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비만 치료제 ‘웨고비(Wegovy)’의 성장세 둔화와 경쟁 심화라는 중대 과제에 직면했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웨고비의 폭발적 매출은 한때 회사 가치를 유럽 1위로 끌어올렸으나, 2024년 중반 이후 시가총액이 4,000억 달러(약 540조 원) 이상 증발하며 투자자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1
미국 경쟁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제프바운드(Zepbound)’가 미국 처방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데다, 복제약(카피캣) 위협까지 가세해 노보 노디스크의 성장 엔진이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회사는 7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2분기 실적을 앞두고, 28년 차 내부 인사인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다르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8일 부로 선임하며 반전 계기를 노리고 있다.
WEGOVY VS ZEPBOUND — ‘선발주자’와 ‘추격자’의 진검승부
노보 노디스크는 2021년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으로 ‘웨고비’를 선보이며 ‘세계 최초의 고효능 비만 치료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2023년 11월 일라이 릴리가 ‘제프바운드’를 출시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올해 들어 미국 내 주간 처방 건수는 제프바운드가 웨고비를 추월해 시장 1위에 올라섰다.
“선발주자였던 노보 노디스크가 본격 경쟁 국면에서 가격·공급·보험 사각지대를 동시에 해결하지 못하면, ‘퍼스트무버 어드밴티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 업계 애널리스트 진단
LOST GROUND — 주가 급락과 밸류에이션 하향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2024년 6월 기준 고점 대비 67% 하락했다.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 밸류에이션(높은 주가수익비율)도 급격히 축소돼, 현재 동종 제약사 평균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VALUE PREMIUM SLIPPING
2023년 말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5배로 경쟁사 평균(약 28배)을 크게 웃돌았으나, 최근 29배까지 떨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성장성 둔화를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RISING COSTS — 생산·판매 인프라 확장 부담
회사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설 투자를 단행해 왔다. 비만·당뇨 치료제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덴마크 칼룬드보르 공장과 노스캐롤라이나 신규 생산라인에 설비를 증설했으나, 투자금 회수 지연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마진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NO LONGER TOP DOG — 시가총액 추락
2023년 6월 6500억 달러(약 881조 원)까지 치솟았던 시가총액은 현재 2120억 달러(약 288조 원) 수준이다. 이는 ‘유럽 시총 1위’ 자리뿐 아니라 ‘글로벌 톱 10 제약사’ 지위도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용어·배경 설명
시가총액(시총)은 주가에 유통주식 수를 곱해 산출하는 기업 가치 지표다. 처방 건수는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 수로, 실제 판매량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비만 치료제는 체중 감량뿐 아니라 2형 당뇨·심혈관 질환 관리 효과가 연구되며, 고령화·만성질환 증가와 맞물려 ‘블루 오션’으로 평가된다.
기자 분석 및 전망
비만 치료제 시장은 GLP-1유사체 계열 혁신약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노보 노디스크가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① 웨고비 생산 병목 해소, ② 신규 파이프라인(경구용 GLP-1) 가시화, ③ 보험 적용 확대가 필수적이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헬스케어·비만 관리 플랫폼과의 시너지 전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두스다르 신임 CEO가 “글로벌 공급 안정화와 성숙 시장 외 신흥국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밝힌 만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 실행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지 시장의 눈길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