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불확실성의 정점’ 넘었나…3분기 실적 발표 앞두고 시선 집중

한때 유럽 시가총액 1위였던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오는 수요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2025년 11월 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의 관심은 ‘정점(peak) 불확실성’을 지났는지 여부에 쏠려 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 구조조정, 경쟁 구도, 지배구조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CNBC 기자 샬럿 리드는 코펜하겐으로 건너가 마크 더스다르 최고경영자(CEO)를 단독 인터뷰할 예정이다. 더스다르는 30년간 노보 노디스크에서 일한 베테랑으로, 8월 취임 후 첫 분기 실적 발표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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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취임 이후 순탄치만은 않았다. 회사는 매출 급감이익 압박을 동시에 공시했고, 약 9,000명의 감원을 단행했다. 가장 큰 수익원인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는 여전히 미국 경쟁사들과의 각축이 이어지고 있다.

분석가 시각: “정점 불확실성 지났다” vs “가격 압박 심화”

독일 은행 베렌베르크는 “노보 노디스크는 정점 불확실성(peak uncertainty)을 통과했다”면서 “동종 업계 대비 우월한 성장률최고 수준 연구·개발(R&D) 수익률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정당화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제프리스‘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으로 하향 조정하며 “미국 내 경쟁 심화와 가격 통제 리스크”를 이유로 들었다. UBS 역시 80억 덴마크크로네(약 12억3,000만 달러)에 달하는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이 손익계산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투자자는 “노보가 미국 소비자 시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우려한다.

지난 10월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대표적 비만 치료제 오젬픽(Ozempic) 가격을 “훨씬 낮출 것”이라고 공개 압박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와의 가격 협상이 주가에 추가 부담을 줬다.

주가 흐름도 부진했다. 연초 대비 지속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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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격랑: 비상주주총회 (EGM) 임박

노보 노디스크는 11월 14일 비상주주총회(Extraordinary General Meeting)를 열어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는 이달 초 이사회 의장과 이사 6명이 돌연 사임한 데 따른 조치다. 시장에서는 모회사인 노보 홀딩스(Novo Holdings)와의 갈등설이 제기됐지만 회사 측은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 Extraordinary General Meeting(EGM)이란, 정기주주총회(Annual General Meeting)와 달리 긴급 의결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되는 임시 총회를 의미한다.

M&A 공세 지속

지배구조 혼란에도 M&A 드라이브는 멈추지 않았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주 9억 달러 규모의 미국 바이오텍 메트세라(Metsera) 인수를 위해 화이자(미국)와 경쟁 입찰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비만·당뇨 환자 수백만 명을 치료한다는 장기 전략과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보다 앞선 10월 초에는 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기업 아케로 테라퓨틱스(Akero Therapeutics)에 52억 달러를 제시했다.

이번 주 주요 실적 캘린더

월요일(월): 라이언에어, 버크셔 해서웨이
화요일(화): BP, 필립스, 페라리, 우버, 화이자
수요일(수): 노보 노디스크, BMW, 외르스테드, ARM, 맥도날드
목요일(목): 아스트라제네카, 코메르츠방크, 디아지오, 아르셀로미탈, 에어비앤비
금요일(금): 다임러


전문가 해설 및 전망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오젬픽으로 시장을 선도해 왔다. 하지만 경쟁사 일라이 릴리, 화이자 등이 동종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며 가격 경쟁공급망 우위 확보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약가 인하 정책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노보 노디스크가 연구·개발 지출과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영업 레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3분기 매출 성장률 반등 여부 ▲비용 구조 정상화 속도 ▲미국 시장 소매 가격 인하 후 마진 방어 전략 ▲M&A 추진에 따른 신규 모멘텀 등을 핵심 체크포인트로 꼽는다.

유럽 증권가에서는 베렌베르크처럼 긍정론이 일정 부분 우세하지만, 미국 쪽 기관투자가들은 아직 보수적 관점을 유지한다. 결국 실적 발표 이후 CEO 더스다르의 ‘가이던스’와 비상주주총회 결과가 중·장기 주가 흐름의 방향타 역할을 할 전망이다.