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실적 전망 급격히 하향·내부 승진 마이크 도우스타드 CEO 선임…주가 급락

[코펜하겐/뉴욕] 덴마크의 비만 치료제 및 당뇨병 치료제 선두 기업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2025회계연도 가이던스를 두 번째로 대폭 하향하고, 내부 인사인 마이크 도우스타드(Mike Doustdar)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발표 직후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장중 한때 12% 가까이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반영했다. 시장은 기존에 회사가 매출·영업이익 지침의 상단을 소폭 조정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가이던스 전체 범위 자체를 낮추는 ‘충격’ 수준의 전망치 하향이 제시됐다.

■ 가이던스 하향과 주요 쟁점

노보 노디스크는 2025년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8~24%에서 12~18%로,
영업이익 성장은 19~25%에서 11~17%로 축소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그 이유로 비만 치료제 웨고비(Wegovy)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국제 시장 성장 둔화, 미국 내 ‘컴파운디드(compounded)’ 웨고비 ※1 확산, 그리고 불법 유통 채널 증가 등을 열거했다.

※1 ‘컴파운디드(compounded)’ 의약품이란 약국·제조사가 주성분을 분말 형태로 구매한 뒤 자체적으로 희석·조제하여 판매하는 형태를 가리킨다. 미국 FDA는 정식 허가 품목의 대량 컴파운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나, 수요 폭증으로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면서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 주요 투자자·애널리스트 반응

MARKUS MANNS(독일 유니온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대부분 투자자는 노보가 단순히 가이던스 상단만 ‘다듬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조정 폭은 시장에 ‘정면 충격’을 주었다. 문제는 미국 내 컴파운드 웨고비에 국한되지 않고, 국제 웨고비 사업 및 오젬픽까지 확대된다. 회사는 자가 부담(self-pay) 시장을 과소평가했으며, 최근에서야 해당 환자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BENJAMIN JACKSON(제프리스 애널리스트): “외부 인물 영입을 예상했던 시장 ‘피드백’에 비춰볼 때, 내부 출신 마이크 도우스타드 선임은 다소 의외다.”

J.P. MORGAN 애널리스트: “하향된 가이던스는 2025년 하반기 웨고비·오젬픽 모두에 대한 성장 기대치를 반영한다.”

CITI 애널리스트: “7월 1일 이전 일라이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처방량이 견조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릴리는 보수적 전망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노보의 전망을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조정 국면에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

ANGELO MEDA(이탈리아 Banor SIM 포트폴리오 매니저): “가장 큰 우려는 불법 채널이 시장점유율을 빼앗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 신임 CEO 마이크 도우스타드 프로필

도우스타드는 1992년 노보 노디스크 입사 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본부장, 라틴아메리카 부문 사장, 글로벌 영업·마케팅 총괄을 거쳤다. 현재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으며, 2026년 1월 1일부로 CEO에 공식 취임한다. 그는 내부에서 ‘강력한 세일즈 드라이버’로 알려져 있으나, 파이프라인 확장과 규제 리스크 관리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 시장 구조와 향후 변수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인 웨고비·오젬픽·티르제파타이드 간 ‘3강 구도’로 진입 중이다.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현금 자가 부담 환자군이 빠르게 커지고 있으나, 보험 적용 확대 속도는 각국 정책 차이로 엇갈린다. 업계 관계자들은 “컴파운딩 및 온라인 불법 판매 근절이 시장 투명성 회복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노보 노디스크가 글로벌 공급 체인과 가격 정책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중장기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반면 R&D 역량과 브랜드 충성도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평가다. 주요 글로벌 펀드들은 “가이던스 하향이 사실상 ‘리셋 버튼’ 역할을 할 것이며, 향후 공급 정상화·신제품 출시에 따라 투자 매력도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용어 해설

  • GLP-1 수용체 작용제: 식욕 조절과 혈당 강하를 유도하는 호르몬(GLP-1)의 체내 분해를 억제해 체중 및 혈당을 낮추는 계열의 약물.
  • 티르제파타이드: 일라이릴리의 당뇨·비만 복합 치료 후보물질로, 위장관 호르몬 2종(GLP-1 + GIP)에 동시 작용.
  • 가이던스: 기업이 제시하는 향후 매출·이익 예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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