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이사회 전면 개편 표결 앞두고 소액주주 불만 고조…리더십 전략 시험대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로고 깃발이 2025년 2월 5일 덴마크 바그스배르(바그스바드) 본사에서 열린 연차보고서 발표 행사 중 게양돼 있다. 사진=Mads Claus Rasmussen | AFP | Getty Images

유럽 시가총액 1위권을 지켜왔던 노보 노디스크가 이사회 재편을 통해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가운데, 일부 소액주주들이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며 리더십 전략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해졌다.

2025년 11월 1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체중감량 치료제 분야의 선도적 지위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주가 급락투자심리 위축이라는 이중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 지배주주의 입김이 강해지는 이사회 개편안이 확정 수순을 밟는 반면, 소수 주주들의 반발은 더해지고 있다.

주목

CNBC Interview Thumbnail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달 임시주주총회(EGM)를 11월 14일 개최한다고 공지하며, 현 독립 이사들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의장 헬게 룬드(Helge Lund)도 포함된다. 회사 측은 현 이사회노보 노디스크 재단 이사회(최대주주) 간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NBIM)는 이번 주 초 표결 기권을 예고하며 불만을 간접 표출했다. 캘리포니아주 교직원 퇴직연금(CalSTRS)개편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두 기관 모두 추가 논평은 거부했다.

의장직은 루나의 후임으로 라스 레비엔 쇠렌센(Lars Rebien Sørensen)이 맡게 된다. 그는 이미 재단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 중이며, 2000~2016년 노보 노디스크 CEO를 역임한 바 있다. 재단 측은 또 시스 더 용(Cees de Jong)을 부의장, 미카엘 돌스텐(Mikael Dolsten), 브릿 멜비 옌센(Britt Meelby Jensen), 스테판 엥겔스(Stephan Engels)를 이사로 제안했다.

주목

다만 돌스텐(前 화이자 R&D 책임자)은 금요일 오전 개인적 사유이사 후보에서 사퇴했다. 같은 시각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장 초반 1.8% 하락해 312.90달러를 기록했다.

“그 규모의 회사가 그 정도 수준의 변화를 그렇게 빠르게 단행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변화 이론 전문가인 앤드루 페티그루(Andrew Pettigrew)가 CNBC에 말했다.

그는 이어 “통상 그 정도의 변혁은 회사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심각한 위기에서 촉발된다”며, 기존 권력 집단이 장기간 유지돼 온 경우 갑작스러운 변화가 이를 타파하는 계기가 되곤 한다고 덧붙였다.

쇠렌센은 발표 직후 애널리스트 콜에서 현 이사회가 미국 시장 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 너무 더뎠다고 평가하며, 추가 이사 2명을 적기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엘리 릴리(Eli Lilly)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안 노보가 후발로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자로(Mounjaro)제프바운드(Zepbound)최고 용량에서 보다 두드러진 체중감량을 보여주며 노보의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를 압박하고 있다.

쇠렌센은 10월에 “이번 이사회 개편은 긴급성과 범위의 문제”라면서도, 재단이 신임 CEO 마이크 더우스타르(Mike Doustdar) 체제의 현 전략에 “전적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CNBC Interview Thumbnail 2


도전적인 미국 시장

이사회 개편의 또 다른 명분은 미국 소비자 시장을 잘 아는 인사를 충원해 경쟁 심화 국면에서 직접소비자판매(DTC) 전환과 저가 모조약(compounding pharmacies) 확산 등 복합 리스크를 헤쳐나가기 위함이다.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노보의 최대 시장이다. 2025년 1~9월 기준, 미국은 덴마크 크로네(DKK) 기준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신임 이사회의 기대 역량에 회의적이다. 도이체방크엠마누엘 파파다키스(Emmanuel Papadakis)“종합적으로 보면, 새 이사회가 대형 제약사의 상업적 전문성을 더 갖췄다기보다 오히려 덜 갖춘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이사회 개편안 발표 이후 12% 하락했으며, 연초 이후로는 58% 급락했다. 회사는 지난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컨센서스를 하회했고, 오젬픽·위고비 성장 기대 둔화를 이유로 연간 가이던스 상단을 낮췄다.

이는 최근 덴마크 제약 대기업에서 벌어진 연쇄적인 극적 변화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

참고 기사:

노보 노디스크, 100억 달러 바이오텍 딜에서 발을 빼다 — 투자자들은 그 판단이 현명한지 혹은 위험한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오젬픽 제조사 노보 노디스크, 가격 압박 심화 속 체중감량 치료제 성장 전망 하향

트럼프, 엘리 릴리·노보 노디스크와 체중감량 약가 인하 및 일부 메디케어 적용 합의 발표

“올해 노보는 서로 상충하는 신호를 보인 사례가 너무 많았다”모닝스타카렌 앤더슨(Karen Andersen)은 말했다. 그는 “직접 환자 대상 시장이 향후 비만 치료제 매출 성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컴파운더(compounders)가 실질적 경쟁자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이 노보의 대응 방향을 동일하게 보지 않을 가능성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말 사이 노보는 임상단계 바이오텍 메트세라(Metsera)의 실험적 체중감량 약물을 놓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벌이던 인수전에서 철수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거래 시도가 이례적이었다고 묘사했다.

이번 이사회 변화는 노보가 더우스타르신임 CEO로 선임하고, 라스 프루에르고 요르겐센(Lars Fruergaard Jørgensen) 전 CEO를 전격 교체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이뤄진 일이다. 회사는 현 주가 흐름과 경영 궤적의 책임 일부를 전임 CEO에게 돌렸고, 더우스타르는 이후 전사 재편을 발표하며 전 세계 임직원 10% 이상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용어 정리핵심

임시주주총회(EGM)Extraordinary General Meeting: 정기총회 외에 긴급·중요 사안을 의결하기 위해 소집되는 주주총회다. 컴파운딩 약국(compounding pharmacies): 완제품 의약품이 아닌 원료를 배합·조제해 환자 맞춤형 약을 만드는 약국으로, 표준화된 브랜드 약의 저가 대체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직접소비자판매(DTC): 전통적 의사 처방·도매유통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 접점을 전면화하는 판매·마케팅 방식이다.


진단과 시사점

이번 이사회 개편은 지배주주(재단)의 거버넌스 장악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읽히며, NBIM의 기권CalSTRS의 반대가 드러내듯 소액주주 권익과의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 반면 재단과 더우스타르 체제전략 일치를 재확인함으로써, 미국 시장 대응 가속의사결정 단축이라는 효율성은 기대할 여지가 있다. 다만 파파다키스의 지적처럼 대형 제약 상업 역량의 공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엘리 릴리와의 격차 축소는 더뎌질 수 있다. 주가의 58% 연초 대비 하락가이던스 상단 하향은 투자자 신뢰의 경고음을 분명히 보여주며, 컴파운딩 약국·DTC 전환·가격 압박이 공존하는 미국 환경에서 상업화·유통·브랜드 방어의 정교한 재설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