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증시가 1일(현지시간) 헬스케어 섹터 강세를 발판으로 상승 마감했다. 특히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주가가 급등하며 지수 전체를 견인했다.
2025년 9월 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웨고비(Wegovy)’가 경쟁사인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제프시판(Zepbound)’보다 우수한 심혈관 보호 효과를 보였다는 임상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이에 코펜하겐 증시에 상장된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2.8% 상승하며 최근 복제약(카피캣) 경쟁 우려로 인한 약세를 만회했다. 앞서 회사는 복제약 확산을 이유로 2025년 매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노보 노디스크 주가 상승은 범유럽 Stoxx 600 지수를 0.4% 끌어올렸다. 같은 시각 독일 DAX 지수는 0.5% 올랐고, 영국 FTSE 100 지수와 프랑스 CAC 40 지수도 각각 0.3%씩 상승 마감했다.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대형·중형주 60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유럽판 S&P 500’으로 불린다.
헬스케어 외에도 방위 산업이 투자자 관심을 끌었다. 노르웨이가 영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100억 파운드 규모의 신형 프리깃(호위함) 건조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자 BAE 시스템스 주가가 급등했다. 프리깃은 ※대잠·대공 작전에 투입되는 중형 군함을 의미한다.
다만 미국 노동절(Labor Day)로 뉴욕증시가 휴장하면서 유럽 시장 전반의 거래량은 평소보다 적었다.
투자자들은 또 하나의 변수로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의 8월 30일 판결에 주목했다. 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를 기각했으며, 백악관은 10월 중순까지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ING는 메모에서 “세계 교역 파트너들이 섣불리 환호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미국이 이미 거둬들인 관세 수입을 반환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될 경우, 미 국채 시장이 추가 압박을 받을지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권한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결국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갈 것을 예상해 왔으며, 최종적으로 관세 조치가 지지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에서 보면, 웨고비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혈당·지질 개선 효과를 동시에 제공해 ‘대형 블록버스터’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복제약과 경쟁사 신약 출현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향후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후속 데이터 발표, 유럽·미국 규제당국의 추가 승인 여부가 주가 변동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또한 유럽 증시는 달러 강세와 채권 금리 상승, 그리고 중국 경기둔화 우려라는 복합 변수를 안고 있어, 단기적인 섹터 로테이션 전략이 요구된다는 조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