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2025년 연간 매출·영업이익 전망 대폭 하향…주가 장외서 28% 급락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2025 회계연도 전체 전망을 대폭 낮추며 투자자들의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회사는 매출·영업이익 가이던스를 동시에 하향 조정했고, 이 소식이 전해진 29일 프리마켓(장전) 거래에서 주가는 28% 이상 급락했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2025년 매출 성장률을 기존 13~21%에서 8~14%로, 영업이익 성장률을 16~24%에서 10~16%로 각각 하향했다. 이는 환율 영향(고정 환율 기준, CER)을 반영한 수치다.

회사는 전망 조정의 주요 배경으로 미국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의 위고비(Wegovy) 판매 둔화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의 경쟁 심화를 꼽았다. 또한 일부 해외 시장에서 위고비의 예상보다 느린 도입 속도도 악재로 작용했다.

“2025년 상반기 매출 성장에는 전년도 매출에 대한 그로스-투-넷(gross-to-net) 조정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분기에는 340B* 프로그램 관련 300억 덴마크크로네(DKK) 규모의 조정이 발생했다.” — 노보 노디스크 공식 발표문

그러나 회사는 하반기(3·4분기)부터는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미국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위고비 판매 둔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5년 5월을 마감 시한으로 ‘대량 조제(mass compounding)’ 중단을 명령했으나, 노보 노디스크는 “안전하지 않고 불법적인 대량 조제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시장 왜곡이 위고비의 시장 침투 속도를 떨어뜨렸다는 설명이다.

한편 오젬픽은 미국 당뇨병 치료 시장에서 경쟁 제약사들의 GLP-1계열 신약 출시 압박을 받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도 위고비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재무 관점에서 회사는 2025년 순금융수지(net financial items) 30억 DKK 흑자를 예상했다. 이는 주로 미국 달러화 헷지(환헤지) 효과 덕분이다.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350억~450억 DKK로 전망했다. 이는 GLP-1 계열 치료제의 물량 성장이 계획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경영진 교체도 발표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마지아르 ‘마이크’ 도우스타르를 2025년 8월 7일부로 신임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현 CEO 라스 프루에르고르 예르겐센은 같은 날 사임한다.


용어·배경 설명

위고비(Wegovy)오젬픽(Ozempic)은 모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다.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위고비는 고용량 제형으로 체중 감량(비만) 치료에 특화됐다. GLP-1 계열 치료제는 식욕 억제·포만감 증가를 통해 체중과 혈당을 동시에 조절한다.

340B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가 특정 보건의료기관에 의약품을 할인 가격으로 공급하도록 규정한 제도다. 제약사는 이후 조정 과정에서 매출을 재계산해야 하며, 이때 발생하는 차액이 ‘gross-to-net 조정’으로 반영된다.

대량 조제(mass compounding)란, 허가받지 않은 제3자가 브랜드 의약품을 모방·혼합해 대량 생산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는 안전성·품질 문제가 있으며, 정품 의약품 판매를 저해한다.

전문가 시각

시장에서는 이번 가이던스 하향이 단기적인 수요 부진보다 구조적 경쟁 심화와 생산·공급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GLP-1 계열 시장은 경쟁사들의 신약 출시가 줄을 잇고 있어, 노보 노디스크가 기존 1위 지위를 방어하기 위해선 생산 증설·가격 전략·새로운 적응증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달러 강세 국면에서 발생하는 헷지 이익은 일시적 요인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2026년 이후 수익성 방어 전략 또한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