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주 로이 쿠퍼 주지사, 미 상원의원 선거 출마 공식 선언

미국 남동부의 정치 격전지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현직 주지사인 로이 쿠퍼(68)가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방 상원의원 출마를 공식화했다.이번 출마는 민주당이 공화당이 수성 중인 의석을 탈환할 수 있는 전국적 기회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2025년 7월 28일, 로이터통신과 해당 기사를 전재한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쿠퍼 주지사는 이날 발표한 2분 10초 분량의 캠페인 영상에서 자신을 “워싱턴의 무책임한 부채 확대와 사회안전망 후퇴를 막을 인물”로 규정하며 본격적인 상원의원 선거 레이스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쿠퍼 주지사의 출마는 2선(選)을 지낸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이 은퇴 의사를 밝힌 직후 이뤄졌다. 틸리스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추정 규모 3조 달러)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뒤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쿠퍼 캠프가 정조준한 쟁점은 바로 해당 3조 달러 규모의 감세·지출 패키지 법이다. 공화당이 53대 47(공화 53, 민 47)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원 구도에서 민주당은 재집권을 위해 최소 4석 이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쿠퍼는 “워싱턴의 정치인들이 국가 부채를 늘리고, 의료보험을 축소하고, 재향군인과 빈곤층을 홀대하며, 메디케어·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조차 위협하면서 억만장자에게 감세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That’s wrong, and I’ve had enough.” ― Roy Cooper 캠페인 영상 중

쿠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차례 표를 던진 주(州)에서 주지사 선거를 연달아 승리한 이력을 앞세워 민주당 예비경선의 유력 주자로 부상했다. 예비경선 경쟁자로는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와일리 니컬(Wiley Nickel)이 거론된다.

한편 공화당 측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가 최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을 지낸 마이클 왓리(Michael Whatley)가 공화당 공천 레이스를 주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상원 판세와 민주당의 과제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외에도 미시간·미네소타·뉴햄프셔 등 현역 의원이 은퇴하는 지역구를 방어해야 한다. 동시에 공화당이 보유한 최소 4석을 뒤집어야 과반(51석)을 확보할 수 있다. 상원의 임기는 6년으로, 2년마다 전체 의석의 3분의 1이 교체된다.

메디케어·사회보장연금이란?
메디케어(Medicare)는 65세 이상 또는 특정 장애가 있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방 건강보험 제도다. 사회보장연금은 근로자가 납부한 급여세(payroll tax)를 재원으로 노령·유족·장애 연금을 지급하는 미국의 대표적 사회보장 프로그램이다. 쿠퍼는 이 두 제도가 감세 정책과 상원 다수당의 입장에 따라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령층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 시각

정치 금융 시장 분석가들은 쿠퍼의 출마가 투자자 심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본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회복할 경우, 증세·복지 확대 법안이 추진되고 인프라·친환경 예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유다. 반대로 공화당이 수성을 지킬 경우, 감세 기조가 지속돼 기업 실적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제시된다.

쿠퍼 캠프는 정치적 경험·의회 협상력·현장 행정 능력을 강조하며 “보건·교육·군인가족 지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2026년 11월 본선까지 15개월가량 남은 가운데, 양당 모두 조기 조직·자금 마련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민주당 예비경선 결과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둘째, 공화당이 내세울 최종 후보가 누가 될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지가 변수다. 셋째, 노스캐롤라이나는 농촌·도시, 백인·흑인, 제조업·IT 산업 등 다양한 유권자 층이 혼재해있어, 후보 간 세부 정책이 표심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쿠퍼 주지사는 “워싱턴을 향해 ‘이제 그만’(Enough)이라고 외칠 시점“이라며 유권자 참여를 촉구했다. 그의 승부수가 상원 권력 지형을 재편할지, 아니면 공화당의 방어벽이 다시 한 번 공고해질지는 내년 선거일까지 미국 정치의 핵심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