세대 통신의 핵심 키워드다. 그러나 상용화까지의 긴 로드맵치열한 경쟁 환경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가 반영하는 ‘성공 시나리오’는 다소 낙관적일 수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 모멘텀에 휩쓸리기보다 기술 성숙도, 규제 환경, 통신사 CapEx 사이클 등 펀더멘털 요소를 냉정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